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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 SKT 사장, 스마트팩토리에 꽂힌 이유는 톱텍 인수 초기단계서 검토…SK하이닉스 등 계열사 시너지도

김일문 기자공개 2018-01-17 08:25:27

이 기사는 2018년 01월 16일 17: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텔레콤이 공장 자동화 설비 제조업체인 톱텍 인수를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스마트팩토리 사업의 성장 가능성, 특히 박정호 사장이 ㈜SK에 몸담았던 시절에 인수한 에스엠코어 사례 등이 반영된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SK텔레콤은 톱텍 경영권 인수를 내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톱텍에 대한 실사나 매도인측과의 협상 등 인수를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에는 아직 나서지 않은 상태다. 아무것도 결정된 바 없는 초기 단계라는 것이 SK텔레콤 고위 관계자의 설명이다.

톱텍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2차전지, 자동차 관련 자동화 설비를 개발, 생산하는 회사다. 작년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조 130억 원, 영업이익은 1815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약 1000억 원 가량의 차입금이 있지만 3500억 원을 웃도는 현금성 자산을 보유, 사실상 무차입 경영이 지속되고 있다.

IB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점점 커져가는 스마트팩토리 사업에 대한 니즈에 따라 톱텍 경영권 인수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공장 자동화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ICT 기업으로서 통신 서비스를 접목시키면 시너지와 함께 SK텔레콤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판단이라는 설명이다.

투자 업계 관계자는 "공장 자동화와 효율화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스마트팩토리로 완성될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 수년간 잠재력이 큰 사업으로 부각돼 왔다"며 "공장 자동화 기업을 자회사로 편입시켜 시너지를 창출하면 SK텔레콤의 가치도 덩달아 높아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박정호 사장이 과거 ㈜SK 시절 인수했던 공장 자동화 설비업체 에스엠코어의 사례가 톱텍 인수 검토의 가장 직접적인 배경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박정호 사장은 작년 초 SK텔레콤 사장으로 이동하기 직전 ㈜SK 사장 재직 당시 3자 배정 유상증자(자본확충) 방식으로 에스엠코어를 인수했다.

㈜SK에 인수되기 전까지 에스엠코어는 지속적인 매출 감소로 인해 영업적자와 순손실 상태였다. 하지만 SK그룹에 편입된 이후 지난 1년간 정상화 과정을 거치면서 1년 만에 흑자 전환이 확실시 되고 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작년 에스엠코어의 매출액은 전년대비 50% 늘어난 770억 원, 영업이익은 15억 원의 흑자가 예상된다. 올해는 2000억 원 이상의 매출액과 200억 원을 웃도는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로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에스엠코어의 반전은 SK C&C 등 그룹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가 한몫했다. ㈜SK내 IT서비스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SK C&C는 자체 빅데이터 플랫폼 '스칼라(Scala)'를 통해 공장 생산관리 시스템의 지능화를 돕는 스마트팩토리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에스엠코어는 SK C&C 스마트팩토리 사업의 자동화 장비와 시스템을 제공하면서 수혜를 입고 있다.

무엇보다 SK하이닉스의 증설 과정에서 에스엠코어는 큰 폭의 수혜를 입었다. 지난해 SK하이닉스가 예정한 설비투자금액만 7조원 규모였고 이 중 1조원 이 클린룸 및 인트라투자였다. SK이노베이션 등 다른 계열사 투자 규모를 모두 더하면 SK 전체 투자 규모는 17조원에 달했다. 에스엠코어의 실적 급등은 이같은 계열사의 증설에 힘입은 바 크다.

SK텔레콤의 톱텍 인수 검토는 스마트팩토리 성장 가능성 및 SK그룹 내 투자 확대의 연장선으로 봐야 한다. SK그룹의 올해 투자 규모는 지난해보다 늘어난 20조 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에스엠코어 외에 공장자동화 설비 공급이 부족할 가능성도 있다.

SK텔레콤 고위 관계자는 "스마트팩토리 사업과 연관 기업에 대한 투자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판단에 따라 톱텍 인수를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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