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형 회장 부자,'세아홀딩스 지분' 활용법은 [세아제강 지주사 전환]책임·독립경영 별개 30% 보유, 승계재원·지배력 유지 활용
박창현 기자공개 2018-04-12 08:26:10
이 기사는 2018년 04월 11일 16: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아제강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됨에 따라 기존 대주주인 이순형 회장과 장남 이주성 부사장의 지배력이 보다 극대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주사 전환 후속 절차로 지주회사와 사업회사간 지분 맞교환이 이뤄지면 지배주주 지분율이 크게 올라가기 때문이다.이순형 회장 부자는 세아제강그룹 지배력 강화 전략과 별개로 세아홀딩스에 대한 영향력도 여전하다. 보유 지분율만 30%가 넘는다. 지주사 전환 명분으로 차세대 경영인들의 안정적인 책임·독립 경영을 내세운 만큼 점진적으로 보유 지분 처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분 처분으로 확보한 현금은 승계와 신규 투자 재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지분 매매가 시급한 현안이 아닌 만큼 여유롭게 매각 시점을 잡을 수 있다. 또 세아홀딩스 주주권 행사 차원에서 지분을 계속 유지하는 선택도 가능하다.
세아제강이 지주사 체제 전환에 나서면서 '세아홀딩스=이태성 부사장, 세아제강=이주성 부사장'의 오너 3세 경영구도가 더욱 뚜렷해졌다는 평가다. 세아홀딩스와 세아제강은 각각 특수강과 강관 사업을 독자적으로 경영하고 있다.
독자 운영의 근거는 지배 주주와 경영진의 차이다. 세아홀딩스는 고 이운형 회장의 부인인 박의숙 회장과 장남 이태성 부사장이 오너십을 갖고 있다. 상속 절차를 거치면서 이태성 부사장이 35.12%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에 올랐다. 박의숙 회장 지분율도 10.65%에 달한다. 여기에 세아이운형문화재단(3.1%)과 개인회사 에이치피피(5%) 등 우호세력 지분까지 합치면 과반이 넘는다.
박의숙 모자는 모두 세아홀딩스 등기임원이다. 이태성 부사장이 전략과 투자를 중심으로 경영을 총괄하고 있고, 박의숙 회장은 경영 자문을 맡고 있다.
반면 세아제강은 이순형 회장 부자가 지배주주다. 이순형 회장 가족회사인 에이팩인베스터스가 11.56%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다. 이주성 부사장과 이순형 회장 또한 각각 11.48%, 11.3%의 개인 지분을 갖고 있다. 향후 지주사 체제로 전환되면 지분율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이순형 회장은 세아제강의 대표이사 회장이다. 이주성 부사장 또한 경영기획본부장 겸 영업본부장으로서 이사회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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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점이 있다면 상호 계열사 지분 보유량이다. 원래 형제인 이운형 회장과 이순형 회장은 엇비슷하게 세아홀딩스와 세아제강 지분을 나눠갖고 있었다. 하지만 이운형 회장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지배구조도 요동쳤다.
상속 계획에 따라 이운형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계열사 지분 대부분이 장남인 이태성 부사장에게 돌아갔다. 상속 재산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세금 부담도 커졌다. 부과된 상속세만 19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태성 부사장은 사실상 독립 경영이 이뤄지고 있던 세아제강 지분을 팔아 상속 재원을 마련했다.
실제 2013년 상속 이후 수년 째 매도 행렬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태성 부사장은 2013년 상속 절차가 마무리되자 세아제강 지분율이 10.74%에서 19.12%로 급등, 최대주주에 등극했다. 하지만 이듬해부터 세아제강 지분을 꾸준히 팔고 있다. 2014년부터 올해 2월까지 총 51 차례에 걸쳐 지분 14.92%를 처분했다. 연이은 주식 처분으로 현재는 4.2%의 지분만 남아있다. 지분 매도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850억원이 넘는다.
반면 상속 이슈가 없었던 이순형 회장 일가는 아직까지도 세아홀딩스에 대한 탄탄한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 이주성 부사장은 세아홀딩스 개인 지분율만 17.95%에 달한다. 이태성 부사장에 이은 2대주주다. 이순형 회장 또한 박의숙 회장보다 많은 12.66%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번 지배구조 재편을 계기로 세아홀딩스와 세아제강지주는 완벽한 독립 경영 체제를 구축한다. 그 연장선상에서 이순형 부자가 보유하고 있는 세아홀딩스 지분 30.61% 역시 경영 참여와 무관한 투자 자산의 성격이 강해졌다. 11일 종가(12만 8500원) 기준으로 보유 지분 시장 가치는 1570억원에 달한다.
독립·책임 경영 명분을 내세웠지만 지분 매각과 관련해 강제성은 없다. 필요에 따라 최적의 시점에 지분을 매각하면 된다. 이주성 부사장 입장에서는 이태성 부사장이 그랬던 것처럼 세아홀딩스 지분을 상속재원으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는 세아제강 지주사 전환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지주사 체제 출범 이후 구체적인 승계 계획을 마련할 것으로 점쳐진다.
당장 자금이 필요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세아홀딩스에 대한 지배력을 계속 유지하면서 주주권을 행사하는 선택도 가능하다. 배당 창구로 활용하거나, 세아홀딩스 이사회 참여 명분으로 삼는 방법이 그것이다. 이순형 회장의 경우, 탄탄한 지배력을 기반으로 현재 세아홀딩스 대표이사직도 맡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태성 부사장 일가는 상속 재원 마련 때문에 세아제강 지배력을 포기했지만 이순형 회장과 이주성 부사장은 여전히 세아홀딩스 지분이 상당하다"며 "갑작스럽게 상속 이슈가 발생한 이태성 일가와 달리 이순형 회장 일가는 시간적 여유를 갖고 승계 전략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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