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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지배구조법 1년]SBI·JT친애, 리스크관리조직 개편한 까닭④위험관리책임자 선임의무 따라 여신심사·리스크 기능 분리

원충희 기자공개 2017-11-24 09:15:38

이 기사는 2017년 11월 22일 08: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본계 저축은행의 대표격인 SBI저축은행과 JT친애저축은행은 지난해 8월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이하 금융회사지배구조법)' 실시 전후로 리스크관리 조직을 개편했다. 두 저축은행 모두 경계가 모호했던 여신심사 업무와 리스크관리 업무가 명확히 구분된 게 특징이다. 임원급 위험관리책임자를 선임함에 따라 심사부서와 분리된 별도의 리스크관리 조직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금융회사지배구조법에 따르면 자산 7000억 원 이상의 저축은행은 사내이사 및 업무집행책임자(임원급) 가운데 리스크관리 업무를 총괄하는 위험관리책임자를 의무 선임해야 한다. 새로운 임원은 곧 새로운 조직을 뜻한다. 조직개편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올 상반기 기준 총자산 5조 5100억 원으로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은 지난 3월 이사회 의결을 통해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여신영업, 기업금융, 심사·리스크관리 조직이 개편대상이었다. 특히 주목된 변화는 전략기획실이 전략리스크관리실로 재편된 것과 재무리스크관리본부가 재무심사관리본부로 바뀐 점이다.

SBI저축 조직개편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재무리스크관리본부 산하의 리스크관리실이 심사실로 바뀌면서도 본부명도 변경됐다"며 "전략기획실은 예전부터 리스크관리 업무도 일부 했는데 경규상 전략기획실장(이사)이 위험관리책임자로 선임됨에 따라 리스크관리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생기면서 전략리스크관리실로 바뀐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일본계인 JT친애저축은행(총자산 2조 814억 원)도 비슷한 케이스다. 리스크관리본부의 명칭이 심사본부로 변경됐으며 위험관리책임자로 선임된 조원준 전무 산하에 위험관리부가 신설됐다. JT친애저축은행 관계자는 "과거에 붙어있었던 심사부서와 리스크관리 부서가 분리되면서 심사본부와 위험관리부로 개편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JT친애 조직개편

위험관리책임자 선임으로 심사·리스크관리 기능이 분화됨에 따라 대표이사 산하에 있던 리스크관리위원회도 이사회 산하로 이동했다. 금융회사지배구조법은 자산 7000억 원 이상 저축은행에게 이사회 내 감사위원회, 위험관리위원회, 임원후보추천위원회 등의 소위원회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이로 인해 여신심사위원회와 함께 대표이사 직속이었던 리스크관리위원회가 이사회 내 위험관리위원회 산하로 들어가면서 사외이사의 감시를 받게 됐다.

지배구조법 실시 이전만 하더라도 저축은행업계에선 여신심사 기능과 리스크관리 기능이 명확하게 구별되지 않았다. 대출심사가 사실상 리스크관리의 전부였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금융회사의 주요 리스크는 신용, 시장, 금리, 운영, 유동성 등 5가지로 분류되는데 이 중 운영리스크는 감사, 준법감시와 겹치고 신용·금리리스크는 심사와 중첩되는 부분이 많다"며 "저축은행은 타 업권에 비해 사이즈가 작고 저신용 위험고객이 많다보니 심사가 곧 리스크관리의 전부로 인식돼 왔다"고 설명했다.

지배구조법 시행 덕분에 SBI저축은행과 JT친애저축은행은 여신심사와 분화된 별도의 리스크관리 조직을 갖게 됐다. 다만 이런 변화들이 리스크관리 역량 강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 위험관리책임자로 선임된 임원들이 리스크관리 업무에 특화된 인사로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경규상 SBI저축은행 이사는 전략기획 임원을, 조원준 JT친애저축은행 전무는 정보전략본부장(CIO)을 겸직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위험관리책임자는 법규상 자산운용, 해당 금융회사의 본질적·부수적 업무를 제외한 인사, 총무, 소비자보호 등은 겸직을 허용하고 있다"며 "다만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선관주의의무)로 직무를 수행해야 함에 따라 업무의 중요도를 감안할 때 꼭 필요한 경우 아니면 겸직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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