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6월 27일 13: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문사 시절 ARS(Absolute Return Swap) 흥행의 주역으로 스타덤에 올랐던 라임자산운용이 지난해 운용사로 전환한 후 혹독한 신고식을 치뤘다. 롱숏 운용 역량을 기반으로 업계 주목을 한몸에 받으며 헤지펀드 운용사로 화려하게 데뷔했지만 기대만큼의 실적을 거두지 못했다.

지난해 라임운용은 자문사 시절만도 못한 순이익을 거뒀다. 다양한 전략으로 운용되는 헤지펀드 10여 개를 내놨지만 수익률이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이에 자금 모집도 난항을 겪으며 오히려 수탁고가 줄어드는 역성장을 기록했다.

◇ 스타 자문사 시절 순이익 31억 원…운용사 전환 후 급감

라임운용은 헤지펀드 운용사로 전환한 첫 해인 지난해 1억 7933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결산월 변경으로 9개월 실적만 적용됐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예년 대비 저조한 성적이다. 기존 자문 및 일임에 헤지펀드 운용이라는 사업을 하나 더 추가했는데 오히려 수익은 더 쪼그라들었다.

라임운용은 ARS로 한창 잘 나가던 지난 2014년 31억 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전성기를 누렸다. 이후 ARS 붐이 꺼지면서 2015년 6억 4000만 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이에 대한 돌파구로 헤지펀드 운용사로 전환했지만 지난 2013년 6700만 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둔 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출처 : 라임자산운용

영업수익 감소는 수탁고 감소에서 비롯됐다. 라임운용의 일임·자문·헤지펀드 등 수탁고는 지난해 4418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4년 7157억 원, 2015년 6704억 원과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급감한 수준이다. ARS의 만기 도래 및 청산 등이 주요 원인이 됐다. 이 중 일부 자금을 헤지펀드로 전환하는 노력을 기울였으나 녹록지 않았다. 또 헤지펀드 운용사로 전환하며 인력을 대거 충원하면서 비용이 늘었던 것도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원종준 라임운용 대표는 "2015년 말 헤지펀드 운용사로 전환한 후 첫 해였는데 생각보다 실적이 저조했다"며 "ARS 상품 만기가 도래하고 청산되는 등의 여파에 따라 수탁고가 줄었고 인력 충원을 적극적으로 하며 비용 역시 늘었던 점이 타격을 미쳤다"고 말했다.

출처 : 라임자산운용

◇ 운용전략 다변화에 주목…지난해 수익률, 손실 면한 정도

라임운용은 지난 2015년 12월 말 멀티전략의 '라임 모히토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제1호'를 들고 헤지펀드 시장에 진출했다. 펀드 한두개에 집중하는 타 운용사와 달리 10여개 상품을 내놓으며 업계 주목을 받았다.

특히 롱숏 전략 일변도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헤지펀드 시장에 메자닌, M&A, 리조트 투자, 무역금융 투자 등 전에 없던 신선한 행보를 이어가며 이목을 끌었다. 새로운 시도라는 점에서나 스타 자문사였다는 점 등이 화제가 되며 업계는 물론 투자자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하지만 화려한 데뷔 치고 성적표는 실망스러웠다. 지난 한해동안 라임운용이 출범한 17개 펀드 중 모히또와 머큐리를 제외하고 대부분이 -2~ 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크게 손실을 낸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탁월한 성과를 거둔 것도 아니다. 목표했던 수익률을 달성하지 못한 것도 물론이다.

월별 수익률로 따져봐도 1년 내내 지지부지한 성과를 보이다 연말에 수익을 바짝 끌어올렸다. 연환산 변동성은 약 7%로 집계됐다.

시장의 기대만큼 두드러진 성과를 내지 못하자 투자자 모집에도 난항을 겪었다. 지난해 말 기준 라임운용은 헤지펀드 설정액으로 2100억 원을 모으는데 그쳤다. ARS의 또 다른 주역인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같은 기간 6개 펀드로 6000억 원을 끌어 모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저조한 성과다. 최근 기준으로 2400억 원까지 늘렸지만 크게 주목받는 실적은 아니다.

라임운용 관계자는 "지난해 수익률이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상태가 이어지면서 자금도 크게 들어오지 않았다"며 "올해 들어서는 수익률이나 자금 모집 등이 지난해보다 나아지고 있어 올해 실적은 나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