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선박 신조지원 프로그램 규모 늘릴까 2016년말 24억달러 조성, "현대상선 선박 발주물량 고려시 자금부족"
안경주 기자공개 2018-04-09 10:57:06
이 기사는 2018년 04월 06일 08: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발표한 정부가 국내 선사의 선박 발주를 지원하기 위해 조성한 24억달러의 선박 신조지원 프로그램 규모를 확대할까. 선박확충을 위해선 금융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가운데 현재 남아있는 선박 신조지원 프로그램의 재원으로는 현대상선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물량 조차 감당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온다.다른 국적선사와 형평성을 고려해 현대상선만 지원할 수 없다는 점에서 선박 신조지원 프로그램 규모를 추가로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향후 산업·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의 해운업 지원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5일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국적선사에 원유, 석탄 등 전략화물 적취율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하고 8조원을 투입해 3년간 200척(벌크선 140척, 컨테이너선 60척)의 신규 선박을 만들 계획이다. 특히 현대상선을 통해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도 신규 발주키로 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선박 신조지원 프로그램과 한국해양진흥공사를 통한 금융지원이다. 정부의 계획대로 라면 건실한 중소선사에 대한 금융지원과 중고선박, 선박평형수 처리시설, 컨테이너 기기 등에 대한 지원은 한국해양진흥공사를 통해, 초대형 컨테이너선 등 신규 선박 발주는 선박 신조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각각 이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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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 신조지원 프로그램은 2016년 10월 정부가 내놓은 '해운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에 따라 24억달러 규모로 조성됐다. 민관합동으로 조성된 선박 신조지원 프로그램은 국내 선사의 선박 발주를 지원한다. 일반금융기관이 참여하는 선순위 대출(60%)과 정책금융기관과 해당 해운사가 참여하는 후순위펀드(40%)로 구조가 짜여 있다. 선순위대출에 대해선 무역보험공사가 보증을 제공한다.
현재 선박 신조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지원할 수 있는 자금 규모는 20억달러 정도다. 금융위 관계자는 "현대상선이 대우조선해양과 원유운반선(VLCC) 5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맺으면서 선박 신조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며 "약 4억2000만달러 규모"라고 말했다.
문제는 현대상선이 계획하고 있는 발주 물량만으로도 선박 신조지원 프로그램을 통한 자금조달 규모를 넘어선다는 점이다.
정부의 해운재건 5개년 계획상 현대상선은 향후 2년간 2만TEU급 이상 12척, 1만4000TEU급 8척 등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을 발주할 계획이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2만TEU급 컨터이너선 1척당 1억6000만달러, 1만4000TEU급 컨터이선 1척당 1억1000만달러의 건조비용이 든다.
이를 감안하면 현대상선이 계획한 선박발주를 위해 최소 28억달러의 자금이 필요하다. 최근 선박건조 가격이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용은 추가될 수 있다.
반면 선박 신조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이 20억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현대상선만을 지원하기에도 부족하다. 오히려 현대상선 한 곳만 지원하면 편향지원이란 지적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마저도 100% 활용하기 어렵다.
정책금융기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선박 신조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운영할 수 있는 자금(20억달러)의 절반인 10억달러 정도만 현대상선에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한국해양진흥공사를 통한 금융지원도 쉽지 않다. 한국해양진흥공사의 자본금 규모를 감안할 때 신규 선박 발주에 대한 금융지원이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대상선에만 정책성 자금인 선박 신조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면 논란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한국해양진흥공사의 설립초기 자본금만으로는 중고선박 매입 후 재용선, 선박 및 터미널 투자 등 해운업 현안을 처리하는 부족하다는 점에서 신조 발주에 크게 지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상선이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좋지만 그렇지 못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선박 신조지원 프로그램 규모를 늘릴 수밖에 없어 보인다"고 강조했다.
금융권에선 국적선사의 발주물량을 감안할 때 선박 신조지원 프로그램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최소 수억 달러 규모로 추가 조성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 경우 후순위 투자부문을 맡고 있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한국자산관리공사, 산은캐피탈 등 정책금융기관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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