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3월 15일 12: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이 중국 청두시에서 실행 중인 총 1조원 규모 '청두 복합단지 프로젝트'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롯데가 투입한 투자금을 감안할 때 거래가격이 50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롯데의 야심찬 중국 프로젝트가 완공도 되기 전에 매물로 내놓으면서, 투자 원금 회수를 걱정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최근 청두 프로젝트 매각을 위해 글로벌 부동산자문사인 존스랑라살르(JLL)를 주관사로 선정, 본격 절차에 착수했다. 사실상 프로젝트를 중단하게 된 셈이다. 현재 원매자를 물색 중으로 중국 현지를 비롯한 해외 기업들이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두 프로젝트는 중국 청두시 6만6000㎡ 부지에 1400여 가구의 아파트 단지(1단계)와 호텔·백화점·쇼핑몰·시네마 등 상업시설(2단계)을 짓는 사업이다. 총 예상 투자규모가 1조원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로, 건물 연면적이 54만㎡에 달한다. 현재 1단계인 아파트 단지의 경우 분양과 입주를 마쳤고, 2단계 상업시설은 2020년 완공 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롯데그룹은 4개 계열사를 통해 해당 프로젝트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롯데그룹이 선양 롯데타운 프로젝트와 더불어 야심차게 추진한 청두 프로젝트를 돌연 매각하게 된 것은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 영향이 큰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청두 프로젝트는 지난해 1단계 공사를 마무리하고 2단계에 착수할 예정이었지만 중국 당국이 사드 보복으로 골조 공사 허가를 내주지 않아 10개월 간 진행이 중단됐다.

이후 한·중 정부 간 관계 개선 협의가 이뤄지면서 공사 허가를 따냈지만 이번엔 미세먼지 문제로 또다시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는 잇단 공사 중단과 잠재된 불확실성에 롯데그룹이 결국 프로젝트 매각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프로젝트에 들어간 자금은 약 5억 달러 수준이다. 롯데그룹이 자본금으로 투입한 2억달러에 차입금 2억 달러가량이 조달됐다. 따라서 매각가는 차입금을 포함해 4~5억달러 수준이 될 것이란 게 업계 관측이다. 프로젝트 인수자는 앞으로 남은 2단계 공사 진행뿐 아니라, 추가로 들어가는 자금조달도 책임져야 한다.

실제로 이 가격에 매매가 성사된다면 롯데그룹으로선 겨우 본전만 찾게 되는 셈이다.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 영향으로 롯데그룹이 현지 자산들을 팔 수 밖에 없는 상황이란 걸 잘 아는 해외 기업들이 높은 가격을 부르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롯데마트도 같은 이유로 지난해 중국 현지 매장 99곳 중 87곳이 영업중단 사태를 맞고 결국 매각 수순을 밟고 있다. 해당 매각 역시 잠재 매수자들의 가격 후려치기로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이 추진 중인 청두 복합단지 프로젝트 조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