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 'GS그룹 빅뱅' 도화선 되나 [新공정법 후폭풍]'규제대상 포함' 오너家 소유구조 한계, 지분 처분시 지배구조 격변
박창현 기자공개 2018-08-28 08:15:27
이 기사는 2018년 08월 27일 14: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GS그룹 핵심 계열사인 GS건설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 그물망에 걸렸다. 오너 일가 소유 지분율 기준이 10% 포인트나 하향 조정된 것이 결정적이었다. GS건설은 온전히 오너 일가가 오너십을 구축하고 있다. 그룹 지주사인 ㈜GS는 지분이 단 한 주도 없다.공정위가 오너일가 중심 소유 구조에 메스를 대면서 사실상 가족회사 지배구조가 한계에 이르렀다는 분석이다. 공정위 규제를 피하기 위해서는 지분 매각이 불가피하다. 선례를 볼 때 지주사에 지분을 넘기는 'LG상사'식 모델이 효율적이다. 아울러 오너 일가가 여유 자금을 확보하면 ㈜GS 지분 확보 경쟁에도 불이 붙을 가능성이 높다. 공정거래법 개정이 GS그룹 지배구조 빅뱅의 도화선이 될 것이란 관측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GS그룹은 공정위의 공정거래법 개정 입법예고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핵심 계열사인 GS건설이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GS그룹은 그 동안 일감 규제 해소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대표적인 일감 수혜 계열사로 지목돼 온 '옥산유통'은 담배 유통 본업을 접었고, 시스템 통합 일감을 독식하고 있던 'GS ITM'은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하지만 이번 공정위 조치로 대마가 잡힌 모양새다. GS건설은 지주사가 아니라 오너가 집단 소유 체제가 구축돼 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9.76%) 등 오너 일가가 총 26.62%의 지분을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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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까지 상장사의 경우 오너 일가 지분율이 30% 이상이어야만 규제 대상에 포함됐다. 하지만 개정안에 따르면 그 기준이 20%까지 낮아진다. 따라서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GS건설 또한 규제 대상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GS건설이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포함되면 '내부 거래' 관리에 더 신경써야 한다. 물론 규제 대상에 이름을 올리더라도 바로 제재를 받는 것은 아니다. 유리한 조건과 사업 기회가 일방적으로 제공되고, 합리적 검토 없이 이뤄진 내부 거래에 대해서만 규제 조치를 받는다. 아울러 효율성과 긴급성, 보안성을 요하는 사업 또한 예외 적용을 받는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판례가 없고, 유권 해석에 따라 위법 여부가 갈릴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들은 리스크 자체를 제거하는 선택을 해왔다. 적법절차를 강조하면서도 대기업들이 2013년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 이후 지속적으로 내부거래를 줄이고 오너 일가 지분율을 낮춰온 이유다.
당장 GS건설은 지난해 10조 8117억원의 매출 가운데 6.2%에 해당하는 6805억원이 내부 일감이었다. 대부분 계열사 발주 공사를 GS건설이 수주하면서 발생한 내부 거래였다. 실제 GS파워와 보령LNG터미널, GS칼텍스, GS EPS, 파르나스호텔, GS포천그린에너지 등 설비 수주가 많은 계열사들이 고객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GS건설 입장에서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포함되면 계열사 거래에 보다 신중해야 한다. 자짓 총수일가 사익편취와 부당 지원 등 시비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거래 상대방 선정 방식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GS건설은 대체로 수의계약 형태로 내부 일감을 따냈다. 작년 4분기 경우 10건의 주요 내부 거래 가운데 8건이 수의계약이었다.
이 같은 리스크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서는 결국 지분 매각 수순을 밟을 수 밖에 없다. 오너 일가 가족회사였다가 지주사로 편입된 LG상사 선례도 있다. ㈜LG는 작년 11월 오너 일가들이 보유하고 있던 LG상사 지분 24.7%(957만 1336주)를 인수했다. 이 거래를 통해 LG그룹은 계열사 지배구조 단순화를, LG그룹 오너가는 3000억원 규모의 지분 현금화 기회를 잡았다.
㈜GS의 자금 사정을 고려해 주식 맞교환에 나설 수도 있다. 오너의 GS건설 보유분을 모두 취득하기 위해서는 1조원의 현금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분 맞교환에 나서면 GS건설 지분 취득 대가로 ㈜GS 신주를 지급하는 만큼 현금 유출 없이 지분 확보가 가능해진다.
어떤 방식이든지 GS건설 지분 이동은 GS그룹 가족 경영 판도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올해 들어 오너 4세들의 ㈜GS 지분 매입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분 확보 경쟁에 불을 지필 수도 있다.
대표적으로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 장남인 허서홍 상무가 올해 지분율을 1.22%에서 1.42%로 끌어올렸다.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의 장남 허준홍 전무도 장내 매수를 통해 4세 중 가장 많은 1.95% 지분을 확보했다.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장남인 허세홍 GS글로벌 대표 역시 올 7월까지 총 10만2426주를 매입,1.40%에서 1.51%로 지분율을 높였다. 공교롭게 모두 큰 집인 '고 허정구 명예회장' 일가들이다.
하지만 GS건설 지분 정리가 이뤄지면 핵심 주주인 고 허준구 명예회장 일가가 지배력 강화 기회를 잡게 된다. GS건설 지분을 지렛대 삼아 지주사 지배력을 높이는 선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허창수 회장(9.76%)과 동생들인 허정수 GS네오텍 회장(3.88%), 허진수 GS칼텍스 회장(5.07%), 허명수 GS건설 부회장(3.17%) 등이 핵심 멤버다. 그 연장선상에서 허윤홍 전무와 허철홍 상무, 허치홍 부장 등 직계 4세들의 존재감도 크게 부각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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