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공익재단]신한금융그룹 공익사업 중심으로 '우뚝'[신한희망재단]사업 효율성, 투명성 합격점…목적사업비 증가율 '미미'
김선규 기자공개 2018-08-02 10:20:19
[편집자주]
국내 금융사들이 이윤을 사회에 돌려주겠다며 공익법인을 설립, 운영하고 있다. 교육·장학사업부터 사회복지사업, 의료·보건사업 등 분야도 다양하고 기부금(출연금) 규모도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이들 공익법인이 설립 취지에 맞춰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는 부족한 상황이다. 대기업집단 소속 공익법인을 대상으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운영 실태를 발표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더벨에서는 은행·보험·여전사 등이 설립시 출연하거나 최근 3년간 출연한 바 있는 공익법인 37곳(설립 1년 미만 제외)을 대상으로 운영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8월 01일 08: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간 서자(庶子)의 서러움을 받던 신한희망재단이 그룹 사회공헌활동의 적자(嫡子)로 우뚝 섰다. 지난 1월 신한은행에서 신한금융지주 산하 공익법인으로 입적(入籍)되면서 그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 신한지주가 그룹 차원에서 '희망사회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신한희망재단을 전초기지로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웠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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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희망재단의 역사는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7년 창립 100주년을 맞아 조흥은행이 설립한 '조흥백년재단'이 모태다. 당시 조흥은행은 창립 100년을 맞아 기념우표를 발행하고 조흥금융박물관과 조흥백년재단 설립을 추진했다. 하지만 호사다마(好事多魔)인지 100주년 축제분위기가 무르익던 중 한보사건에 휘말리면서 조흥백년재단 설립 행사조차 제대로 치르지 못했다.
신한희망재단은 설립 이후 상당한 부침을 겪었다. 2003년 신한지주가 조흥은행 지분을 100% 인수하면서 남의 집에 더부살이하는 서자(庶子)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2006년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의 통합은행이 공식 출범하면서 조흥백년재단도 신한은행희망재단으로 이름이 변경됐다. 모회사가 바뀌면서 개명까지 단행했지만 살림살이는 그리 나아지지 않은 듯 했다. 여기에 신한지주가 '신한장학재단'을 설립하면서 설 자리가 없어 보였다.
물론 신한지주가 조흥백년재단을 차별한 것은 아니다. 국내 소년·소녀 가장과 중국의 조선족,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의 고려인 학생에게 장학사업을 수행해온 조흥백년재단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장학금을 전달하기 위해 신한은행 부행장이 직접 비행기에 몸을 실기도 했다.
하지만 신한장학재단과 비교하면 보유자산과 사업규모가 초라했다. 2007년 신한은행 희망재단의 총자산은 16억원 안팎에 불과했다. 자회사로부터 출연 받은 기부금도 전무했다. 최초 출연금이 500억원에 달했던 신한장학재단과 비교하면 남루할 따름이다.
◇그룹 공익사업 중심에 선 '희망재단'
신한은행희망재단은 2009년부터 숨통이 조금씩 트였다. 목적사업에 '중소기업인력채용지원'이 추가되고 '신한음악상' 개최를 맡으면서 자회사로부터 지원사격을 받기 시작했다. 2010년 자회사로부터 자산을 출연 받은 신한은행희망재단의 총자산은 170억원으로 불어났다. 몸집을 키운 신한은행희망재단은 고유목적사업비로 120억원 이상을 지출했다. 대부분 사업비는 중소기업 고용지원과 목돈마련 적금지원에 들어갔다.
신한은행희망재단은 2013년 이후 고유목적사업을 크게 4가지로 나눠 진행하기 시작했다. 해외장학금지원, 학술연구, 고용지원, 신한음악사업 등이다. 2014년부터는 중소기업진흥공단과 협력해 '으뜸기업-으뜸인재 매칭사업'에 주력했다.
