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5월 18일 08: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채권시장 엄친아', '스테디셀러 이슈어'. 부채자본시장에서 화려한 수식어가 붙는 이슈어는 LG그룹, 그것도 핵심은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 전자 계열사다. 올해는 비전자 계열 LG화학이 회사채 시장 최초로 1조원 발행을 성사시키며 그룹 위상을 더 끌어올렸다.사실 전자와 디스플레이가 조 단위 청약금을 넘긴 경우는 손에 꼽힌다. 지난해부터 자주 등장한 청약 1조원 이슈어와 비교하면 두드러진 부분도 딱히 없다. 하지만 수년 간 발행 동안 투자자는 늘 차고 넘쳤다. 기관들은 항상 북적였다. 단 한 해도 거르지 않았다.
LG전자나 LG디스플레이가 쌓은 DCM 시장 위상과 이미지는 공모 시장에서 형성됐다. 특히 LG디스플레이는 2012년 이후 3조 원이 넘게 조달하는 동안 공모로만 회사채를 발행했다. AA급이 즐비하지만 사모채가 빈번한 롯데 계열사들은 꿈도 꾸지 못한 평판이었다.
최근 LG그룹 전자 계열사들 안팎엔 이상 기류가 감지된다. LG전자는 연초 작정이나 한 듯 사모채 발행을 폭발적으로 늘리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설립 이래 처음으로 사모시장을 찾았다. 여전히 공모 시장 기반임은 분명하지만 사모채쪽도 눈을 돌리고 있다.
물론 사모채 역시 기업의 전략적 선택일 수 있고 불가피한 판단일 수 있다. 장기물 회사채를 원하는 특정 기관에서 물량을 달라고 하면 간편하게 발행하는 게 효율적일 수도 있다. 회사채 신고서 의무도 없는 만큼 정보를 공개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피하게 된다.
하지만 이들의 사모채 확장과 시장 팽창이 가져올 폐해도 적지 않다. 사모채는 특정 소수와 가격 협의를 통해 발행된다. 기준이 되는 금리가 있지만 과정에서 투명성과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는다. 사모채 시장 팽창은 곧 공모채 시장 왜곡과 구축으로 이어진다.
최근 사모채는 공모채와 다를 바 없을 만큼 대형화, 장기화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실상 공모채의 모습을 가진 사모채들이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특히 공모채 시장을 책임지는 AA급 우량사들이 비우량사보다 더 적극 사모채 시장 파이를 키워가고 있다.
LG 전자 계열사들은 공모채 시장 성장을 책임져온 간판급 이슈어다. 사모채는 당장의 간편함과 은밀함 덕분에 달콤하다. 하지만 궁극엔 공모채 시장 위축이란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 그래서 간판급 이슈어의 사모채가 불편하다. 외도가 기우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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