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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회장, '㈜한화 올인' 자산 5배 증식 [오너십의 탄생]②15년간 1300억 투입·현재가 6400억, 후계 승계도 활용

박창현 기자공개 2018-01-29 08:02:33

이 기사는 2018년 01월 25일 15: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승연 회장은 뚝심의 리더다. 29살의 어린 나이에 그룹 회장직을 맡은 후 앞만 보고 달렸다. '신용'과 '의리'는 김 회장 리더십의 양 날개였다. 목표를 세우고 진중하게 전진하는 경영 스타일은 오너십 구축 과정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여타 대기업 오너들이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전환사채(CB), 분할합병 등 다양한 금융기법을 활용해 지배력을 강화할 때, 김 회장은 오로지 장내에서 지주회사 지분을 사는 방식만 고수했다. 말그대로 정공법을 택했다.

김 회장의 타깃은 ㈜한화였다. 당시 ㈜한화는 한화개발과 한화석유화학, 한화종합에너지, 한화국토개발, 한화포리마 등을 지배하고 있는 사실상 지주사였다. ㈜한화 경영권만 손에 넣으면 전체 그룹을 장악할 수 있었다.

한화

2001년 말까지 김 회장의 ㈜한화 지분율은 4.35%에 불과했다. 이후 신규 추진 사업들이 안정권에 접어들고, 내부 상속 문제도 마무리되면서 본격적으로 지배력 강화 행보에 나섰다.

김 회장은 크게 2002~2003년과 2008~2010년 두 기간 동안 집중적으로 지분을 매입했다. 먼저 2002년 들어 단 1년만에 ㈜한화 지분 641만 주를 사들였다. 이는 기존 보유분(327만 주)의 2배에 달하는 규모였다. 그 결과 지분율도 12.86%까지 늘어났다. 지분 매입에 들어간 비용은 150억 원 수준이었다.

이듬해 4월, 7월, 9월 세 차례에 걸쳐 741만 주를 추가로 매입했다. 당시 2대주주였던 한화유통 보유분을 김 회장이 모두 사들인 거래였다. 매매 대금은 233억 원이었다. 이 거래로 김 회장 지분율이 22.8%까지 올라가면서, 사실상 1인 지배체제가 구축됐다.

지배구조가 안정기에 접어들자 김 회장은 후계 승계를 도모했다. 2007년 9월 먼저 ㈜한화 지분 136만 주(1.8%)를 부인 서영민 씨에게 증여했다. 3달 뒤에는 300만 주(4%)를 세자녀인 김동관, 김동원, 김동선 씨에게 증여했다.

삼형제는 증여 지분의 45%에 해당하는 135만 주를 세금으로 물납했다. 나머지 165만 주는 모두 삼형제 개인 소유회사인 '한화S&C'에 처분했다. 오너 2세들은 개인회사를 활용해 전체 지배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주식 처분에 따른 현금을 확보하는 '1석 2조' 효과를 거뒀다. 김 회장 증여 주식이 3세 승계의 마중물이 된 모양새다.

연이은 주식 증여로 지분율이 16%대까지 줄어들자 김 회장은 다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 간 집중 매수에 돌입했다. 2008년242만 주를 사들인데 이어 2009년에 170만주를 추가 매입했다. 2010년에는 총 서른 일곱 차례에 걸쳐 지분 14만 주를 장내 매수했다. 김 회장은 이 기간 지분율을 16.9%에서 22.64%로 올리는데 총 935억 원을 썼다. 현재까지도 김 회장 지분율은 변동이 없다.

김 회장이 2002년부터 2010년까지 장내에서 매수한 ㈜한화 지분은 1809만 주에 달한다. 주당 매입가격은 7282원이고, 총 1318억 원이 투입됐다. 매입 주식 가운데 4만 주는 장외에서 팔았고, 436만 주는 가족들에게 증여했다. 따라서 장내 매수 지분 가운데 현재 남아있는 주식은 1369만 주 뿐이다.

매입 지분 일부를 가족들에게 무상으로 넘겼지만 ㈜한화 주가가 고공 행진을 이어간 탓에 김 회장은 자산 증식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이달 24일 기준으로 ㈜한화 종가는 4만 6700원이다. 장내매수 주당 매입 가격과 비교해도 6배 이상 높다.

보유 지분에 이 시장 가격을 적용하면 김 회장의 장내매수 지분 가치는 6396억 원에 달한다. 주식 매입 비용 1318억 원을 제외하더라도 이미 5000억 원이 넘는 평가이익이 기대된다. 5배 달하는 자산 증식 효과를 거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김승연 회장은 ㈜한화 지분을 지속적으로 매입해 오너십을 구축한 케이스"라며 "한화그룹 외형이 커지고 기업 가치도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오너가 그 과실을 향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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