고유목적사업에 들어가는 연간 사업비는 20억~30억원 안팎으로 줄었다. 100억원 가까이 지출됐던 목돈마련 적금지원을 중단하면서 사업비가 크게 감소했다. 자회사 지원도 다시 줄었다. 또한 수익사업을 통해 고유목적사업을 지원할 수 없었다. 수익사업에서 고유목적사업준비금으로 전입되는 금액이 5000만원 안팎에 불과했다. 매년 20억 안팎의 신한은행 지원을 통해 목적사업을 영위했다.
주춤했던 신한은행희망재단은 2017년 다시 기지개를 켰다. 신한지주는 그룹의 미션인 '따뜻한 금융'을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 희망사회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한 신한은행희망재단을 지주 산하로 재배치하고 프로젝트 진행의 창구역할로 활용하기로 했다.
신한지주는 신한희망재단을 통해 연간 400억원 규모의 목적사업을 수행할 예정이다. 특히 소득주도의 성장을 지원하는 측면에서 고용노동부와 연계해 저신용자 재기지원을 위해 연 100억원 규모를 지출할 계획이다.
신한희망재단은 이사회도 새로이 꾸렸다. 지주 산하로 격상되면서 이사장도 종전 은행 부행장에서 지주 회장이 맡기로 했다. 지난해 말 자회사로부터 170억원의 재산도 출연 받았다. 또한 저소득층 재기, 지역공동체 지원사업, 교육 지원사업 등이 목적사업으로 추가됐다.
◇순자산 사용비율 9.64%…목적사업비 증가율 '제자리'
지난해 신한희망재단은 목적사업비로 총 18억원을 지출했다. 중소기업 인력난과 청년구직자 일자리의 미스매칭을 해소하기 위해 중소기업진흥공단과 연계해 추진하고 있는 '으뜸기업-으뜸인재 매칭사업'에서 15억원을 썼다. 매년 개최하는 신한음악상 사업 진행을 위해 2억5300만원을 지출했고, 8개국 490명의 학생에게 8000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했다. 목적사업비 대부분이 고용지원 관련된 비용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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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희망재단은 그간 수익사업을 통해 고유목적사업비를 마련하지 못했다. 이자수익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은 연간 5000만원 안팎이었다. 연간 20억원 정도를 목적사업비로 지출한다는 점에서 수익사업을 통해 고유목적사업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기 어려운 실정이었다. 2016년 경우 4600만원의 이자수익을 거뒀고 이중 4480만원을 고유목적사업준비금으로 전입했다.
부족한 자금은 신한은행으로부터 매년 20억원 정도를 출연 받아 공익사업을 진행했다. 실제 운용소득 공익사업 사용 여부가 (-)마이너스 18억원이다. 이는 수익사업에서 사용하는 운용소득으로 공익목적사업비를 충당하지 못한다는 얘기다.
다만 신한희망재단은 공익사업을 충실히 이행한 것으로 비춰진다. 순자산공익목적사업사용비율이 9.64%다. 이는 미국 공익지수 평가기관인 채리티내비게이터(charity navigator)가 요구하는 5%를 웃도는 수치다. 다만 지난해 말 자회사로부터 170억원의 재산을 출연 받기 이전의 순자산을 반영한다면 순자산공익목적사업사용비율은 45.75%에 이른다. 과거 3년간 데이터를 보더라도 40%이상을 유지해왔다.
신한희망재단의 지출액 중 99.59%가 목적사업비로 쓰였다. 이는 재단 직원과 별도의 사무실 등이 없어 재단운영비에 투입되는 비용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7명의 이사도 무급으로 신한희망재단에 참여하고 있다.
아쉬운 점은 고유목적사업비 증가율이 저조한데 있다. 신한희망재단 프로그램비용 증가율은 3.81%로 채리티내비게이터 최고점 평가기준치인 8%를 밑도는 수준이다. '으뜸기업-으뜸인재 매칭사업'에 대한 지원규모에 따라 프로그램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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