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차 뱅커' 이동빈 수협은행장의 처방은 '소매금융' 소규모 영업점 신설…개인예수금 1조 증대 목표
안영훈 기자공개 2017-12-04 09:23:30
이 기사는 2017년 12월 01일 14: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형 시중은행 대비 자산규모 10분의 1, 1조1500억 원의 공적자금 상환 재원 마련 부담을 안고 있는 수협은행이 앞으로 안정적 생존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35년 뱅커 경력의 이동빈 수협은행장(사진)이 내놓은 처방은 '소매금융' 강화다.소매금융 강화 정책은 단순히 수협은행이 대형 시중은행 틈바구니 속에서 외형을 늘리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 우리은행 부행장 재직 시절 자산건전성을 획기적으로 끌어 올린 이 행장이 자신의 경험에 리스크 관리 방안까지 녹여 만든 철저히 계산된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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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행장이 소개한 2018년 경영 전략의 핵심은 '소매금융' 영업 강화다.
수협은행은 2018년 원화대출금 증대 목표금액 2조3000억 원 중 2조 원을 소매금융 여신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소매금융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개인예금 및 가계여신 등 소매금융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소규모 영업점도 신설한다. 기업과 개인 고객을 구분해 고객별 관리 강화 중심으로 조직도 개편한다. 소매금융 중심의 예금 확대도 추진, 개인예수금 1조 원 증대라는 목표도 설정했다.
사실 소매금융 영업 강화는 이 행장이 지난 10월 제3차 차기 수협은행장 후보 공모에 지원할 때부터 그려 온 그림이다. 그는 "수협은행장 공모에 도전하기로 결심한 이후 수협은행의 재무제표를 분석했고, 앞으로 성장하기 위한 방안으로 소매금융 영업 강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실제 그는 수협은행장 취임 전 더벨과의 통화에서도 앞으로의 경영 방안에 대해 주저없이 '리테일 기반을 강화하겠다'고 말했었다.
기업여신은 오랜 기간 시중은행들이 공을 들이면서 영업장벽이 형성된 시장이다. 수협은행이 끼어든다고 해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다는 말과 같다. 하지만 이 때문에 이 행장이 기업여신이 아닌 소매금융을 성장 엔진으로 선택한 것은 아니다.
수협은행은 올해 말 세전 당기순이익 2600억 원 달성을 앞두고 있다. 2018년부터는 그 규모가 3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간 자산규모 증가폭이 3조 원에 달하는 상황만 고려하면 수협은행이 은행권에서 요구되는 안정적 BIS비율 14%선을 지키는데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수협은행은 1조1500억 원의 공적자금 상환 재원을 수협중앙회에 배당해야 하는 처지다. 2000억 원을 매년 배당한다고 했을 때 외부 자본 유출로 인해 BIS비율 하락은 불가피하다. 결국 수협중앙회는 수산금융채권을 발행해 수협은행에 매년 출자해야 한다.
아무리 잘해도 공적자금 상환 재원 마련으로 인해 BIS비율 수성이 쉽지 않은 처지다. 결국 수협은행은 공적자금 상환 재원 배당을 제외한 전 부문에서 BIS비율 하락 위험을 최소화해야 한다.
이 행장이 소매금융을 선택한 것도 BIS비율 관리를 위한 계산이 녹아 있다. BIS비율 산출식(자본/ 자산*위험가중치)상 위험가중치가 높을수록 BIS비율 관리 부담은 커진다. 기업여신에 비해 소매금융의 경우 위험가중치가 상대적으로 낮다.
결국 이 행장은 위험가중치가 낮은 소매금융을 성장엔진으로 택하면서 수협은행의 외형 성장과 리스크 관리 전략을 한틀에 녹인 수협은행 맞춤형 생존 처방을 내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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