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화학, 저수익 대비 '빚상환' 집중 [슈퍼사이클 중견 화학사]②'유입현금 감소' 보수적 운용, 금융상품 팔아 차입금 상환
박창현 기자공개 2018-07-18 15:52:46
[편집자주]
슈퍼사이클(장기 호황)의 과실은 달콤했다. 원료 가격 하락, 공급 부족, 수요 증가 등 모든 가격 결정 요인들이 석유화학 업계 편이었다. 마진율이 개선되면서 한 해가 멀다하고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중견 화학사들도 유례 없는 호황기에 함께 웃었다. 하지만 취급하는 상품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상대적 박탈감은 더 크게 다가왔다. 쌓인 현금을 쓰는 방식도 각양각색이다. 슈퍼사이클에 올라탄 중견 화학사들의 실적, 재무, 지배구조 속사정을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7월 11일 15: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성화학이 원자재 가격 폭등에 따른 실적 부진에 대비해 보수적 자금 운용에 나서고 있다. 이익 감소로 영업활동 창출 현금이 줄어들자 금융투자 상품들을 처분해 운영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 아울러 이자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차입금 상환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동성화학은 지난해부터 원자재 가격 폭등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동성화학 주력 제품인 폴리우레탄 수지는 메틸렌디페닐디이소시아네이트(MDI)과 아크릴산(AA)이 주원료다. 기초 원재료 가격은 2016년 이후 글로벌 생산 업체들의 공장 가동 중단과 환경 규제 강화로 인해 크게 요동쳤다.
2016년 kg당 1414원에 거래됐던 MDI 가격은 지난해 2113원으로 50% 가까이 올랐다. 올해 초 가격이 다소 안정됐지만 여전히 1800원이 넘는 가격이 형성돼 있다. 또 다른 핵심 원료인 AA는 최근 3년간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다. 2016년까지만 해도 1200원 대였던 가격이 올해는 1600원을 넘어섰다.
매출 원가 상승으로 인해 수익성에 직격탄을 맞았다. 2016년 12%에 육박했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4% 대로 떨어졌고, 올해 1분기에는 1% 벽도 넘어서지 못했다. 심지어 규모가 가장 큰 국내법인은 작년과 올해 연속으로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작년 한해 5억 8000만원 규모의 영업적자가 났고, 올해 1분기 다시 9억원이 넘는 손실이 쌓였다. 그나마 가격 경쟁력을 갖춘 해외법인 덕분에 연결기준으로는 영업적자를 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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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부진으로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 창출력이 둔화되자 동성화학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보수적인 자금 운용에 나서고 있다. 적극적인 투자 활동에 나서기 보다는 운전자금 확보와 차입금 상환에 방점을 찍었다. 동성화학은 지난해 영업활동을 통해 78억원의 현금을 창출했다. 여기에 당기손익인식 금융자산을 팔아 총 127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이렇게 마련된 현금은 대부분 차입금 상환에 활용됐다.
2016년 말 기준으로 동성화학의 차입금 규모는 390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이듬해 단기차입금 87억원과 장기차입금 5억원을 갚으면서 차입금 총액을 298억원까지 줄였다. 올해 초에도 어려운 사업 환경에도 불구하고 추가로 장기 차입금 6억원을 더 갚았다. 그 결과 현재는 단기차입금 291억원만 남아 있는 상태다.
1분기에는 차입금 상환과 함께 배당금 지급에 따른 현금 지출이 컸다. 주주들에게 지급된 현금 배당금만 15억원이 넘었다. 이에 동성화학은 내부 유보 현금을 밑천 삼아 현금 지출에 대응했다. 실제 작년 말 170억원 수준이었던 현금성 자산은 올 1분기 129억원까지 줄었다.
결과적으로 동성화학은 영업활동 현금 창출력이 줄어들자 비핵심 금융자산을 처분해 운전자금을 마련하고, 금융기관 차입금 상환을 자금 지출 1순위로 뒀다. 차입금은 이자 비용이 수반되는 만큼 비용 절감을 위해 부채 상환에 방점을 둔 보수적 재무 전략을 구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차입금 상환으로 부채총액이 줄어들면서 재무건전성 지표인 부채비율도 낮아지고 있다. 2016년 말 77.5% 수준이었던 부채비율은 지속적인 대출 상환 노력 덕분에 올해 초 73.9%까지 떨어졌다. 동성화학 관계자는 "내부 자금 운용 지침 계획에 따라 지속적으로 차입금을 갚아나가고 있다"며 "지주사와 협의 하에 재무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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