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플렉스, 증자 앞두고 악재 속출 공장 가동 중단, 임원 사전 지분 매각 논란…일반주주 증자 참여 미지수
이길용 기자공개 2017-12-07 10:36:47
이 기사는 2017년 12월 05일 17: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000억 원대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는 인터플렉스가 증자 마무리 전 악재가 속출하면서 성공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애플에 납품하던 주요 부품에 이상이 발생하면서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사태가 터졌고 주가는 곧바로 하한가를 맞았다. 악재가 나오기 전 주요 임원들이 대거 지분을 고점에 팔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기존 주주들의 신주인수권 거래가 마감됐고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진행돼 실권주가 대거 발생할 경우 마땅한 대응책이 없는 상황이다.지난 4월 인터플렉스는 공시를 통해 "일부 라인에서 일부 고객의 주문량 중 불량문제가 제기되어 해당 라인을 중단하고 개선책을 찾는 중입니다"라고 해명했다. 조속한 시일 내에 해당라인을 재가동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시점은 제시하지 않았다.
인터플렉스는 연성회로기판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업체로 기술력이 뛰어난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애플(Apple)이 이번에 '아이폰Ⅹ'을 출시하면서 처음으로 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채택했는데 OLED에 필요한 경연성인쇄회로기판(RFPCB)을 인터플렉스가 납품했다. 이로 인해 인터플렉스의 주가는 연초부터 꾸준히 상승했다.
애플향 호재로 지난 10월 20일 인터플렉스는 1001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했지만 견조하게 유지됐다. 증자 신주가 발행될 경우 희석으로 인해 주가가 하락하는 것이 이론적으로는 맞지만 아이폰Ⅹ에 대한 기대감 덕분에 인터플렉스 주가는 6만 원대를 상회했고 7만 원을 넘보기도 했다. 1차 발행가 기준 증자 규모는 1004억 원으로 증자를 발표했을 때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아이폰Ⅹ 덕분에 날았던 인터플렉스는 아이폰Ⅹ 때문에 시련을 맞았다. 아이폰Ⅹ 화면 꺼짐 현상이 나타나면서 애플은 부품에 불량이 있다고 판단했고 인터플렉스에 해당 라인 중단을 요구하고 정밀 점검에 나섰다. 일련의 악재가 시장에 알려지면서 지난 4일 인터플렉스는 하한가로 장을 마감했고 종가는 4만 5200원을 기록했다. 5일 악재가 잠잠해지며 7.3% 상승한 4만 8500원으로 반등한 채로 장을 마감했지만 애플발 악재가 완전히 해소된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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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재가 터지기 전 임원들의 주식 매각도 논란이 됐다. 이광식 인터플렉스 대표는 지난 10월 말 4만 7000여 주를 시장에서 매각했다. 안준호 전략기획실장(전무)과 이봉준 글로벌제조부문장(상무)은 각각 2만 7000주와 4574주를 10월 말~11월 초에 처분했다. 이들의 매도단가는 주당 6만 원 초중반 대에 형성돼 있다. 대형 악재가 터지기 전에 임원들이 지분을 대거 매각하면서 부정적인 여론이 들끓었다.
인터플렉스와 관련된 일련의 사태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유상증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인터플렉스는 오는 6일을 기산일로 2차 발행가액을 결정한다. 인터플렉스에 따르면 2차 발행가는 기산일을 기준으로 1주일 가중산술평균주가와 기산일 주가 중 낮은 금액에 할인율 20%를 적용해 결정한다. 1차 발행가와 2차 발행가 중 낮은 금액으로 유상증자 신주 확정 발행가액을 결정하게 되는데 현 상황에서는 예정된 공모 규모에서 20~30% 가량 유입 자금이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인터플렉스는 지난달 23~29일 신주인수권을 상장시켜 거래하도록 했다. 증자에 참여하고 싶지 않은 주주들의 경우 이 기간 동안 신주인수권을 매각해 차익을 실현할 수 있었다. 현 상황에서는 기존 주주들이 신주인수권을 매각할 방법은 따로 없다. 만약 증자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기회비용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딜은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진행된다. 실권주가 발생할 경우 이를 발행하지 않는 방식으로 처리한다. 인터플렉스는 영풍그룹의 계열사로 코리아써키트, 영풍, 고려아연 등이 보유한 지분이 50%를 넘는다. 계열사들이 증자에 참여하고 업황 자체가 좋아 실권주를 처리하지 않더라도 무난히 증자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반영된 전략이었다. 하지만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 전개되면서 그룹 계열사 외에 일반 주주들이 증자에 참여할지는 미지수다. 이럴 경우 증자 규모가 축소될 가능성은 매우 높다.
인터플렉스는 이번에 증자로 조달한 자금을 베트남에 제2공장을 건설하는데 사용할 방침이었다. 토지 매입과 공장 건설, 설비 구매 등 대부분의 자금을 증자로 마련하려고 했지만 악재들이 겹치면서 상황을 낙관할 수 없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에 납품하는 물량이 절반 가량에 달해 애플이 인터플렉스를 쉽게 버릴 수 없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되면서 5일 주가 반등에는 성공했다"며 "다만 증자를 앞두고는 여러 악재가 산재돼 있어 기존 일반 주주들이 증자에 참여할 지 여부를 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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