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논란' 사조시스템즈, 그룹 승계 핵심 '인증' 3세 주지홍 소유, 작년 내부거래 237억…지주사 요건 충족
박창현 기자공개 2017-07-07 08:15:14
이 기사는 2017년 07월 03일 15: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조그룹 후계 승계 지렛대로 평가받던 사조시스템즈가 지배구조 핵심으로 완전히 자리매김했다. 그룹 간판인 사조산업 지분을 대거 확보하면서 지주사 외형 요건까지 갖추게 됐기 때문이다. 지주사 유지 여부와 관계없이 시장에서 사조그룹 3세 경영 시대의 상징으로 확실한 눈도장을 받게 됐다는 평가다.사조시스템즈는 작년 말 기준으로 지주회사 성립 요건인 △자산총액 1000억 원 이상 △자산총액 중 자회사 지분가액 50% 이상 조건을 충족했다. 자산 1541억 원 가운데 자회사 지분가액은 798억 원이며, 지주비율은 51.8%로 집계됐다. 자회사 자산은 모두 사조그룹 핵심 계열사인 사조산업 지분이다. 사조시스템즈는 사조산업 지분 23.75%에 대해 798억 원의 장부가액을 책정해두고 있다.
사조시스템즈가 그룹 지배구조 핵심 계열사로 입지를 다지면서 소유 구조와 자금력 구축 배경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13년까지만 해도 사조그룹은 승계 움직임이 거의 없었다. 이미 주진우 회장의 장남 주지홍 상무와 차남 고(故) 주제홍 이사가 각자 개인 소유 회사를 통해 사조그룹 지배력을 양분하고 있었다. 주지홍 상무는 사조인터내셔널이, 주제홍 이사는 사조시스템즈가 승계 '키'였다.
하지만 2014년 7월 주제홍 이사가 불의의 사고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자 장남 중심의 승계 프로젝트가 신속하게 가동된다. 사조시스템즈가 지배구조 전면에 나선 것도 바로 이 때부터다.
먼저 주지홍 상무는 동생이 보유하고 있던 사조시스템즈 지분 51%를 전량 상속았다. 주제홍 이사의 그룹 지배력을 온전히 주지홍 상무에게 이전시킨 셈이다. 이후 주지홍 상무는 이 개인회사들을 활용해 후계 승계 기반을 다진다.
먼저 2015년 3분기까지 사조시스템즈 지분 일부를 유동화해 상속세 재원을 마련했다. 기획재정부에 상속세 물납을 한 것도 이 시기다. 상속 이슈를 해결한 주 상무는 그해 12월 사조시스템즈와 사조인터내셔널을 합병했다.
합병은 사조시스템즈가 사조인터내셔널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사조인터내셔널 지분 47%를 보유하고 있던 주 상무는 합병 대가로 신주를 받았고, 그 결과 사조시스템즈 지분율이 30.8%에서 39.7%로 높아졌다.
주 상무는 사조산업 지분 확대를 통해 그룹 지배력도 키워나갔다. 사조산업이 사조대림과 사조해표, 사조씨푸드, 사조오양 등 다른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에 사조산업을 통한 그룹 장악이 가능했다.
실제 사조시스템즈는 2015년 8월 주 회장이 갖고 있던 사조산업 지분 10%를 한꺼번에 사들인다. 그해 12월 사조산업 주주였던 사조인터내셔널과 합병을 단행하면서 소유 지분율이 다시 18.75%로 상승했다.
합병 성사로 외부 차입 여력이 커지자 이듬해부터는 금융권 돈을 빌려 지배력 강화 재원으로 활용했다. 대표적으로 작년 10월 주 회장 보유 사조산업 지분 5%를 추가로 사들였다. 이 과정에서 거래대금 153억 원 중 130억 원을 금융권 차입으로 조달했다. 이 거래로 사조시스템즈는 사조산업 지분 23.75%를 가진 최대주주에 등극한다.
사조시스템즈가 사조산업 지분 확보에 쓴 자금만 500억 원에 달한다. 사조시스템즈가 탄탄한 수익구조와 자금력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공격적인 지배력 확대가 가능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사조시스템즈의 수익·재무 역량의 핵심은 바로 '내부 일감'이었다.
|
사조시스템즈는 사조그룹의 대표적인 일감 수혜 계열사다. 부동산 임대와 경비, 시스템 관리 업무 등을 주로 맡으면서 그룹 계열사 대부분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실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꾸준히 70억~80억 원 어치의 일감을 받았다. 전체 매출에서 내부 일감이 차지하는 비중도 매해 50%가 넘었다.
특히 지난해 계열사들에 참치 미끼와 선상 식자재를 공급해온 사조인터내셔널을 합병하면서 내부 일감 규모가 더 커졌다. 지난해 내부 일감 총액은 전년 대비 173% 늘어난 237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매출에서 내부거래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74%까지 뛰어올랐다. 결국 안정적인 내부거래를 기반으로 한 탄탄한 수익구조를 갖춘 덕분에 자금 부담을 짊어질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