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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의 여유' 보여준 신동빈의 롯데쇼핑 처분 롯데지주 구축, 지분 활용 여유…신동주 낙오도 '결정적'

박창현 기자공개 2017-11-23 08:42:50

이 기사는 2017년 11월 22일 11: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주회사 체제 출범 후 처음으로 계열사 보유 지분을 팔았다. 굳건한 지배체제를 구축함에 따라 신 회장 본인 스스로 개인 자산 운용에 여유가 생긴 것으로 풀이된다. 형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경영권 경쟁에서 사실상 뒤쳐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지분 경쟁 구도가 계속 이어졌다면 롯데쇼핑 지분 매각은 꿈도 꿀 수 없었다. 롯데쇼핑 지분은 잠재적으로 지주사 '롯데지주' 지분과 맞교환이 가능한 자산이기 때문이다. 결국 신 회장의 이번 계열사 지분 매각은 경영권 대전 승리의 전리품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신 회장은 최근 시간외 매매 방식으로 롯데쇼핑 주식 100만 2883주를 처분했다. 주당 매각가는 21만 4000만 원이며, 총 거래 금액은 2146억 원이었다. 이번 거래로 신 회장 지분율은 기존 13.46%에서 9.89%로 낮아졌다. 신 회장은 유입 자금을 대출금 상환 등 개인 용도로 쓸 계획이다.

롯데쇼핑

이번 거래는 롯데그룹 지주사 전환 후 신 회장이 개인 지분을 판 첫 번째 거래라는 점에서 시장의 주목을 끌고 있다. 업계는 지주사 전환과 경영권 분쟁에서의 승리가 이번 거래의 토대가 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룹 지주사인 롯데지주는 지난달 공식 출범했다. 롯데지주는 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의 투자 부문이 하나로 합쳐져 탄생한 법인이다. 4개사가 보유하고 있던 계열사 지분이 롯데지주로 모이면서 자연스럽게 지배구조가 단순화됐다.

신 회장은 롯데지주의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그룹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구축했다. 지주사 체제 전환과 함께 신동주 전 부회장과의 경영쟁 분쟁 또한 종지부를 찍었다. 롯데지주 주주구성이 신 회장 우호 세력으로 가득 채워졌기 때문이다.

이에 신동주 전 부회장은 보유하고 있던 계열사 지분을 처분하며 사실상 경영권 경쟁에서 발을 뺐다. 먼저 롯데쇼핑 보유 주식 223만 7019주 가운데 94%에 해당하는 210만 3066주를 팔았다.잔여 지분은 13만 3953주로 전체 지분율로 따지면 0.5%도 안 된다.

롯데제과(현 롯데지주) 주식도 70% 가까이 팔았다. 보유 주식 56만 2370주 중 39만 697주를 처분하면서 17만 여주만 남아있는 상태다. 잔여 지분율은 0.23%다. 롯데칠성과 롯데푸드 주식은 전량 처분했다.

지주사 출범으로 1인 지배 체제가 구축된데다 경쟁자의 이탈로 인해 신 회장은 비로소 여유를 갖게 됐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처분한 4개사 지분은 향후 롯데지주 지분과 맞교환이 가능한 자산들이다. 롯데지주는 지주사의 자회사 보유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4개사 지분을 추가로 확보해야만 한다.

따라서 롯데그룹은 지주사 전환 후속 절차로 '지주회사와 자회사 간 지분 맞교환' 거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자회사 주주들은 대상으로 보유 중인 자회사 지분을 받고, 그 대가로 지주사 신주를 나눠주는 방식이다. 현재 롯데쇼핑과 롯데제과, 롯데칠성, 롯데푸드 모두 주식 매입 대상이다. 결국 4개사 지분은 궁극적으로 롯데지주 지분을 새롭게 취득할 수 있는 발판이자 지렛대인 셈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계속 4개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면 신 회장 또한 압박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 보유 지분을 지주사 지분과 맞바꾸면 지주사 체제 안에서도 계속 지분 경쟁을 펼쳐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동주 전 부회장이 스스로 경쟁에서 물러나면서 사실상 잠재 리스크마저 완전히 해소됐다.

경영권을 완벽하게 장악하자 신 회장은 지배구조 핵심 계열사 지분까지 팔 정도로 여유를 갖게 된 것으로 판단된다. 신 회장은 지분 매매 외에도 신규 주식담보대출 계약을 맺어 자금조달에 나섰다. 또 개인 부채 관리를 위해 추가적인 지분 유동화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오랜 기간 경영권 분쟁을 겪으면서 개인 자산 관리를 거의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주사 전환 후 여유를 찾으면서 채무 재조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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