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보험업계 M&A 복병되나 보험분야 강화 공식 언급…"단시일내 실현가능성은 낮을듯"
신수아 기자공개 2018-04-23 10:15:24
이 기사는 2018년 04월 20일 18: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지주가 보험업계 M&A시장의 복병으로 등장했다. 그간 금융사 인수합병을 두고 '정중동'의 자세를 취해 온 하나금융지주는 1분기 실적발표회를 통해 비은행 부문 강화의 일환으로 '보험' 분야를 공식 언급했다. 최근 본격화되고 있는 보험사의 인수전에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그간 보험사 M&A시장에서 하나금융지주의 존재감은 크지 않았다. 보험사 M&A에 대해서 회장부터 CFO까지 적극적으로 입장 표명에 나선 KB금융·신한금융과는 다르게 하나금융은 그간 침묵을 지켜왔기 때문이다. 특히 ING생명의 매각이 가시화되면 KB금융과 신한금융의 경우 구체적인 움직임이 포착됐다. 실사 작업에 참여하는 등 다각도로 협상에 나섰다는 소문이 공공연히 흘러나왔다. 금융지주사의 맞춤형 매물로 부각되며 마치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양자구도'로 비춰지던 상황이다.
그러나 하나금융이 '태세전환'을 선언하며 보험사 M&A 시장의 변수로 등장할 조짐이다. 곽철승 하나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0일 '하나금융지주 2018년 1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 에서 "M&A 기회가 있으면 증권이든 보험이든 모두 관심을 갖고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한 전략을 써나갈 계획"이라고 선언했다. 특히 이에 대한 배경으로 "다른 경쟁사들과 차이가 비은행 부문에서 나타난다는 것은 하나금융지주도 인식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타 금융지주와의 경쟁에 기꺼이 참여할 수 있다는 점도 시사했다.
현재 하나금융은 외환은행을 인수하며 퀀텀점프했지만 금융지주사로는 신한·KB·농협금융에 이어 만년 4위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지주내 보험사로는 하나생명이 유일하다. 하나생명의 총 자산은 4조2924억원, 이는 업계 내 최하위권이다.
총자산을 기준으로 생보 빅3(Big 3)는 삼성생명(253조9345억), 한화생명(109조4072억), 교보생명(95조74억)으로 하나생명은 상위권 업체와 자산 측면에서 최대 60배 이상 벌어진다. 동종 금융지주 계열인 신한생명(29조484억원)과도 7배, 상대적으로 규모가 적은 KB생명(9조497억원)과도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하나생명의 실적도 부진했다. 지난해 하나생명은 새로운 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준비하며 일회성 비용이 대거 발생했다. 여기에 저축성보험에서 보장성보험으로 포트폴리오의 축이 변화하며 영업 실적도 악화되는 추세다. 2016년 3분기까지 전체 포트폴리오중 저축성보험의 비중은 70%를 넘었지만 2017년 말 50%까지 떨어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를 둘러싼 규제가 변하며 방카슈랑스나 저축성보험을 통한 사업 확대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라며 "지주 계열 보험사의 메리트가 없어진 상황에서 입지 확대를 위해선 결국 우량한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보험사를 M&A하는 방법이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하나금융이 손해보험사를 산하에 두고 있지 않은 만큼 향후 손보사 M&A 시장에서 모습을 비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MG손해보험이 금융지주사를 포함한 국내외 전략적투자자(SI)에 인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불거진데다 롯데손해보험나 메리츠화재 등의 잠재적이 매각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신규 라이센스를 취득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중소형 손보사를 통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는 의미다.
앞선 관계자는 "다만 손보사의 경우 오랜 경쟁 구도로 인해 순위변동이 전무한 상황"이라며 "상위권 손보사가 매물로 출회되지 않는 이상 인수 메리트가 크지 않다는 게 중론"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급한불'을 끄기 전에는 보험사 M&A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기 힘들다는 전망이다. 하나UBS자산운용 인수가 마무리 되어야 추가적인 M&A 행보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의미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외환은행을 인수하기 전 보험사 인수에 대해서 수차례 언급한 전력이 있다"며 "이후 외환은행과의 합병 때문에 비은행 부문이 우선순위에서 밀렸고, 현재는 자산운용사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인해 M&A 시장에서 총력을 펼치지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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