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경찰대출' 탓 NIM 반락 [은행경영분석]정기예금, 원화채 늘어나 조달금리 상승…저수익 '무궁화대출' 2.5조 증가
원충희 기자공개 2018-02-09 09:45:00
이 기사는 2018년 02월 09일 07: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리인상 기조로 상승세를 탔던 국민은행의 순이자마진(이하 NIM)이 4분기 들어 반락했다. 급작스런 대출 증가에 대응하느라 정기예금, 은행채권 발행을 늘리면서 조달금리가 상승한 탓이다. 대출증가의 주요인으로는 경찰공무원 대상의 '무궁화대출'이 지목됐다.9일 KB금융지주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국민은행의 NIM은 1.71%로 전분기(1.74%)대비 3bp 떨어졌다. 작년 초부터 금리인상 기조로 상승세를 탔던 NIM이 다시 하락한 것. NIM은 대출 등 이자부자산 운용수익에서 조달비용을 차감해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값이다. 은행의 수익능력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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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M은 대출금리가 높을수록 예금금리가 낮을수록 상승한다. 고금리대출 취급에 한계가 있는 은행들이 저원가성 예금 확보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국민은행은 국내 최대 규모인 3030만 개인고객을 바탕으로 저원가성 예금을 대거 확보, 시중은행 중 가장 우수한 NIM 경쟁력을 자랑했다. 금리인상 기조는 여기에 날개를 달았다. NIM을 상승시키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국민은행의 NIM 상승을 예견했던 증권가에선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지난 8일 열린 'KB금융그룹 2017년 경영실적' 발표 자리에서 김진상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NIM이 그간 호조세였고 4분기 금리상승으로 오를 것이라 생각했는데 하락한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문의하기도 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4분기 이자수익률은 2.88%로 전분기와 동일했다. 다만 이자비용률이 1.17%에서 1.21%로 상승했다. 이에 따라 스프레드(Spread·금리차)는 1.71%포인트에서 1.67%포인트로 축소됐다. 수익률 하락보다 조달비용 증가가 NIM 하락의 요인이라는 뜻이다.
KB금융 관계자는 "경찰공무원 대상의 무궁화대출이 2조5000억원 정도 유입됐는데 이에 맞춰 자금을 조달하다보니 법인예금(정기예금)과 은행채 발행량이 늘어 조달금리가 상승했다"며 "저수익 자산인 무궁화대출은 NIM 제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4분기 국민은행의 정기예금 규모는 109조9000억원으로 전분기(107조4000억원)대비 2.3% 늘었다. 원화 은행채 발행도 14조4000억원에서 15조3000억원으로 6.3% 증가했다. 이와 비교해 요구불예금 규모는 111조원에서 111조2000억원으로 0.2% 늘어나는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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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제로금리인 요금불예금과 달리 정기예금(1년)은 금리가 약 1.5%, 은행채(1년)는 1.7~1.9% 정도다. 정기예금, 은행채 비중 확대는 조달비용 증가로 이어졌다.
반면 10만 경찰공무원을 대상으로 1%대 저금리 대출을 해주는 무궁화대출은 이자수익 제고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기관영업은 경쟁이 치열해 금리를 올리기 어려운데다 특히 공무원대출은 공익적 성격도 있어 수익보다 마케팅 목적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무궁화대출은 신한은행과 치열한 경쟁 끝에 사업권을 따내 화제가 됐던 상품이다. 입찰시 1%대의 파격적인 대출금리를 제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과도한 기관영업 행태라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KB금융 관계자는 "4분기에 NIM이 하락했지만 월별로 보면 조금씩 상승 중"이라며 "대출 리프라이싱(금리조정)이 서서히 진행되면 순이자마진이 본궤도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올해 25bp 금리인상을 가정할 경우 NIM은 3bp 내외의 상승이 예상된다"며 "금리인상 폭이나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진다면 추가적인 업사이드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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