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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코가 준 뭉칫돈이 '카드사' 웃게 했다 유보되던 국민행복기금 채권 매매대금 지급에 우리·KB카드 일시적 이익 늘어

조세훈 기자공개 2018-07-23 11:19:03

이 기사는 2018년 07월 20일 17: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금리 상승 등 각종 악재에 휘청이던 카드사들이 일회성 이익에 한숨을 돌렸다. 한국자산관리공사(이하 캠코)가 국민행복기금의 보유 약정채권을 모두 구매하면서 그 대금과 회수금 중 일부를 카드사에 일괄 지급했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은 당장 뭉칫돈이 들어와 반기순이익 지표는 개선됐지만, 앞으로는 이마저도 기대할 수 없어 새로운 수익원 창출이 시급해졌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캠코는 올해 상반기 카드사들에게 국민행복기금 사후정산금을 대규모로 일괄 지급했다. 사후정산금 지급을 중단했던 작년과는 사뭇 달라진 태도다. 캠코는 지난해 미지급 사유에 대해 "국회와 언론으로부터 국민행복기금이 금융회사에 초과회수금을 과다하게 지급하는 것에 대한 계속적인 비판 여론이 형성돼 지급을 유보했다"고 밝혔다.

다만 캠코측은 "(올해는) 국민행복기금 초과회수금 지급구조 개선 대책의 일환으로 약정 채권 등을 일괄 매각해 유보된 배분금 및 사후정산채권 매각에 따른 초과회수금 지급을 처리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은 올해 상반기 수백억원 규모의 사후정산금을 지급받게 됐다.

국민행복기금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가계부채 핵심 정책 중 하나로 2013년 3월 공식 출범했다. 행복기금은 3800여 금융사로부터 연체 6개월 이상, 금액 1억원 이하의 채권 10조6000억원 어치를 일괄 매입했다. 또 옛 신용회복기금 등이 보유한 연체채권도 넘겨받았다. 이중 약 80%의 채권이 사후정산 방식에 해당한다.

앞서 캠코는 국민행복기금이 사들였던 금융회사의 부실채권을 위탁 관리하고, 차후 매입대금과 관리비용을 초과해 회수되는 금액이 발생하면 금융사에 일년에 두차례 사후 정산을 해왔다.

그러나 캠코는 지난해 말 금융행정혁신위원회가 국민행복기금 보유 채권을 순차적으로 정리하라고 권고한데 따른 후속 조치로 국민행복기금 보유 약정채권을 국민행복기금측으로부터 모두 사들였다. 이 과정에서 나온 사후정산금 전액은 캠코와 카드사의 협의에 따라 일부 금액은 장기소액연체자 재단 설립 기금으로 기부하고 나머지는 카드사 등에 일괄 지급됐다.

사후정산금을 일괄 지급받은 카드사들은 올 상반기 한결 개선된 성적표를 내놓았다. 기부금을 제외하고도 지난해 두 차례 지급 유예됐던 정산금과 앞으로 받을 정산금이 한꺼번에 지급돼 그 액수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앞서 올해 1분기에 우리카드는 100억원을 사후정산금 명목으로 지급받았다. 2분기에는 국민카드가 370억원 상당의 사후정산금을 받았다.

특히 국민카드는 지난 1분기 총자산순이익률(ROA)이 0.95%로 떨어질만큼 고전했지만 이번 깜짝 이익으로 1686억원의 반기순이익을 거뒀다. 지난 2년 사이 최고 반기순이익이다. 상반기에 모든 카드사가 사후정산금을 지급받은 점을 고려하면 실적 발표를 앞둔 일부 카드사의 깜짝 실적이 예상된다.

그러나 앞으로가 문제다. 올해 이뤄질 카드수수료 원가 재산정을 앞두고 수수료 인하 압박이 강화되고 있으며 금리상승기에 따른 이자비용 증가 등이 겹치면서 카드사의 경영 환경은 더욱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매년 두 차례씩 들어오던 사후정산금마저 사라지면서 카드사들의 실적 유지는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악화된 시장 환경으로 영업수익이 전년 수준만 유지해도 상당히 잘한 것"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앞으로 사후정산금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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