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거진 그룹리스크, 아시아나 자회사 IPO 철회 금호타이어 매각, 아시아나IDT 상장철회…계열지원 위험 상존
이 기사는 2017년 10월 17일 16: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시아나항공이 '그룹 리스크'에 발목이 잡히면서 자회사 상장에 실패했다. 알짜 계열사 아시아나IDT가 상장하면 구주매출을 통한 자금 조달이 기대됐다. 그룹 이슈로 불거지는 '계열 위험'에 여전히 노출돼 있다는 진단이다.
17일 IB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 아시아나IDT는 전일 기업공개(IPO)를 위한 상장심사를 철회했다. 지난달 한국거래소가 심사 기간을 연장하면서 IPO가 장기 표류할 가능성이 높아졌던 상황이다.
아시아나IDT의 상장 도전이 좌초된 건 금호타이어 매각 이슈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는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에 중대 이벤트가 발생하면 이슈가 정리될 때까지 심사 일정을 연기할 수 있다.
그룹 계열사의 전산시스템을 관리하는 아시아나IDT엔 금호타이어가 핵심 고객사다. 금호타이어의 새 주인이 바뀌면 실적이 크게 변동될 가능성이 높았다. 지난해 아시아나IDT의 그룹 캡티브 물량(1487억 원) 중에서 금호타이어가 상당한 비중(24%, 353억 원)을 차지했다.
아시아나IDT의 IPO가 무산되면서 아시아나항공이 자금을 수혈할 기회도 사라졌다. 아시아나항공은 꾸준한 재무 개선에도 올해 상반기 말 부채비율(별도기준)이 756.9%에 달한다. 순차입금 규모도 수년 째 4조 원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이번 IPO에서 공모 규모는 1000억 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공모 구조에 따라 수백 억 원 규모의 구주매출이 가능했던 것이다. IB업계에선 아시아나IDT의 밸류에이션을 3000억~4000억 원 정도로 추산해 왔다. 삼성SDS와 포스코ICT 등 IT서비스업체를 토대로 책정한 결과다.
직접적 타격을 입힌 금호타이어 매각뿐 아니라 그룹 안팎의 이슈들이 아시아나항공을 에워싸고 있다. 사실 신용평가업계에선 아시아나항공이 그룹 지원에 나서는 계열 위험을 가장 경계하고 있다. △그룹 지배구조 변화 과정에서 재무 부담 확대 등을 등급 하향의 트리거로 꼽고 있다.
이미 올해 1월 리스크가 가시화됐다는 관측이다. 당시 아시아나항공 계열사인 아시아나에어포트와 아시아나IDT, 아시아나세이버 등은 KA인베스트에 총 696억 원(596억 원 출자, 100억 원 대여)을 지원했다. KA인베스트는 금호고속의 계열사를 인수하기 위해 설립됐다. 그룹의 지배구조 정비 과정에서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가 동원된 셈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배구조가 재편되면서 금호홀딩스의 재무 부담도 큰 폭으로 확대됐다. 금호산업과 금호고속 인수를 위한 인수금융을 포함해 지난해 말 기준 순차입금이 9300억 원 수준에 이른다. 이렇게 늘어난 빚을 갚을 캐시플로우가 부족한 만큼 주력 계열사 아시아나항공에 손을 내밀 가능성도 열려있다.
금호타이어 매각도 여전히 결론이 내려지지 않은 변수다. 일단 채권단이 연내 재매각을 추진하며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인수할 가능성은 낮아진 상황이다. 하지만 상황이 급변해 그룹의 품에 안길 경우 아시아나항공이 일정 수준의 부담을 질 것으로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현재 금호홀딩스와 금호고속이 합병을 진행하고 있다"며 "합병 후 금호홀딩스는 연간 EBITDA가 800억 원 수준으로 예상되는 만큼 아시아나항공 등 계열사의 자금 지원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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