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4월 26일 08: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공언했던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 이디야가 추진 계획을 무기한 보류했다. 실사 완료는 물론 상장 예비심사 청구 직전 알려질 만큼 전격적 결정이었다. 이디야의 선택은 주관사를 비롯 IB, 프랜차이즈 업계 모두에 큰 아쉬움을 남겼다.주관사 미래에셋대우 입장에선 무일푼으로 수 개월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적잖은 에너지 투입이 공수표로 돌아오면서 실망감이 컸다. IB나 관련 인더스트리 역시 프랜차이즈 직상장 1호 기업 탄생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허탈감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디야 입장에서도 대규모 실탄 확보 무산, '상장사' 타이틀 포기 등 많은 기회비용이 발생했다. 실제 공모 자금으로 마련할 예정이던 경기도 평택의 로스팅 공장 설립비를 내부 자금 등으로 충당해야 한다. 해외 진출 시 기대하던 상장사 프리미엄도 접게 됐다.
문창기 이디야 회장은 모든 기회비용을 감수키로 하면서 IPO 계획을 접었다. 주주-가맹점 간 이해상충 이슈에 대해 점주와 직원들의 우려를 수용했다. 원가경쟁력 제고를 위한 공장 신설 자금도 중요했지만 그에 앞서 가맹점과의 상생 구축이 먼저라 판단했다.
최근 만났던 문 회장의 얼굴엔 적확한 판단이란 확신이 가득했다. 2200여 개가 넘는 가맹점 생존과 미래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 기업가치를 높이는 과정에서 가맹점이 희생될 가능성을 봉쇄했다. 이들이 흔들리면 궁극적으로 이디야 역시 온전할 수 없다고 믿었다.
물론 문 회장도 IPO를 접은 것에 대해 시장의 비판과 파장을 걱정했다. 그렇다 해도 가맹점과 등을 돌릴 순 없었다. 이디야 자체 펀더멘털이나 심사 요건 등은 증시 문턱을 넘을 수 있을 만큼 탄탄하다는 자신감 덕분에 향후 IPO 재추진 의사는 분명히 드러냈다.
문 회장의 결단은 오롯이 이디야의 뼈대인 가맹점을 위해서였다. 이디야가 커피 업계의 '착한 기업'으로 통한 이유는 다른 곳에 있지 않다. 가맹점과 공생, 수년 내 해외 진출 현실화는 이디야의 가치를 더욱 배가할 요인이다. 문 회장의 결단을 지지하고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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