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강한기업]쎌바이오텍, 유산균 하나로 '글로벌 건강기능식품 강자' 등극①'듀오락' 브랜드 강화 주효…제약사 등 대형 유통채널 선호도 높아
최필우 기자공개 2017-11-01 07:15:00
[편집자주]
알려진 수많은 국내 강소기업, 그중에서도 '더' 강한기업은 어떤 기업일까. '더 강한기업'으로 성장한 기업의 성장 스토리, 재무구조, 지배구조를 분석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성공'을 꿈꾸는 수 많은 중소·중견기업에 귀감이 될 만한 정보를 제공하자는 취지다. '더 강한기업'이 되기 위해 거쳐야 할 관문과 그들의 극복 노하우도 함께 들어봤다.
이 기사는 2017년 10월 16일 10: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
1958년생인 정명준 쎌바이오텍 대표(사진)는 연세대학교에서 생물학을 전공했다.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미생물학 석사 학위를 취득하면서 유산균미생물에 대해 눈을 떴다. 대학 입학 당시 생물학에 큰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대학원에서 깊이 있는 공부를 하며 미생물의 세계에 매력을 느꼈다. 장녀이자 올해 주요주주(지분율 0.03%)가 된 정유숙씨도 연세대학교에서 미생물학 박사 과정을 밟게 했을 정도다.
정 대표의 학구열은 직장 생활 중에도 이어졌다. 미원그룹(현 대상그룹) 재직 시절 덴마크왕립공대로 유학을 갔고 이게 쎌바이오텍 창업 계기가 됐다. 덴마크에 있는 글로벌 유산균 기업 크리스찬한센이 작은 공장에서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모습을 보고 창업을 결심했다.안정적인 커리어를 쌓아가던 정 대표를 만류하는 이들이 많았지만 그는 1995년 김포에 연구동을 설립하고 쎌바이오텍을 출범시켰다.
시작은 녹록지 않았다. 제품 원료가 되는 다양한 프로바이오틱스 균을 채집하기 위해 대부분의 시간과 비용을 할애했다. 모유를 먹고 자란 아기의 분변을 구하기 위해 전국 산후조리원에서 '똥기저귀'를 모았다. 연구동을 확대하기 위해 자금을 조달하고 R&D 인력을 충원하려 했으나 외환위기가 발목을 잡기도 했다.
쎌바이오텍은 '듀얼코팅' 기술을 내세워 위기를 극복했다. 듀얼코팅은 단백질과 다당류를 사용해 프로바이오틱스를 이중으로 감싸는 기술이다. 코팅이 산도가 높은 위에서는 잘 녹지 않고 소장에서는 사라지도록 하는 이 기술은 한국, 일본, 미국 등에서 특허를 받았다. 장 트러블을 일으키거나 소장에서도 녹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일반 캡슐, 마이크로 캡슐 등 보다 뛰어나다는 평이다.
듀얼코팅 기술은 체내에서 뿐만 아니라 상온에서도 프로바이오틱스 보존력을 높이며 유명세를 탔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섭취 전 효능을 유지하려면 냉장 상태로 보관돼야 했는데 유통 과정이나 판매 채널에서 햇빛에 노출되면 보장균수가 줄어드는 경우가 많았다. 듀얼코팅 기술을 활용하면 프로바이오틱스가 상온에서도 잘 죽지 않아 판매 채널에서 관리가 용이하고 유통기한이 길어지는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쎌바이오텍 관계자는 "식약청이 불시에 판매 채널에 있는 제품을 검사했을 때 프로바이오틱스 최저 보장균수가 있어야 해 품질 관리에 공을 들이고 있다"며 "제품별 함량균수를 균일하게 맞추고 프로바이오틱스 보존력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다"고 말했다.
|
기술력을 통해 자신감을 얻은 쎌바이오텍은 2014년 유럽 시장에서 자체 개발 브랜드 '듀오락'을 내세워 마케팅을 강화했다. 덴마크, 핀란드, 싱가포르를 거점으로 삼고 각국에 브랜드를 론칭했다. 세 나라는 시장 규모가 큰 편은 아니지만 유산균 식품 선진시장으로 분류된다. 일류 유산균 기업들이 경쟁하는 시장에서 인정받아 세계적으로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복안이었다.
쎌바이오텍은 현재 유럽과 아시아 지역으로 외연을 넓혀 40여개 국가에서 완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쎌바이오텍의 브랜드와 기술력이 유산균 건강기능식품 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서 인정받으면서 대형 병원, 약국, 글로벌 제약사 등에게 인기를 끈 게 판매국 확대에 주효했다. 특히 글로벌 건강기능식품 유통업체 암웨이는 쎌바이오텍 매출액의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싱가포르의 대형 드러그스토어 체인인 가디언, 왓슨스, 유니티에 입점해 70%에 달하는 현지 약국 유통망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쎌바이오텍은 듀오락 판매와 ODM(제조업자 개발생산) 방식을 통한 납품을 병행해 현재 30% 안팎인 해외매출 비중을 절반 수준으로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쎌바이오텍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유통채널 다각화를 통해 매출 증대를 도모하고 있지만 앞으로 글로벌 시장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듀오락 브랜드가 유산균 선진시장으로 분류되는 주요국에서 자리를 잡으면서 수출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최필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JB금융 김기홍 체제 3기]후계자 준비 본격화…계열사 CEO 인선 촉각
- [JB금융 김기홍 체제 3기]임추위 마음 사로잡은 '성장스토리 시즌2' 프리젠테이션
- [JB금융 김기홍 체제 3기]'속전속결' CEO 승계 완료, 대체불가 리더십 입증
- [우리금융 부정 대출 파장]조병규 행장 '피의자 전환', 자추위 롱리스트 영향은
- [신한금융 인사 풍향계]'전직 영업통' 신용정보 대표 취임, 자경위 관행 변화 기류
- [2024 이사회 평가]동원F&B, '사외이사 충원·위원회 신설' 급선무
- [2024 이사회 평가]이노션, '대표이사 의장' 체제로 독립성 한계
- [2024 이사회 평가]사조대림, 오너 일가 '주진우·주지홍' 중심 이사회 구성
- [신한금융 인사 풍향계]돌아가는 자경위 시계…정용기 전 부행장, 신용정보 대표로 복귀
- JB금융, '사외이사·CEO' 선임 규정 손질…지배구조 안정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