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웨이항공, '10년만기 무이자대출' 왜 갚았나 [기로에 선 LCC]⑤이자면제 154억 조기 상환, 채권은행과 '이익공유' 부담된 듯
이효범 기자공개 2017-06-30 10:17:00
[편집자주]
재무구조가 부실한 항공사에 대해 면허 취소까지 검토한다는 정부 방침에 항공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해외여행객 급증과 저유가 등에 힘입어 고속성장을 이어온 저비용 항공사(LCC)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LCC는 외형성장에도 불구 불안한 재무구조가 늘 생존을 위협하는 불씨가 되고 있다. 개별 LCC의 실적과 수익 구조, 재무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17년 06월 26일 10: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티웨이항공은 2013년 채권은행인 토마토2저축은행과 채무재조정 약정을 맺었다. 항공업 진출을 저울질하던 예림당이 티웨이항공의 경영권을 인수한데 따른 것이다. 154억 원의 차입금 만기를 10년간 연장하고 이 기간 동안 발생하는 금융비용과 그동안 미지급했던 20억 원의 이자를 모두 면제받았다.◇재기 발판된 '채무재조정'…2013년 순익 급증
수년째 적자를 냈던 티웨이항공은 대주주 변경과 채무재조정 약정을 체결한 그해부터 영업이익을 내기 시작했다. 2013년 매출액 1668억 원, 영업이익 37억 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순이익 증대도 두드러졌다. 당시 거둔 순이익은 140억 원으로 영업이익을 훌쩍 뛰어넘었다.
티웨이항공의 대규모 순이익 달성 배경은 영업외수익이 급격히 불어났기 때문이다. 채무재조정 약정으로 154억 원의 차입금 상환을 10년간 유예 받으면서 채무면제이익이 115억 원 발생한 게 주효했다. 채무면제이익은 154억 원의 현재가치할인차금 90억 원과 면제된 미지급이자 20억 원 등이 포함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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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부상 이익이 발생했지만 티웨이항공에 실제로 현금이 유입되지 않았다. 다만 차입금 만기 연장과 면제된 이자 덕분에 자금유출 부담이 크게 줄었다. 이후 예림당과 티웨이홀딩스가 유상증자 형태로 투입한 자금은 차입금 상환보다 영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 투입이 가능했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2012년 584억 원에 달했던 부채총계를 2013년 말 371억 원으로 200억 원 넘게 감축했다. 공격적인 영업 확대로 항공권을 예약한 고객들로부터 미리 받았던 선수금이 늘었지만 매입채무와 단기금융부채를 300억 원 가까이 줄었다. 다만 자본총계는 여전히 마이너스(-) 수치를 기록하면서 자본잠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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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웨이항공은 154억 원의 차입금을 2018년 이후부터 상환할 계획이었다. 무이자 차입금을 갚는 것보다는 유지하는 게 더 이득이기 때문이다. 차입금을 상환할 만큼 유동성이 풍부한 처지도 아니었다.
현금성자산(단기금융자산 포함)은 2013년 말 23억 원, 2014년 말 36억 원에 불과했다. 2015년 말에는 157억 원을 기록했지만 차입금을 상환할 만한 여력은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차입금 전액 조기 상환, '이익공유' 최대 70억 유출 우려
티웨이항공은 그러나 계획보다 2년 앞선 지난해 차입금을 조기 상환했다. 채무재조정 약정을 체결할 당시 채권자였던 토마토2저축은행과 약속했던 이익공유액 지급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예림당과 티웨이홀딩스는 티웨이항공에게 EBITDA가 발생하면 EBITDA의 5% 혹은 10억 원 중 적은 금액을 토마토2저축은행에게 지급키로 했다.
티웨이항공의 영업이익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개선됐다. 2013년 37억 원, 2014년 78억 원, 2015년 32억 원으로 매년 흑자를 내다가 2016년 126억 원까지 급증했다. 지속되는 저유가 덕분에 원가율이 개선됐고 엔저 기조에 힘입어 주력인 일본 노선에서 적잖은 수익을 냈다.
예림당과 티웨이홀딩스도 토마토2저축은행과 맺은 계약에 따라 이미 2013년부터 이익공유액을 장부상 충당부채로 반영했다. 각각 6억 원과 14억 원 등 총 20억 원의 이익공유충당부채를 쌓았다. 2013년과 2014년에는 각각 이익공유액이 지급했고,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감소했던 2015년에는 지급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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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2016년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늘어나자 토마토2저축은행에 지급해야 할 이익공유액도 커졌다. 최대 10억 원의 이익공유액을 지급하기보다 차입금을 조기에 상환하는 게 더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티웨이항공의 실적 개선세가 지속돼 매년 이익공유액으로 10억 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가정할 경우 올해부터 오는 2023년까지 부담해야 할 이익공유액은 70억 원이다. 증권업계는 2017년과 2018년 티웨이항공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더불어 재무구조를 개선시키는 게 시급했다. 국토교통부가 자본잠식률 50% 이상인 항공사를 규제하기로 하고 최악의 경우 항공업 퇴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당장 퇴출될 위기는 아니었지만 취약한 재무구조는 고민거리였다. 특히 지난해까지 수년간 부채총계가 자산총계를 웃도는 악화된 재무구조가 지속됐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차입금을 계속 가지고 가는 것보다 상환하는 편이 더 낫다고 판단해 지난해 모두 해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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