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용준 키이스트 오너십의 숨은 공신 '日 DA' [엔터테인먼트 경영 2.0]③DA 지분 14% 직접 출자...주식교환 '지배강화·가치제고' 윈윈
도쿄(일본)=박창현 기자공개 2017-09-27 08:19:17
[편집자주]
엔터테인먼트사는 더는 구멍가게가 아니다. 이미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주식시장에 상장된 지 20여년 된 기업도 있다. 특화된 경영 시스템이 자리를 잡고 안정적인 수익구조가 구축되고 있다. 강소기업으로 성장한 엔터테인먼트사들의 지배·재무 구조를 점검하고 개성 강한 경영 스타일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7년 09월 22일 14: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키이스트 일본 계열사인 디지털어드벤처(이하 DA)가 배용준 이사(사진)의 오너십 구축 과정에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낸 것으로 나타났다. 배 이사는 DA 인수 초기에 직접 수십억 원의 자본금을 출자했다. 이후 DA와 키이스트 지분을 맞바꾸는 거래가 이뤄지면서 자연스럽게 지배력 강화 효과를 거둔다. 더불어 차익 실현을 통해 고위험 투자에 대한 보상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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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이스트는 이듬해 시너지 창출 전략의 일환으로 DA의 사업 영역을 방송으로 넓혔다. 사업 확장 과정에서 배 이사는 100% 개인회사인 '비오에프인베스트먼트'를 활용해 DA에 대한 자금 지원에 나섰다. 실제 비오에프인베스트먼트는 2010년 중 62억 원을 투입해 DA 지분 14.7%를 취득한다.
이후 DA는 한류 열풍에 힘입어 외형 성장에 성공했다. 인수 당시 527억 원 수준이었던 매출은 2년 만에 700억 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직접 지분율이 20% 미만인 까닭에 키이스트 연결 실적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DA 인수 효과가 키이스트 실적에 온전히 반영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경영진은 묘수를 짜냈다. 키이스트는 2012년 11월 비오에프인베스트먼트가 갖고 있는 DA 주식과 자사 신주를 맞바꾸는 현물출자 유상증자 거래를 단행했다. 비오에프인베스트먼트는 최초 취득한 주식에 추가 취득분까지 더한 총 DA 지분 15.04%를 모두 넘기는 대가로 키이스트 신주 118만 여주를 받았다. 전체 키이스트 발행 주식의 8.5%에 해당하는 규모였다. 31.7%의 키이스트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배 이사는 개인회사가 새롭게 신주를 취득하면서 40%에 육박하는 지배력을 확보하게 됐다.
반대로 키이스트는 DA 지분을 추가 획득하면서 전체 지분율이 30.9%까지 확대됐다. 그 결과 DA는 키이스트의 종속기업으로 편입됐고, 키이스트의 연결 기준 매출은 큰 폭으로 상승했다. 2012년 303억 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은 주식 맞교환 절차가 완료된 2013년에 694억 원까지 늘었다. 합병 효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면서 주가 또한 상승 곡선을 그렸다.
배 이사는 키이스트 오너십 강화를, 키이스트는 자회사 지배력 확대에 따른 기업 가치 제고 목표를 달성했다는 점에서 상호 윈윈(win-win) 거래였다는 평가다.
이후 배 이사는 DA 초기 고위험 투자에 대한 보상도 받았다. 비오에프인베스트먼트는 현물출자 유증으로 취득한 키이스트 주식을 2014년 3월부터 4월까지 한 달 동안 총 4차례에 걸쳐 매각했다. 당시는 소속 배우 김수현이 주연을 맡았던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종전의 히트를 치면서 키이스트 주가가 크게 올랐던 시기였다. 2014년 초까지 1000원 대에 머물렀던 주가는 드라마 열풍에 힘입어 그 즈음 3000원 고지를 넘어섰다.
결과적으로 배 이사는 57억 원을 투입해 취득한 키이스트 주식을 179억 원에 매도했다. 실현 이익은 120억 원 정도다. 지배력이 다소 약화됐지만 여전히 30%가 넘는 지분을 확보하고 있어서 오너십에 큰 영향은 없었다. DA를 지렛대 삼아 여유 지분을 충분히 확보하면서, 일부 차익 실현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지배력을 견고하게 유지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키이스트 관계자는 "DA 지배력 확대는 키이스트의 안정적 경영과 외연 확대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한 경영상 조치였다"며 "당시 최대주주는 물론 일반주주도 긍정적인 효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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