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영토 넓혔지만 '영업권 손상' 만만찮네 [Company Watch]GS스퀘어 등 1.4조 손실처리, 中 사드·SSM 출점제한 등 부담
박창현 기자공개 2017-12-20 07:18:00
이 기사는 2017년 12월 15일 15: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거침없는 확장 행보에 나섰던 롯데쇼핑이 거센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웃돈을 얹어 주고 산 기업들이 제몫을 해내지 못하면서 실적 악화의 주범으로 떠오르고 있다.올해 인수합병(M&A) 투자로 인한 부수적 손실액만 3400억 원이 넘는다. 누적 손실 규모는1조 3000억 원에 달한다. 매년 자금회수 가능성을 따지는 검사를 하고 있는 만큼 수익 악화시 추가 손상차손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롯데그룹은 2009년 들어 '2018 아시아 TOP 10 글로벌 그룹' 비전을 선포하고, 확장 경영에 박차를 가했다. 비전 실현의 선봉에 선 계열사가 바로 롯데쇼핑이었다.
롯데쇼핑은 비전 선포 첫 해 중국 대형마트 시장 진출을 위해 현지 업체인 '타임스(현 Lotte Mart China)'를 인수했다. 이듬해에는 GS리테일의 백화점과 마트 부문을 집어삼켰다. 같은 해 롯데홈쇼핑을 앞세워 중국 '럭키파이'도 사들였다. 2012년 들어서 유통업체 'CS유통'과 하이마트를 인수하면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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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M&A 결과 2008년 당시 13조 원이었던 자산 규모가 4년 만에 36조 원으로 불어났다. 매출액도 10조 원에서 25조 원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외형 확대라는 경영 목표는 이뤘지만 그에 따른 대가는 너무도 컸다. 무엇보다 웃돈을 주고 매물을 사모았던 탓에 해가 지날수록 재무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확장 경영의 그늘을 가장 여실히 보여주는 재무지표가 바로 '영업권'이다. 롯데쇼핑은 인수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순자산 가액보다 더 높은 가격에 기업들을 인수했다. 인수가격에서 순 자산액을 뺀 차액은 '영업권'으로 설정했다. 따라서 영업권은 경영권 프리미엄의 의미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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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은 매년 M&A로 발생한 영업권에 대해 회수 가능액과 장부 금액을 비교하는 손상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문제는 피인수 기업들이 기대만큼의 실적을 내지 못하면서 영업권 손상이 줄을 잇고 있다는 점이다.
당장 사드 배치 여파로 중국 시장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대규모 투자 손실이 발생했다. 현재 Lotte Mart China와 LOTTE MART COMPANY 등 중국 할인점 법인들은 수 천억 원에 달하는 영업권이 전액 손실처리 된 상태다. 두 법인의 영업권 손실액만 5700억 원이 넘는다.
GS스퀘어·마트와 럭키파이도 지난해까지 각각 2243억 원, 1502억 원의 영업권을 손상 인식했다. 하이마트와 롯데카드, CS유통도 손상 칼 날을 피하지 못했다. 이렇게 지난해까지 누적된 영업권 손상액만 1조 원이 넘는다.
올해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특히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았던 기업형 슈퍼마켓(SSM) 사업이 각종 규제에 막히면서 손실이 확대되고 있다. 롯데쇼핑은 대형 M&A를 통해 SSM 외형을 크게 키웠다. GS스퀘어/마트와 CS유통 인수가 대표적이다.
롯데쇼핑은 올해 남아있는 GS스퀘어/마트 영업권 3284억 원 가운데 1563억 원을 새롭게 손상차손으로 털어냈다. 5527억 원에 달했던 GS스퀘어/마트 영업권은 이제 잔존가치가 1721억 원 뿐이다. CS유통도 전체 영업권(1485억 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690억 원을 손실 처리했다. 올 한해 추가로 손실 처리한 영업권 손상 금액만 3462억 원에 달한다.
영업권 손상액은 영업외 비용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기업 손익에 악영향을 미친다. 실제 롯데쇼핑은 영업권 손상 여파로 올 3분기까지 4175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영업권 손상액이 적자의 최대 원흉인 셈이다. 수익성 악화시 추가 손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롯데쇼핑 또한 최근 회사채 발행 때 자회사 손상차손 문제를 핵심 투자위험요소로 지목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쇼핑이 인수한 기업 가운데 하이마트를 제외하고는 추가 손상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 사드 이슈와 SSM 출점 제한 등 외부 변수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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