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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건설, 증권업 깜짝 도전 '결실 볼까' [인수후보 분석]①은행 출신 CEO 다수..의지가 관건

한형주 기자공개 2017-07-17 08:30:47

이 기사는 2017년 07월 12일 10: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호반건설은 SK증권 인수후보 중 시장에 가장 큰 임팩트를 준 원매자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증권업은 커녕 금융과 연관된 어떤 사업도 영위해 본 경험이 없다는 게 이유다.

호반건설의 파격적인 사업 다각화 전략을 이해하는 데 몇 안되는 연결고리 중 하나는 계열사들을 포함해 금융권 출신 임원들이 많다는 것이다. 호반건설의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는 전중규 총괄부회장이 대표적.

캡처
1951년생인 전 부회장은 1971년 외환은행에 입행, 약 40년 간 이곳에서만 △신용기획부 부장 △여신관리본부 본부장 △여신관리본부 부행장(COO)을 차례로 역임했다. 재직 기간 완수한 현대건설, 하이닉스(현 SK하이닉스), 현대종합상사 등 뭇 대기업의 경영 정상화 작업은 그를 기업 구조조정 및 M&A 전문가로 통하게 만들었다. 전 부회장이 2011년 호반건설에 상임감사로 입사해 현 직위에 오르는 사이 호반도 M&A 시장 내 공격적인 플레이어로 이름 값을 올렸다.

2015년 금호산업 매각 본입찰에 단독으로 참가, M&A 업계 시선몰이를 했고 비슷한 시점 우방이엔씨 인수를 성사시켰다. 거래 완주엔 이르지 못했지만 작년 동부건설 인수도 검토했으며, 이후 울트라건설과 제주 퍼시픽랜드 바이아웃 거래 등을 잇따라 수행했다. 사세 확장에 대한 식욕은 올 들어서도 줄지 않아 현재 한국종합기술과 블루버드CC 인수 적격자 명단에 각각 올라 있다.

본업과 무관한 업종 가운데선 광주·전남지역 민영방송인 광주방송(KBC)이 2011년 호반건설을 새 주인으로 맞은 바 있다. 최근 사례로는 인수의향서(LOI)만 제출하고 중도 포기한 보바스병원 인수전 정도가 유일하다.

전 부회장 외에도 호반그룹 계열사 수뇌부엔 금융권에 몸담았던 인물들이 적지 않다. 울트라건설 최승남 대표는 우리은행 부행장 및 우리금융지주 부사장, 광주방송 조억헌 대표는 광주은행 수석부행장을 지냈다. 올 초 퍼시픽랜드 대표이사로 취임한 박종춘 사장은 전 부회장과 같은 외환은행 출신이다.

결국 "호반건설이 왜 증권사를?"이란 시장 의문에 대해 "우리도 금융업을 알만큼 안다"라고 되받아 칠만한 나름이 배경이 있는 셈이다. 금융권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사들이 속속 영입된 이래 시간을 갖고 업 진출을 검토해 왔다는 설명. 가볍게 생각하고 들어온 건 아니란 얘기다.

실제 호반그룹은 작년 말 신기술사업금융전문기업(벤처투자 목적)인 '코너스톤투자파트너스'를 설립하는 등 차츰 금융 분야에 발을 들이려는 움직임을 취하고 있다. 일각에선 이 신기사를 호반건설의 이번 입찰 참여 배경으로 지목하기도 한다.

인수 여력은 더없이 훌륭하다. 가장 최근 공시된 올 1분기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만 4500억 원에 육박해 예상 매매가(거래대상 지분 10% 기준 600억 원 안팎)에 유상증자분을 얹어도 당장 지불할 수 있을 만큼 차고 넘친다. 자금력만으론 경쟁자인 큐캐피탈파트너스나 케이프투자증권이 상대가 안될 정도다.

논점은 다시 '호반의 인수 의지가 얼마나 강한가'로 돌아가는데, 사실 이 부분에 대한 외부 시각 중엔 회의론도 만만찮다. 호반건설이 그간 M&A 시장에서 보여온 행보나 성향으로 볼 때 SK증권은 여러모로 맞지 않는 매물이란 관측이다. 하이투자증권과 현대차투자증권(HMC투자증권) 등 역사적으로 제조업체가 증권사를 계열사로 편입시켜 이렇다할 성공을 거둔 사례가 없다는 점도 호반이 적극적인 베팅을 망설이게 할 만한 요인으로 지적된다.

거래 관계자는 "증권사는 증권업(은행이 아닌)을 잘 모르면 건드리기가 쉽지 않다"며 "호반도 이에 대한 두려움이 있을 것"이라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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