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해운, 나홀로 '재무안정'…관계사 빨간불 [격랑 헤치는 해운업계]③28개 관계사 부채비율 악화, 케이엠티씨벌크·비엔씨티 '자본잠식'
고설봉 기자공개 2017-09-07 08:14:12
[편집자주]
국내 최대의 국적선사인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지 1년. 격랑 속에서 표류해 온 해운업계가 혹독한 구조조정 등을 거치며 옛 영광을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국적 선사들을 중심으로 한국해운연합이 출범했다. 치킨게임을 중단하고 사라진 항로를 다시 개척하는 일이 당면과제로 떠올랐다. 격랑을 헤치고 있는 해운사들의 현주소와 앞으로 항로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7년 09월 04일 15시3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려해운은 해운업 악화로 고전하고 있지만 재무건전성을 탄탄하게 유지하고 있다. 재무건전성을 평가하는 지표 중 하나인 부채비율을 100% 아래로 낮추며 안정성을 구축했다. 외부 차입을 억제하고 꾸준한 이익 실현으로 잉여금을 대거 축적해 놓은 상태다.그러나 자회사와 특수관계사(이하 관계사)로 눈을 돌리면 상황은 달라진다. 고려해운 외에 대부분 관계사들이 재무 상태가 악화됐다. 완전자본잠식에 허덕이는 관계사들도 2곳이나 존재한다. 대부분 관계사들이 차입금이 증가하고 보유현금이 고갈되면서 순차입금비율도 대거 치솟았다.
◇관계사 28곳 자산 2.8조...부채비율 불안
지난해 12월 기준 총 28곳의 관계사들의 총 자산규모는 2조 824억 원으로 집계됐다. 실적을 공시한 법인들의 재무상태표를 기반으로 자산총액을 단순 합계한 결과이다. 연결 법인에 종속된 회사들을 제외했으며, 연결에 포함되지 않는 별도 법인 자산총액을 포함했다.
같은 방식으로 합산한 관계사들의 부채총액은 1조 5044억 원으로 집계됐다. 자산총액은 5779억 원이다. 이에 따른 부채비율은 260%이다. 28곳의 법인들의 자본금은 총 2780억 원이고, 이익잉여금은 1201억 원이다.
부채는 장기차입금이 대부분이다. 같은 기간 28곳 법인의 장기차입금 총 합계는 7437억 원이다. 단기차입금 822억 원, 유동성장기부채 473억 원, 외화장단기차입금 936억 원 등 총 차입금 규모는 1조 65억 원을 기록했다.
반면 보유현금은 2778억 원으로 집계됐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2545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단기금융상품은 233억 원에 그쳤다. 이에 따라 순차입금은 7288억 원으로 집계됐다. 보유 현금대비 총 차입금 규모가 과도한 탓이다. 순차입금비율은 126.11%를 기록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이하 현금흐름)은 양호한 수준을 보였다. 지난해 12월 기준 관계사들의 현금흐름 총 합은 979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채권은 1465억 원을 기록했다. 일부 매출이 곧바로 현금화되지 못하고 채권형태로 쌓였다. 반면 현금을 유출을 막기 위해 고려해운 및 관계사들이 쌓아놓은 매입채무는 870억 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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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고려해운, 잉여금 축적...체력 탄탄
핵심 계열사인 고려해운은 외풍에 충분히 버틸만한 체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수년간 축적된 이익잉여금을 기반으로 자본총액이 대규모로 불어났다. 반면 차입금을 꾸준히 상환하면서 부채총액이 감소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부채비율 84.71%를 기록했다.
고려해운의 지난해 12월 별도 기준 자본총액은 3604억 원을 기록했다. 자본금이 60억 원에 불과하지만 이익잉여금이 지속적으로 쌓이면서 자본총액을 불렸다. 2013년 2205억 원 수준이던 이익잉여금은 지난해 3366억 원으로 불어났다.
반면 부채총액은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12월 기준 부채총액은 3052억 원을 기록했다. 부채 항목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게 차입금이다. 지난해 총 차입금은 780억 원을 기록했다. 차입금은 외화장기차입금 465억 원, 외화유동성장기부채 251억 원으로 구성됐다.
넉넉한 보유현금을 기반으로 순차입금은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순차입금은 마이너스(-) 1093억 원을 기록했다. 순차입금비율은 마이너스(-) 30.24%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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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회사·관계사 자본잠식 '허덕'
자회사로 눈을 돌리면 정반대의 상황이 펼쳐진다. 고려해운의 100% 자회사인 케이엠티씨벌크는 수년째 누적된 적자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고려해운이 지분 출자해 설립한 비엔씨티도 벌써 3년 간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2013년 517%, 2014년 634%, 2015년 9512%. 케이엠티씨벌크의 부채비율은 이처럼 꾸준히 치솟았다. 지난해에는 결국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자본금은 50억 원으로 고려해운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지만 누적된 적자를 못 견뎠다.
지난해 케이엠티씨벌크의 자산총액은 82억 원으로 집계됐다. 부채총액 214억 원, 자본총액 마이너스(-) 132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자본금은 그대로지만 결손금이 지속적으로 불어난 게 화근이 됐다. 지난해 12월 기준 결손금은 182억 원을 기록했다.
외부차입금도 상환하지 못하고 여전히 짊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총 차입금은 209억 원을 기록했다. 2013년부터 지속적으로 부채가 늘었다. 반면 보유현금은 수년째 1억 원을 기록 중이다. 순차입금비율은 이미 1000%를 넘은 지 오래다.
비엔씨티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비엔씨티는 고려해운과 금융기관들이 지분 출자해 만든 부산항 신항 2-3단계 컨테이너부두이다. 민간투자시설사업으로 2006년 10월 설립됐고, 2011년 12월 운영을 시작했다. 고려해운 지분율은 11.5%이다.
비엔씨티가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것은 2014년이다. 역시 결손금이 대거 불어나면서 자본금을 갉아 먹었다. 자본금은 2214억 원이지만 지난해 12월 기준 결손금이 4007억 원으로 불어났다. 차입금 규모는 다른 관계사들을 압도한다. 지난해 12월 기준 총차입금 7740억 원으로 집계됐다. 보유현금 237억 원을 제외한 순차입금은 7503억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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