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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학원 현금 곳간, ㈜LG·㈜GS 지분 '2.13%' [한국의 100대 공익재단-LG그룹]④'락희화학공업' 출연 주식 인연, 최대주주 의결권 퇴색 '배당 의존'

길진홍 기자공개 2017-12-01 08:34:07

[편집자주]

공익재단이 변화의 갈림길에 섰다. 한국전쟁 후 교육 사업으로 시작해 사회복지 문화 환경 예술 등으로 다양화 길을 걷고 있다. 보유 주식 가치 상승으로 몸집도 비대해졌다. 고도 산업화를 거치며 기업 의사결정의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는 등 부수적인 기능도 강화됐다. 최근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계열 공익재단의 '부의 편법 승계' 활용 여부를 전수 조사키로 하면서 재계에 긴장이 감돌고 있다. 우리의 미래 공기이자 거울이라고 할 수 있는 공익재단 속살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17년 11월 15일 10: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그룹 5개 공익재단 가운데 주요 계열사 의사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곳은 LG연암학원이다. LG연암학원은 그룹 지주사인 ㈜LG를 비롯한 다수 계열사 주식을 소유하고 있다. 설립 초기부터 장기간 지분을 보유한 가운데 배당금으로 운영 재원을 마련했다.

옛 LG화학(분할합병 전) 시절 최대 지분을 소유해 특수관계인을 대표했으나 분할과 합병으로 지주사 체제가 갖춰진 뒤 영향력이 크게 쇠퇴했다. GS그룹 허 씨 일가와 계열분리 과정에서 인적분할로 취득한 ㈜GS 지분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는 것도 눈길을 끈다.

LG연함 투자주식 지분율
<2016년 12월 기준>

LG연암학원은 2016년 12월 현재 지주사인 ㈜LG 지분 2.13%를 보유하고 있다. 계열사 가운데 ㈜LG상사 (0.04%), ㈜LF (0.04%), LS(0.04%) 등의 지분을 각각 소유했다. 한때 한 솥 밥을 먹었던 ㈜GS(2.13%)와 GS건설(0.01%) 지분도 소유 중이다.

장부상 계상된 보유 지분의 가치는 약 3548억 원이다. ㈜LG와 ㈜GS 지분을 시가로 환산할 경우 각각 3267억 원, 1312억 원이다. 다른 계열사 지분을 더할 경우 시가가 5000억 원을 훌쩍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투자자산은 LG연암학원의 자금줄 역할을 해왔다. 지난해 배당금으로 유입된 자금만 78억 원이다. 연간 기부금을 크게 초과하는 배당수익을 확보했다. ㈜LG와 ㈜GS로부터 유입된 배당금이 각각 47억 원, 29억 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LG연암 투자주식 현황
<2016년 12월 기준>

LG연암학원의 ㈜LG 지분 소유는 전신인 '락희화학공업사'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1973년 재단 설립 후 락희화학공업사 지분을 출연 받은 게 시작이었다. LG연암학원 설립 당시 LG연암문화재단이 약 2000만 원의 보유 주식을 출연했다. 이 가운데 창업주인 고(故) 구인회 회장이 출연한 락희화학공업사 주식이 일부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어 락희화학공업이 자사주를 추가로 출연하면서 지분이 소폭 불어났다.

이후 ㈜LG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LG화학과 LG CI(분할법인)를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다. LG연암학원은 옛 LG화학 시절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했다. 2001년 지분율이 1.57%로 구본무 회장(0.69%), 구자경 명예회장(0.10%) 등을 제치고 지분율이 우위를 점했다.

LG연암학원은 이듬해인 2002년 LG화학의 분할과 유상신주 취득으로 지분율이 4.11%로 불어난다. 구본무 회장이 신주 취득으로 지분을 4.62%로 늘리면서 최대주주 자리를 내주게 된다. 이듬해 LG화학이 LG전자 분할법인(LG EI)과 합병을 단행하면서 지분율이 2.13%로 감소한다.

LG연임학원은 2005년 GS그룹이 ㈜LG에서 떨어져나가면서 ㈜GS지분 2.13%를 동일한 비율로 소유하게 된다. LG연암문화재단의 투자주식 소유 변천은 이처럼 그룹의 시작과 격변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LG연암학원은 지분율이 2.13%로 변경된 이후 주식을 1주도 처분하지 않았다. 2004년 분할로 지분율에 변동이 없는 가운데 주식수가 367만 5742주로 줄어든다. 이후 당시 지분과 주식수를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보유 중인 ㈜GS 지분율과 주식수도 변동이 없다.

양대그룹 지주사 지분 소유는 장기간 사학재단을 운영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돼 왔다.

LG연암학원의 지주사 지분 소유는 창업주 유지를 받든다는 상징적인 의미도 있다. 1969년 LG연암문화재단을 시작으로 공익사업 씨앗을 뿌린 구인회 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모태인 락희화학공업의 지분을 기반으로 공익사업을 펼치고 있다.

허 씨 일가 ㈜GS 지분을 통해 배당금이 유입되면서 양 가문의 정신적인 접점 역할도 하고 있다.

다만 의결권은 대폭 축소되면서 의사결정에 큰 역할을 하지는 못하고 있다. 분할과 합병으로 총수 개인으로 지분율이 집중되면서 의결권이 의미 없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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