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직권조사, 5대그룹 공익재단 현황은 의결권 제한 등 규제 움직임, 삼성·롯데 지배력 활용 활발
고설봉 기자/ 노아름 기자공개 2017-11-03 07:59:58
이 기사는 2017년 11월 02일 17: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를 주도하고 있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의 두 번째 로드맵이 공개됐다. 이번 가이드의 핵심은 공익재단과 지주회사 운영의 투명성 제고다. 이에 따라 주요 대기업들의 공익재단을 활용한 계열사 지배력 확장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2일 오전 김 위원장과 5대 그룹 수뇌부 2차 회동이 이뤄진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김 위원장은 재벌들에게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그 동안 총수일가 사익편취 금지와 지주회사 전환을 통한 지배구조 투명성 제고 등에 방점을 두고 개혁이 진행됐지만 향후 대기업에 대한 규제가 더욱 다각화 된다.
김 위원장은 "예측 가능성 부여라는 측면에서 공정위 기업집단국이 뭘 할 것인지 두 가지 정도 예시를 하겠다"며 "대기업집단 소속 공익재단의 운영 실태를 전수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 동안 총수일가가 경영권 방어 및 세제혜택 등에 이용했던 공익재단을 원래 설립 취지에 맞게 운영하라는 것이다. 공정위는 공익재단에 대한 대대적인 전수 조사를 통해 설립 목적에 맞게 운영되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및 부당한 지배력 확장 도구로 사용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정부는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공익재단에 세제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며 "과연 공익재단의 설립 취지에 부합하는 활동을 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의결권 제한 등의 제도 개선방안을 강구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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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그룹 중 공익재단을 활용해 주요 계열사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곳은 삼성그룹이다. 삼성은 삼성복지재단, 삼성문화재단, 삼성생명공익재단 등 3개의 공익재단을 보유하고 있다.
올 6월 말 기준 삼성복지재단은 삼성전자 0.07%(8만9683주), 삼성물산 0.04%(8만946주), 삼성SDI 0.25%(17만100주) 지분을 각각 들고 있다. 삼성문화재단은 삼성전자 0.03%(3만7615주), 삼성물산 0.6%(114만4086주), 삼성SDI 0.58%(40만723주), 삼성생명 4.68%(936만주)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생명공익재단은 삼성물산 1.05%(200만주), 삼성생명 2.18%(436만주)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특히 삼성 공익재단의 삼성생명에 대한 지배력은 상당하다. 삼성문화재단과 삼성생명공익재단은 삼성생명의 지분을 각각 4.68%(936만주), 2.18%(436만주)를 확보하고 있는데 이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삼성물산에 이어 가장 많다.
재계 2위 현대차그룹은 현대차정몽구재단을 통해 공익 활동을 벌이고 있다. 현대차정몽구재단은 현대글로비스 4.46%(167만1018주), 이노션 9%(180만주)의 지분을 들고 있다. 5대 그룹 중 공익재단의 계열사 보유 지분이 가장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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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 중인 롯데그룹은 삼성그룹 못지 않게 공익재단의 활동이 활발한 곳이다. 롯데그룹은 롯데문화재단, 롯데삼동복지재단, 롯데장학재단 등 3개 재단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문화재단은 롯데칠성음료 1.19%(1425주)와 롯데케미칼 0.03%(1만1495주)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롯데삼동복지재단은 롯데쇼핑 0.15%(4만7888주)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롯데장학재단은 롯데칠성음료 6.28%(7만 7650주)를 보유하고 있다. 의결권 없는 주식 또한 5.12%(6138주) 들고 있다.
SK그룹과 LG그룹은 각각 2곳의 공익재단을 통해 주요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SK그룹은 한국고등교육재단과 행복나눔재단 등 공익재단을 통해 주요 계열사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고등교육재단은 SK케미칼 1.08%(24만523주)에 이어 SKC 0.2%(7만2436주), SK네트웍스 0.33%(82만1488주)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SK그룹 또 다른 공익재단인 행복나눔재단은 행복나래 5%(8만 주) 등을 보유 중이다.
LG그룹은 LG연암문화재단, LG연암학원 등을 통해 계열사의 지분을 확보했다. LG연암문화재단은 LG 0.33%(5만252주) LG화학 0.03%(2만746주)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LG연암학원은 LG 2.13%(367만5724주), LG상사 0.04%(1만7046주)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한편 김 위원장은 공익재단 현황을 살펴볼 공정위 기업집단국 역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기업집단국은 대기업들을 조사 제재하는 것만을 목적으로 하는 조직은 아니다"며 공시정보나 서면실태조사, 사건처리 등을 통해 수집한 자료들을 유의미한 정보로 DB화 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미시적 기업 정보를 축적한 기관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공익재단 감시와 더불어 공정위는 지주회사의 수익구조에 대한 실태 조사도 실시한다. 김 위원장은 "지주회사는 자회사로부터의 배당금이 주된 수입이 되어야 한다"며 "우리의 현실에서는 브랜드 로열티, 컨설팅 수수료, 심지어 건물 임대료 등의 수입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진단했다.
공정위는 각 지주회사의 수익구조 등을 살펴본다. 지주회사 도입 취지에 부합하는 것인지, 그 과정에서 일감몰아주기 등의 문제는 없는지 등을 점검한다. 김 위원장은 "기업집단국의 업무 계획 일부를 미리 말씀 드리는 것은 기업 측에서도 공익재단이나 지주회사 수익구조 그리고 각 그룹의 특수한 이슈들을 미리 점검해보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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