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다리 두드린' 신동빈 회장, 이사회 의결권 미행사 임원 겸직 계열사, 자기거래금지 위반 고려..황 부회장 등 참석 이사 전원결의
김경태 기자공개 2018-10-18 08:25:00
이 기사는 2018년 10월 16일 18시0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이 신동빈 회장의 경영 복귀 후 대대적인 지배구조 개편을 단행했다. 이와 관련된 안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신동빈 회장은 롯제지주 참석 이사 중 유일하게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했다. 속도감 있게 지배구조 문제를 해결하는 중에도 상법과 공정거래법 등 관련 법령을 준수해 혹시 모를 논란의 여지를 차단한 것으로 풀이된다.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지난달 10일 이사회를 열고 보유 중인 롯데건설 보통주 275만9808주(8.58%)를 롯데케미칼에 매각하기로 했다. 또 호텔롯데·롯데물산으로부터 각각 롯데케미칼 보통주 410만주(11.97%), 386만주(11.27%)를 인수하기로 결의했다. 롯데케미칼으로부터 롯데푸드 보통주 1만1037주(0.98%)를 90억원에 인수하는 결정도 했다.
이번 지분 매각은 롯데건설과 롯데케미칼이 지주사 체제에 편입된데 따른 것이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의 행위제한 규정과 자회사의 행위제한 규정 위반을 해소하려는 조치다.
이날 롯데지주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황각규 부회장 등이 참석해 안건을 다뤘는데, 신 회장은 일부 안건에 관해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했다. 대신 참석 이사들이 지분 거래가격의 적정성, 거래조건의 공정성 등을 확인한 후 전원 찬성으로 안건을 통과시켰다.
신 회장이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한 것은 상법에 규정된 자기거래 금지 위반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신 회장은 이번 지분 거래를 단행한 계열사의 주주이자 대표이사다. 그는 롯데지주 지분 10.4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롯데케미칼의 경우 0.26%를 소유하고 있다.
또 신 회장은 현재 다양한 그룹 계열사의 등기임원을 겸직하고 있는데, 롯데지주와 롯데케미칼, 호텔롯데, 롯데제과의 대표이사다. 사내이사로 있는 곳은 롯데쇼핑과 롯데건설, 롯데칠성음료가 있다.
롯데지주에서는 롯데케미칼과의 롯데건설 지분 거래 등 일부 안건이 △상법 제398조 자기거래 △상법 제542조의9 제3항의 특수관계인과의 대규모 거래 △공정거래법 제11조의2에서 규정한 대규모 내부거래에 해당하는 것으로 봤다. 이에 따라 롯데그룹에서는 신 회장이 자기거래 승인에 있어 특별이해관계가 있는 이사라 판단했고,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됐다.
상법에서는 특별이해관계가 있는 주주 또는 이사가 이사회·주주총회의 자기거래 결의에 관해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사익을 위해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을 제한하기 위한 규정이다. 다수의 상장사에서 분쟁이 발생할 때 자기거래금지 위반이 거론된다. 위법한 자기거래를 한 이사는 상법상 특별배임죄나 업무상 배임죄 등이 적용될 수 있어 처벌도 무거운 편이다.
롯데그룹에서 빠른 속도로 지배구조 개편을 진행하면서도 향후 문제가 발생할 소지를 최소화하기 위해 적법한 절차를 밟는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관련 규정을 위반하지 않도록 철저히 검토한 후 지배구조 개편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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