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떠나는 롯데, 한달 새 200억 손해봤다 [면세점 엑소더스 ⑦]매출감소율 24.3%로 대기업 평균 3.8%p 웃돌아…T2 개항 타격 '가늠자'
노아름 기자공개 2018-03-15 06:00:00
[편집자주]
국내외 여행객의 관문으로 통하는 인천국제공항은 그동안 면세업계의 노다지 사업장으로 꼽혀왔다. 대다수 사업자가 출국장면세점 경쟁입찰에 뛰어들며 성장성에 베팅했다. 하지만 공사가 갈지자 행보를 보이며 수차례 임대계약 변경을 거치는 동안 면세업계의 수익성 및 유동성 확보에 적신호가 켜졌다. 사업권 반납 등 도미노 폐점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인천국제공항과 함께 성장해온 면세산업의 명암과 사업환경 변화에 따른 대응책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3월 13일 14: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일부 구역에서 공식적으로 철수하게 되는 롯데면세점이 제2여객터미널(T2) 개장으로 인해 한 달 동안 200억 원 상당의 손실을 본 것으로 파악됐다. T2 개항 이후 면세 1위 기업조차 인천공항 내에서 제대로 장사하지 못하며 공항 새단장으로 인한 면세기업의 실적 타격이 가시화됐다는 평가다.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 T1에서 지난 2월 전월대비 24.3% 급감한 매출액 6244만 달러(한화 약 665억 180만원)을 거둬들였다. 이는 1월에 비해 2005만 달러(한화 약 213억 6000만원) 적은 매출이다.
면세업계에서는 롯데면세점이 인천공항 T1에서 가장 넓은 구역의 출국장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사업자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모든 면세기업이 균형 있는 사업 지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평가한다.
롯데면세점은 5~27번 게이트가 모여있는 동편에서 향수 및 화장품(DF1)과 주류 및 담배(DF3)를 판매해왔다. 5~50번 게이트가 자리한 중앙에서는 피혁·패션(DF5) 면세품을 다룬다. 탑승동에서는 전 품목(DF8)의 면세품을 판매한다. 롯데는 이중 3개 구역에 대한 사업권(DF1·DF5·DF8) 반납을 최근 인천공항공사로부터 승인 받았다.
|
롯데면세점이 사업 철수를 결정짓게 된 배경에는 임대료 부담, 사드(THAAD) 사태 이후 방한객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자리한다. 이외에도 현재 진행되고 있는 T1 임대료 협상이 사업권 반납 과정서 일부 걸림돌이 됐다는 평가다. 임대료 인하 협상이 롯데면세점의 T1 일부 권역 철수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것은 아니지만, 공사 측 제안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면세사업자의 반발로 논의 테이블이 수차례 마련되는 동안 공사의 의사결정 속도가 늦어졌다는게 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롯데면세점은 T1에서 대기업 평균 매출감소율(20.5%)을 소폭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롯데면세점은 호텔신라, 신세계면세점 중 대기업 3사 평균보다 3.8%포인트 매출감소율이 높았다. 같은 기간 신라의 매출은 1031만 달러(한화 약 109억 9200만원) 꺾였고, 신세계의 매출은 263만 달러(한화 약 28억 440만원) 뒷걸음질쳤다.
해당 집계치는 1월 중순 T2 오픈 이후 실질적으로 처음 이뤄진 월매출 산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T1 입점사의 2월 실적은 향후 T2 내 상업시설 영업이 본격화 된 이후 면세업계가 받게 될 타격에 대한 가늠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평가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현시점에서 전월대비 실적 비교는 상징성이 있다"면서도 "매출 증감추이를 살펴보는 시점을 1월 18일 T2 개항 이후로 좁혀보면 T1 입점 7개사의 감소폭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짚었다.
롯데면세점은 향후 T1 한 구역(DF3)에 대해서만 사업을 이어가게 된다. T1 이용률 감소라는 불확실성을 털고 주류·담배 면세품 매입력을 활용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3개 권역(DF1·DF5·DF8)에 대해서는 차기 사업자 선정 등과 맞물려 120일 간 연장 영업하게 된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매해 인천공항공사에 납부해야하는 임대료를 감안하면 T1 일부 구역에 대한 철수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며 "T2에서 주류·담배 면세품을 판매하고 있어 동일 품목에 대한 구매력 확보의 용이성 등을 감안해 T1의 DF3 구역 영업지속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