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D엔진, 경영진 전면 개편…'선박영업·재무관리' 방점 고영열 대표, 핵심고객 '대우조선'서 35년 근무…김관식 CFO, 금호 곳간지기
심희진 기자공개 2018-07-04 08:20:46
이 기사는 2018년 07월 03일 14: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소시어스-웰투시 컨소시엄을 새 주인으로 맞은 HSD엔진이 경영진을 재편했다. 기존 사내이사였던 김동철 대표와 김일도 전무가 물러나고 그 자리에 고영열 대표와 김관식 부사장이 새로 임명됐다. 주력 제품인 선박용 디젤엔진의 영업 역량과 재무건전성 관리를 강화한 것이 이번 인사의 핵심이다.HSD엔진은 지난달 8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고영열 전 대우조선해양 사업총괄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사장)에 선임했다. 이와 동시에 김관식 케이에프 대표를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로 임명했다. HSD엔진의 경영권이 두산중공업에서 소시어스-웰투시 컨소시엄으로 이관되면서 사내이사를 비롯한 주요 경영진이 대거 교체됐다. 사명도 기존 두산엔진에서 HSD엔진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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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대우조선해양 자문역으로 물러난 고 사장은 이듬해 한림해운 사장으로 현업에 복귀했다. 2017년에는 법무법인 광장으로 또 한번 거처를 옮겨 조선해운 전문위원으로 활동했다.
조선업 전문가가 HSD엔진의 대표를 맡은 건 설립 이래 처음이다. 업계에선 HSD엔진이 선박용 디젤엔진의 영업망을 강화하기 위해 고 사장을 신임 대표에 선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선박용 디젤엔진은 HSD엔진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책임지고 있는 핵심 사업부다. 고 사장은 35년간 선박 관련 업무에만 종사한 잔뼈 굵은 인물로 엔진 납품 체계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고 사장이 오랜 기간 몸 담았던 대우조선해양이 HSD엔진의 핵심 고객사라는 점도 경영활동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전체 선박엔진의 70%가량을 HSD엔진으로부터 조달하고 있다. HSD엔진은 매년 매출의 30% 안팎을 대우조선해양과의 거래로 확보하고 있다. 주요 고객사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이다. 지난 1분기에도 HSD엔진의 매출 1090억원 중 35%인 380억원가량을 대우조선해양이 담당했다. HSD엔진이 새 주인을 맞은 후 477억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맺은 첫 거래처도 대우조선해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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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 전문가인 김 부사장을 영입한 데에는 재무구조를 개선하려는 HSD엔진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2010~2011년까지만 해도 HSD엔진은 현금성자산 규모가 총차입금을 웃도는 '순현금' 기조를 유지했다. 2000년대 중후반 조선업이 사상 최고의 호황을 누리면서 선박용 디젤엔진의 판매가 급증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조선업 침체로 2012년 HSD엔진의 신규수주가 전년대비 70% 줄어든 3463억원을 기록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선수금이 감소한 탓에 현금 보유량이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순차입금은 2012년 458억원, 2013년 1239억원, 2014년 2133억원, 2015년 2723억원 등으로 매년 증가했다. 2016년 두산밥캣과의 주식교환(swap)으로 지분법평가차익이 발생하면서 순차입금이 2360억원으로 소폭 줄었으나 2017년 다시 2907억원으로 늘었다.
김 부사장이 최근 10여년간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곳간 관리를 전담해왔다는 점을 들어 HSD엔진의 부채 감축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HSD엔진이 기존에 전무였던 CFO 직급을 이번에 부사장으로 격상했다는 점에서 고정비 절감, 제품 이익률 개선 등 김관식식(式) 구조조정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HSD엔진 관계자는 "사모펀드가 인수한 지 얼마 안됐기 때문에 경영진이 바뀐 것 외엔 큰 변화 없다"며 "조만간 조직개편 등이 단행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 확정된 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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