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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발변수에 규제 리스크 떠안은 '서브원·LG CNS' [新공정법 후폭풍]LG그룹, 지주사 중심 관리체제 구축…'위법성 없는 거래 프로세스' 관건

박창현 기자공개 2018-09-06 09:36:00

이 기사는 2018년 08월 31일 14: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그룹이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인해 예기치 못한 돌발변수를 만났다. 지주회사 체제 하에 사업 관리와 운용 효율성 제고를 위해 설립한 전문 계열사들이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으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다양한 계열사와 사업상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데다 비상장사들이라 일감 축소와 지배구조 재편 모두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LG를 중심으로 과감한 소유 재편 결정을 내리던가, 내부 일감 관리 수준을 더 높일 수 밖에 없는 처지다. LG그룹은 실제 입법까지 여러 절차가 남아있는 만큼 관련 사안을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입법예고된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간접 지배 계열사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시키고 있다. 오너 소유 기업의 자회사(지분율 50% 이상)들이 타깃이다. 규제 강화로 졸지에 LG그룹이 직격탄을 맞는 모양새다. 구광모 회장 등 오너 일가는 그룹 지주사인 ㈜LG 지분을 32% 보유하고 있다.

규제 강화 전까지도 ㈜LG는 일감 규제 대상이었다. 구광모 회장 등 오너 일가 측 보유 지분율이 규제 기준인 30%를 넘는다. 다만 소속 자회사들은 말 그대로 무풍지대에 있었다. 하지만 향후에는 ㈜LG가 50% 이상 지분을 갖고 있는 자회사도 규제 대상이 된다. 구매관리대행(MRO) 자회사인 '서브원'과 시스템통합(SI) 자회사 'LG CNS'가 대표적이다.

LG그룹 입장에서는 억울할 법도 하다. 두 계열사 모두 지주사와 대기업 경영 효율성을 위해 맞춤형으로 설립된 곳들이다. 경영 전략에 따라 최적의 지배구조를 구축해뒀는데 갑자기 일감 몰아주기 규제 리스크를 떠안게 된 형국이다.

서브원

서브원은 LG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할 때, 그룹 구매 관리 업무를 총괄적으로 맡기기 위해 별도로 세운 계열사다. 지분 또한 ㈜LG가 100% 소유하고 있다. 그룹 소모성 자재와 부자재 구매 일감을 서브원이 도맡고 있다. 여기에 LG트위타워, 계열사 공장 관리와 프로젝트 건설 사업도 담당하고 있다. 계열사와 내부 거래가 많을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지난해에도 서브원 전체 매출 5조 7100억원 가운데 79.4%에 해당하는 4조 5355억원이 내부 일감이었다. 직접적인 규제 대상이 되는 국내 계열사 내부 매출 거래액도 4조 2400억원에 달했다. 생산시설이 많고 매출 규모가 큰 LG디스플레이와 LG전자, LG화학 등과 거래가 많았다. LG디스플레이와는 작년 한 해 동안 1조 3787억원의 내부 거래가 있었다. LG전자와 LG화학도 각각 1조원에 육박하는 일감을 제공했다. 대부분 구매 대행과 프로젝트 건설 사업 일감들이었다.

LG CNS는 그룹 시스템 통합과 IT 프로세스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작년 매출 2조 3886억원 가운데 63.7%에 해당하는 1조 5228억원이 내부 거래였다. 이 중 1조 3793억원이 국내, 1435억원이 해외 계열사 거래였다. 계열사 전산시스템 구축과 하드웨어 장비 납품, 전산시스템 유지보수 일감이 매출로 연결됐다.

서브원과 LG CNS는 그룹 경영 효율성 제고를 위해 설립된 사실상의 특수 목적 계열사들이다. 따라서 내부 거래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더욱이 이들 자회사 지분 대부분을 ㈜LG가 갖고 있다. 오너 일가 지분은 구본무 회장과 구본준 부회장이 갖고 있는 LG CNS 1.12%, 0.28%가 전부다. 결국 내부 거래를 통해 창출된 대부분의 이익이 지주사 주주들에게 귀속된다.

하지만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되면 수직 계열 거래라는 이유만으로는 면죄부를 받을 수 없다. '상당히 유리한 조건'이나 '사업 기회 제공' 등 위법성이 없다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 공정위가 납득할만한 거래 프로세스를 정립하는 것도 향후 고민거리가 될 전망이다.

LG그룹은 공정거래법이 개정되기 위해서는 아직 여러 절차가 남아있는 만큼 실제 시행 시점까지 여러 쟁점들을 검토하고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원안대로 개정안이 통과되더라도 예외 조항인 '효율성'과 '보안성', '긴급성' 조항들을 적극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서브원은 계열사 구매 대행 업무를 총괄함에 따라 물품 대량 매입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효율성을 강조할 수 있는 대목이다. 또 LG CNS는 그룹 IT 시스템 업무를 전담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안성' 조항이 적용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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