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볕들날 언제쯤...당국 예상 빗나가나? [코스닥 벤처펀드 점검] ①펀드 설정액 2조 눈앞, 코스닥지수는 우하향…메자닌 투자 선호 '걸림돌'
이효범 기자공개 2018-05-02 10:44:14
이 기사는 2018년 04월 27일 15시2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벤처펀드에 2조원에 육박하는 자금이 유입됐지만 코스닥 지수는 900선에서 다시 멀어지고 있다. 지수는 이달 초 코스닥 활성화 정책의 기대감으로 상승 곡선을 그렸지만 중순 이후 다시 하락세다. 정부가 코스닥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야심차게 준비했던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업계에서는 코스닥벤처펀드의 자금이 코스닥 시장으로 유입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설정일 이후 6개월 이내에 코스닥벤처펀드 요건을 갖추기만 하면 된다는 규정때문에 운용사들이 종목 편입을 서두르지 않는다는 얘기다.
더욱이 많은 운용사들이 안정적인 메자닌 채권의 편입 비중을 높이는 운용전략을 구상한다는 점은 코스닥 시장 활성화 정책의 걸림돌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실제로 시장에 유입되는 자금은 코스닥벤처펀드로 들어온 자금 중 일부에 국한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코스닥 지수 900선 아래로…코스닥벤처펀드 효과 미미
코스닥벤처펀드는 지난 5일부터 출시돼 같은달 16일 기준으로 설정액 1조원을 돌파했다. 영업일 기준으로 8일 만에 모인 자금이었다. 이 기간동안 코스닥 지수도 상승곡선을 그렸다. 코스닥벤처펀드 출시일 868.93을 찍었던 코스닥 지수도 우상향 곡선을 그리더니 펀드 설정액이 1조원을 넘어선 이튿날인 17일 901.22를 기록했다.
당시 코스닥지수가 900선을 넘은 것은 지난 2월 1일(908.20) 이후 두 달 보름만의 일이었다. 코스닥벤처펀드에 대규모 자금이 유입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에 대한 기대감이 코스닥 지수를 끌어올렸던 것으로 전문가들은 해석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최근 들어서는 코스닥 지수와 코스닥벤처펀드 설정액 간에 상관관계를 찾기는 어려운 양상이다. 코스닥 지수는 이달 중순부터 900선을 밑돌았다. 등락이 있긴 했지만 지난 25일 기준 869.93까지 하락했다.
이 기간 코스닥벤처펀드는 흥행몰이를 지속했다. 꾸준히 자금을 모으더니 25일 기준 설정액은 1조9090억원을 기록하며 2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코스닥벤처펀드에 자금 유입이 지속됐지만 오히려 코스닥 지수는 떨어진 셈이다.
이같은 현상에는 여러 변수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달 초 코스닥벤처펀드의 설정액 증가했지만 운용사들이 코스닥 종목을 편입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최근 바이오기업에 대한 거품론도 코스닥 지수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금감원의 회계감리와 함께, 유진투자증권의 '바이오 버블' 보고서를 두고 파장이 커지면서 코스닥 지수의 상승세에 제동을 걸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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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 청약 앞두고 코스닥 자금 유입 기대…메자닌 투자로 유입세 제한 전망
업계에서는 코스닥벤처펀드의 자금이 오는 5월부터 코스닥 시장으로 점차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오는 5월부터 다수의 공모주 청약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코스닥벤처펀드의 최대 장점으로 꼽히는 공모주 30% 우선배정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는 운용자산의 35%를 벤처기업이나 코스닥 주식으로 채워야 한다.
A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설정 이후 6개월 내에 요건을 맞추면 되기 때문에 벌써부터 종목을 담을 필요는 없다"며 "최근 코스닥 시장의 분위기도 불안한데다 우선 메자닌채권을 확보하는데 주력하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들어온 자금은 단기 국채 등으로 거의 리스크가 없는 자산을 담아 운용하고 있다"고 했다.
B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코스닥 공모주 첫 청약 나오는 5월부터는 서서히 코스닥 종목에 자금 흘러갈 것"이라며 "설정일 이후 6개월 전까지 공모주를 우선배정 받기 위해서는 코스닥 종목 35%를 의무적으로 편입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코스닥벤처펀드가 메자닌 채권 편입을 선호한다는 점에서, 코스닥 시장에 실제 유입되는 자금이 크지 않을 것이란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코스닥벤처펀드는 앞선 요건에 따라 전체 운용자산의 50%를 벤처기업이 발행하는 신주에 투자해도 무방하다. 신주에는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의 메자닌채권도 포함된다.
C운용사 대표는 "이 펀드의 핵심은 운용자산의 절반을 코스닥벤처기업에 투자해야 하는데 이 부분에서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직접 코스닥벤처기업의 구주에 투자하기보다는 만기시 상환가능성이 더 높은 메자닌채권의 편입 비중을 높이는게 더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
D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코스닥벤처펀드를 운용하는 운용역들은 대부분 공모주 운용 경험이 많은 반면 코스닥 주식 운용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경우가 많다"며 "운용역이 코스닥 종목을 편입하기보다 메자닌 채권을 주로 채우려는 배경에는 이같은 펀드매니저들의 성향도 반영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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