현대미포조선, 현대로보틱스 지분 처분…IB 관심 신규순환출자 고리 발생,6개월 안에 처분해야…블록딜 가능성에 주목
이길용 기자공개 2017-05-19 08:34:13
이 기사는 2017년 05월 15일 15: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면서 현대미포조선이 보유한 현대로보틱스 지분에 국내외 투자은행(IB)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에 지주사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순환출자고리가 생겨 6개월 안에 현대미포조선은 현대로보틱스 지분을 정리해야 한다. 최대주주나 우호세력·재무적투자자(FI)를 구해 지분을 넘기는 방안도 오르내리고 있으나 지분 가치만 3500억 원에 달해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하는 것이 유력하다는 분석이다.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달 1일 비조선사업부를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 현대로보틱스로 인적분할했다. 존속법인인 현대중공업과 신설법인 3곳은 지난 10일 변경상장과 재상장을 마무리하고 주식 시장에서 거래를 재개했다.
IMM PE를 대상으로 한 현대삼호중공업의 상장 전 지분투자(Pre-IPO)와 현대중공업 자사주를 지주사인 현대로보틱스에 넘기는 등 이미 자금 조달과 지분 거래 등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지주사인 현대로보틱스가 상장 자회사 지분을 20% 이상 확보하고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등 최대주주들이 현대로보틱스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을 계속할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외 IB들이 가장 주목하는 것은 새로 순환출자고리가 발생한 현대미포조선의 현대로보틱스 지분 7.98%다. 순환출자를 금지한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신규로 발생한 순환출자의 경우 6개월의 유예 기간을 갖는다. 6개월 이전에는 지분 매각 등을 통해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해야 한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으로 삼성SDI가 삼성물산 지분을 매각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8%에 달하는 현대로보틱스 지분을 최대주주가 사가거나 우호 세력을 구하는 방법 등이 첫 번째로 거론된다. 하지만 15일 종가 36만 1000원을 적용하면 현대미포조선이 보유한 현대로보틱스 지분 가치는 3468억 원에 달한다. 최대주주인 정몽준 이사장과 정기선 현대중공업 전무 등 오너가가 지분을 인수하기에는 부담이 상당하다는 지적이다. 인적분할로 자회사인 현대중공업·현대일렉트릭·현대건설기계 지분을 각각 13.4%씩 보유하고 있는데 이를 현대로보틱스에 현물출자하고 현대로보틱스 신주를 스왑해 지분율을 확보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분석된다. 추가 자금 투입 없이 지주사의 지분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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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그룹은 우호 세력이나 FI들에게 현대로보틱스 지분을 넘기고 싶어하는 눈치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KCC 등이 우호세력의 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KCC는 이미 신설·분할회사 네 곳의 지분을 각각 7.01%씩 보유하고 있다. 경영권이 없는 현대미포조선의 현대로보틱스 지분에 FI들이 지분을 확보해 차익을 실현할 만한 매력도 적은 상황이다.
국내외 IB 업계에서는 현대미포조선이 결국은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지분을 처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신규 순환출자라 시간이 촉박하고 8%의 지분을 넘긴다 하더라도 경영권에는 큰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분할 결정을 공시한 이후부터 국내와 외국계 가릴 것 없이 현대중공업 그룹을 대상으로 블록딜을 타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그룹 내부에서는 우호세력이나 FI들이 현대로보틱스 지분을 인수해주기를 바라고 있다"면서 "우호 세력이 될만한 대기업 그룹과 FI들을 구하기가 어려워 결국은 블록딜로 매각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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