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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주 '연암' 기틀, 3代 걸친 반세기 공익사업 [한국의 100대 공익재단-LG그룹]①'구인회' 1969년 물꼬, '구자경·구본무' 역대 총수 직접 경영

길진홍 기자공개 2017-11-28 08:33:21

[편집자주]

공익재단이 변화의 갈림길에 섰다. 한국전쟁 후 교육 사업으로 시작해 사회복지 문화 환경 예술 등으로 다양화 길을 걷고 있다. 보유 주식 가치 상승으로 몸집도 비대해졌다. 고도 산업화를 거치며 기업 의사결정의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는 등 부수적인 기능도 강화됐다. 최근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계열 공익재단의 '부의 편법 승계' 활용 여부를 전수 조사키로 하면서 재계에 긴장이 감돌고 있다. 우리의 미래 공기이자 거울이라고 할 수 있는 공익재단 속살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17년 11월 14일 11: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그룹의 공익재단은 그룹 후계 변천사와 역사를 같이 한다. 창업주인 고(故) 구인회 회장을 시작으로 구자경 명예회장을 거쳐 구본무 회장으로 적통이 이어진 가운데 사재를 출연하면서 재단이 잇달아 문을 열었다. 또 3대에 걸쳐 그룹 회장이 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유교적 도덕성을 강조하는 가풍답게 문화, 사회복지, 교육, 학술,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재단 활동을 하고 있다. 이사회도 재계, 정계, 언론 등 각계각층의 다양한 인물로 꾸려졌다.

구인회 구자경 구본무
<고(故) 구인회 창업주, 구자경 명예회장, 구본무 회장(왼쪽부터)>

◇창업주 '연암' 구인회 공익재단 물꼬

LG그룹 공익재단은 자산 순으로 나열하면 LG연암학원(자산 5308억 원), LG연암문화재단(1835억 원), LG상록재단(735억 원), LG복지재단(392억 원), LG상남언론재단(305억 원) 등 모두 5곳이다.

시작은 LG연암문화재단이었다. 창업주인 고 구인회 회장이 1969년 사재를 털어 장학육영 및 문화 사업을 목적으로 설립했다. 1931년 '구인회 상점'에서 시작해 가업을 일군 지 38년 만에 사회 환원으로 눈을 돌린다. 재단 이름은 구 회장의 호인 '연암'에서 따 왔다.

구 회장은 재단 설립 당시 부동산과 주식 등 7억 8382만 원을 출연했다. LG연암문화재단은 이를 씨앗으로 현재 자산 1835억 원을 보유한 재단으로 거듭났다.

해마다 총수일가와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상사 등 주력 계열사가 십시일반 기부금을 출연했다. 지난해에는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과 구자엽 LS전선 회장이 각각 10억 원을 기부했다. 계열사 기부를 더해 89억 원이 모였으며 이 가운데 47억 원을 공익목적으로 지출했다.

주요 자산은 그룹 지주사인 ㈜LG 지분 0.33%다. 이밖에 ㈜GS와 LG생명과학 지분을 각각 0.33%, 0.48% 보유 중이다.

LG그룹공익재단 현황
<2016년 12월 현재>

창업주가 숨결을 불어넣은 재단 사업은 2대 회장인 구자경 명예회장대에 이르러 만개한다. 교육사업 일환으로 1973년 사립학교 재단인 LG연암학원이 설립된다. LG연암문화재단이 초기 자금을 댔다. 당시 현금과 주식 등 모두 8369만 원을 출연했다.

LG연암학원은 경남 진주와 충남 천안에 소재한 연암공과대학과 연암대학교를 각각 운영 중이다. 학교 건물과 토지 등 부동산 자산가치가 1023억 원이다. 이어 그룹 주력인 ㈜LG와 ㈜GS 지분을 각각 2.13% 소유하고 있다. 허 씨 일가의 GS그룹과 계열 분리 이후에도 핵심 지분을 남겨둔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산과 주식을 포함한 자산 규모가 5308억 원으로 LG그룹 재단 중 가장 많다.

구자경 명예회장은 1990년대 이후 사회복지로 눈을 돌린다. 사재 2억 원을 출연해 1991년 LG복지재단을 설립한다. 당시 옛 금성사와 럭키도 각각 4억 원을 출연했다.

그는 이어 1995년 LG상남언론재단을 만든다. 재단명을 구 명예회장의 호인 '상남'에서 가져왔다. 구 명예회장이 1억 원, LG반도체가 99억 원을 각각 출연했다. 학술장학 재단으로 해외연수, 어학교육, 해외언론인교육지원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LG그룹 재단 사업은 2대에 걸쳐 문화와 교육, 복지, 학술장학 등으로 뻗어나간다. 창업주가 시작하고 2대가 기틀을 잡은 재단 사업은 구본무 회장이 지키고 있다.

구본무 회장은 여기에 환경 재단을 추가한다. 1997년 국내 최초로 환경전문 공익재단인 LG상록재단이 문을 열었다. 초기 LG정보통신이 30억 원을 출연했다. LG상록재단은 공익사업으로 광주 곤지암에 '화담숲'을 만들었다. 화담은 구본무 회장의 호다.

다만 LG상록재단은 LG연암문화재단, LG연암학원 등과 달리 그룹 지분을 소유하고 있지 않다. LG복지재단과 LG상남언론재단도 계열사 지분이 없다.

◇'이헌재·어윤대·윤증현' 이사진 화려

LG그룹 총수들은 전통적으로 재단 이사장을 맡아 경영에도 깊숙이 관여했다. LG연암문화재단 초대 이사장은 구인회 회장이 맡았다. 구인회 창업주가 1969년 세상을 뜨면서 이듬해 장남인 구자경 명예회장이 2대 이사장으로 취임한다. 이후 구 명예회장은 2016년 1월 구본무 회장에게 이사장을 넘길 때까지 약 45년간 재단 경영을 챙겼다.

LG연암학원과 LG복지재단도 구자경 명예회장이 초대 이사장을 맡았으며 지금은 구본무 회장이 대를 잇고 있다.

구본무 회장은 또 LG상록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LG그룹 5개 재단 가운데 유일하게 LG상남언론재단 이사장을 외부인이 맡고 있다.

각 재단 이사들은 모두 외부 인물로 구성했다. 이사장 외에 가족 구성원의 재단 경영 참여를 허락하지 않았다. 이사들 면면도 화려하다. LG상록재단의 경우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어윤대 전 KB금융 회장,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 등으로 구성돼 있다. 구본무 회장은 특히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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