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떠나는' 롯데쇼핑, 실현손실 '1.4조+α' 1.6조 투자금 대부분 손실처리···헐값 매각·백화점 추가 피해 등 우려
박창현 기자공개 2017-09-19 08:22:53
이 기사는 2017년 09월 18일 13: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쇼핑이 중국 내 마트 사업을 접기로 하면서 그간의 투자 성적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02년 이래 롯데쇼핑은 중국 유통 총괄법인에만 총 1조 6000억 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했다. 하지만 사드 후폭풍과 누적 적자 여파로 현재 장부가액은 2000억 원대에 그치고 있다. 이미 1조 4000억 원을 허공으로 날린 상황에서 잔여 자산에 대한 헐값 매각과 2차 피해가 이어질 경우, 실현 손실 금액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롯데쇼핑은 현재 중국 자회사인 'Lotte Shopping Holdings Hong Kong(이하, 롯데쇼핑홀딩스HK)'을 통해 현지 유통 사업 투자를 총괄 지휘하고 있다. 롯데쇼핑홀딩스HK는 수십 여개에 달하는 중국 마트·백화점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으며, 투자 창구 역할도 맡고 있다. 롯데쇼핑이 지주회사에 신규 자금을 수혈하면, 롯데쇼핑홀딩스HK가 투자 전략에 따라 다시 자원을 재분배하는 구조다.
롯데쇼핑홀딩스HK는 마트 사업은 물론 백화점과 영화 사업 계열사도 함께 지배하고 있다. 다만 전체 자산에서 마트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다.
롯데쇼핑은 2008년 6월 네덜란드계 대형마트인 '마크로' 8개점을 인수하면서 중국 대형마트 시장에 첫 발을 내딛었다. 이듬해 현지 할인점인 티임스(Times) 점포 68곳을 사들이면서 확고하게 뿌리를 내린다. 투자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인수합병(M&A)으로 어느 정도 외형을 키우자 이후부터는 공격적인 출점에 나섰다. 그 결과 중국 진출 4년 여 만에 100호점을 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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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롯데쇼핑은 롯데쇼핑홀딩스HK를 대상으로 대규모 출자를 단행한다. 2008년 설립 자본금으로 2억 원을 출자한데 이어, 이듬해 본격적인 영토 확장을 위해 7403억 원의 신규 자금을 수혈한다. 이후에도 매년 1000억 원이 넘는 자본금을 확충했다. 이렇게 올해 상반기까지 중국 유통 부문에 투입된 순수 현금만 1조 6760억 원에 달한다.
문제는 2013년도부터 벌어진다.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자 롯데쇼핑은 결단을 내렸다. 롯데쇼핑은 그 해 장부가격과 실제 회수 가능 금액을 비교하기 위해 손상차손 검사를 실시한다. 조사 결과 1조1361억 원의 투자금 가운데 2144억 원에 대해 회수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고 판단, 그 금액 만큼을 손실로 털어냈다.
손상차손 리스크는 이후에도 계속된다. 지속적인 투자에도 자산과 수익 가치가 현저히 떨어지자 매년 수 천억 원을 손상차손으로 인식했다. 손상차손으로 인식된 금액은 그대로 손실 처리 됐다. 이렇게 작년까지 손실로 인식된 금액만 1조 1000억 원이 넘었다.
올해도 사드 보복 조치에 따른 피해가 현실화되면서 손실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당장 롯데쇼핑은 중국 마트 운영 자금 확보를 위해 올 상반기에 총 2782억 원을 롯데쇼핑홀딩스HK에 추가로 집어넣었다. 하지만 99개의 운영 점포 가운데 87개점이 영업정지를 당하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면서 투자금보다 더 많은 3023억 원을 손상차손으로 인식해야만 했다.
결과적으로 올 상반기까지 중국 유통사업에 투자한 1조 6760억 원 가운데 87%에 해당하는 1조 4616억 원이 허공으로 날아간 상태다. 수 조 원을 투입했던 중국 지주사의 현재 장부가격은 2177억 원이 전부다.
대규모 투자 손실은 마트 사업 법인의 가치 하락 영향이 크다. 실제 롯데쇼핑홀딩스HK 소유의 10여 개 마트 자회사 가운데 'Lotte Mart China' 한 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장부가격이 '0(제로)'이다. 자산 가치가 아예 없는 셈이다. 반면 백화점과 영화 상영 계열사들은 아직까지 일정 수준의 장부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마트 사업 매각 과정에서 장부가격보다 더 낮은 가격에 거래가 이뤄질 경우, 추가 손실이 불가피하다. 여기에 마트 철수 불똥이 백화점 등 다른 사업 영역으로 튈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실제 롯데쇼핑은 중국 내 백화점 5곳의 영업 상황 점검에 나서고 있으며, 점검 결과에 따라 구조조정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자산 가치 하락에 따른 추가 손상차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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