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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유화가 밀어주는 '에이원상사' 정체는 138억 일감·80억 보증·건물 담보 제공, 친인척 '이교웅'씨 소유

박창현 기자공개 2018-04-16 13:01:00

이 기사는 2018년 04월 12일 11: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대표 중견 화학업체인 대한유화그룹이 재계의 내부 일감 해소 행보와 다른 길을 걷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대 수혜기업은 무역 계열사 '에이원상사'다. 지난해 첫 내부거래를 텄고 지급 보증과 건물 담보 등 우회 자금 지원도 받고 있다. 에이원상사는 오너 이순규 회장의 친인척인 이교웅 씨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대한유화그룹은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탄탄한 수직계열화 체제를 갖추고 있다. 대한유화가 화학 제품들을 생산하면 최대주주이자 이 회장 개인회사인 '케이피아이씨코포레이션(KPIC)'이 시장에 갖다 파는 구조다. 두 기업간 내부거래 규모가 클 수 밖에 없다.

실제 대한유화는 작년 매출 1조 7794억원 가운데 47.9%에 해당하는 8523억원을 KPIC를 통해 벌어들였다. KPIC는 대한유화 생산 제품을 해외에 팔아 수익을 얻고 있다. 해외 판매 비중이 90%가 넘으며, 마루베니(MARUBENI)와 인터켐(Interchem), 미쓰비시(Mitsubishi) 등 글로벌 업체들이 주요 고객사다.

양 사간 탄탄한 수직계열 시스템이 구축돼 있는 상황에서 지난해 새로운 특수관계자가 내부 거래에 참여했다. 에이원상사가 그 주인공이다.

에이원상사는 2013년 설립된 기업으로 석유화학제품 수출입업을 영위하고 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에이원상사는 KPIC와 내부거래를 텄다. KPIC가 138억원 어치의 제품을 에이원상사에 넘기는 거래였다. 에이원상사는 그 해 24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KPIC로부터 매입한 상품을 재판매해 대부분의 매출을 달성한 것으로 분석된다.

에이원상사

단순 일감 뿐만 아니라 자금 지원도 이뤄졌다. KPIC는 에이원상사에 대해 540만 달러 규모의 외화매입대금 지급보증을 서고 있다. 한화 57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이와 별개로 일반자금 대출에 대해서도 27억원의 지급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유형자산을 담보로 내놓기도 했다. KPIC는 에이원상사를 위해 서울 중구 소공동 117번지 소재 건물까지 담보로 제공했다. 담보 설정액은 1320만 달러(한화 140억원)며, 담보권자는 신한은행이다.

에이원상사는 자본금이 10억원도 안되는 소규모 기업이다. 여기에 설립 후 적자가 누적되면서 3억원의 결손금까지 쌓여있는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PIC가 든든한 자금줄 역할을 해준 덕분에 안정적으로 사업활동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에이원상사는 KPIC나 대한유화와 지분 관계가 전혀 없다. 연결고리는 혈연이다. KPIC는 이순규 회장과 부인 김미현 씨 100% 가족회사고, 에이원상사는 이교웅 씨 100% 개인회사다. 돌림자 항렬을 따져봤을 때 이교웅 씨는 이 회장의 아들이나 조카로 추정된다. 이정호 대한유화 창업자는 총 6명의 자식을 뒀다. 이 회장은 이 창업자의 4남이다. 2세 항렬에서는 이택규, 이현규, 이용규, 이순규 처럼 '규' 돌림자를 썼다. 3세들은 현재 '교'자 돌림자를 쓰고 있다. 대한유화 주주들인 이교임, 이교석, 이교혁 씨 등이 대표적이다.

이를 고려했을 때 이교웅 씨는 이 회장의 다음 항렬대 친족으로 추정된다. 더욱이 개인회사를 통해 직·간접인 자금 지원에 나설 정도면 직계가족일 가능성이 높다. 다만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대한유화와 KPIC 모두 함구하고 있다. KPIC 관계자는 "에이원상사에 대해 설명할 부분이 없다"며 "공시 내용 그대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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