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證, 7000억 RCPS 발행에 배당 희석 우려 RCPS 우선 배당으로 보통주 배당재원↓…기존 주주와 이해관계 배치
임정수 기자공개 2017-06-16 14:22:00
이 기사는 2017년 06월 15일 06: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리츠종금증권이 7000억 원어치의 대규모 전환상환우선주(RCPS)를 발행하면 보통주의 배당 수익률 희석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RCPS 투자자에게 배당 우선권을 부여하게 돼 상대적으로 보통주의 배당 수익률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익 성장 속도가 둔화될 경우 기존 주주의 배당 희석 폭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메리츠종금증권은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자기자본 3조 원 요건을 맞추기 위해 7000억 원 규모의 RCPS 발행에 나섰다. 현재 투자자들과 배당률, 보통주 전환가 등의 발행 조건을 협의 중이다. 회사 수익 창출력이 우수한데다 발행 조건이 좋아 예비 투자자 모집이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자가 확정되고 RCPS 발행이 완료되면 금융 당국에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기존 주주들 사이에서는 배당 희석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RCPS는 우선주인만큼 투자자에게 배당 우선권이 주어진다. 회사는 배당가능이익에서 약속한 이자율(배당률)만큼의 배당을 우선적으로 지급한다. 남은 이익 중에서 보통주 배당과 자본으로 축적할 내부 유보액을 결정한다.
업계에서는 메리츠종금증권이 RCPS 투자자에게 보통주의 시가 배당률 이상의 배당을 지급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우선주 배당률은 보통주보다 1% 포인트 가량 높다. 메리츠종금증권은 2016년 결산 배당으로 1주당 200원을 지급한 바 있다. 배당금 총액은 907억 원으로 순이익(2530억 원)의 36%에 해당한다. 시가 배당률은 5.4%다.
RCPS 배당률이 평균 5% 이상으로 결정되면 메리츠종금증권은 연간 350억 원이 넘는 배당금을 우선주 투자자에게 먼저 지급해야 한다. 우선주 배당 지출이 500억 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순이익의 20% 가량이 RCPS 투자자 몫이 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RCPS 투자자에게 일정 수준 이상의 배당을 약속하기 때문에 그만큼 보통주 배당이 희석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늘어난 자본만큼의 이익창출력 개선에 실패할 경우 보통주 투자자의 배당 기회는 더욱 떨어진다. 업계 관계자는 "메리츠종금증권은 부동산금융 부문에서 대규모 이익을 창출하면서 성장해 왔다"면서 "부동산 경기가 꺽일 경우 수익 창출력 개선 속도가 저하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기존 주주들에게 RCPS를 우선적으로 배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대규모 RCPS 발행이 주주 이익에 부합하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면서 "기존 주주와 이해관계가 배치된다면 주주 배정 등의 방법으로 보통주 투자자자들에 우선적으로 투자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사후 논란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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