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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 회계논란 리뷰]증선위, 금감원 제안 왜 거부했나④조치안 보완요청에 금감원 2012~2014년 회계 '수정권고' 제시

원충희 기자공개 2018-10-25 08:34:16

[편집자주]

삼성바이오 회계논란 여파는 개별기업 이슈로 그치지 않았다. 바이오업계를 넘어 기업공개(IPO) 시장, 삼성그룹 지배구조, 금융당국 간 알력, 회계제도의 신뢰성 문제로 번졌다. 지난 7월 제재가 결정되면서 사태는 다소 진정된 듯 하지만 이제 1라운드를 마쳤을 뿐이다. 최근 공개된 증권선물위원회 의사록을 통해 숨 가빴던 당시의 상황과 아직 끝나지 않은 이슈들을 되짚어봤다.

이 기사는 2018년 10월 23일 15: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6월 20일 개최한 3차 심의 후 금융감독원에 감리결과 조치안의 보완을 요청했다. 이에 금감원은 원안대로 의결하되 2012~2014년 삼성바이오로직스 장부를 수정토록 증선위가 권고하는 방안을 역으로 제시했다. 조치안 수정을 사실상 거부한 셈이다.

증선위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결국 초유의 재감리 명령을 결정하게 된다. 이전 장부처리 방향을 명확하게 정하지 않고선 2015년 회계처리 변경을 문제 삼을 수 없다는 이유다. 증선위와 금감원의 시각차는 신경전을 방불케 했다.

삼성바이오 회계감리 관련 마지막 증선위가 열린 7월 12일자 의사록에는 조치안을 두고 증선위와 금감원 간 이견을 보이는 모습이 나온다. 증선위원은 "지난 회의 후 금감원에 최종의견을 정해 알려 달라고 요청한 바 있고 이에 금감원은 원안대로 의결하되 2012년부터 지분법(공동지배)으로 수정토록 증선위가 권고하는 방안을 제시해 왔다"며 "하지만 금감원이 제안한 수정권고 방안은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첫째로 지적사항과 권고사항의 내용이 상충돼 처분이 불명확해진다"며 "원안은 2012년부터 2014년의 연결 회계처리를 2015년에 부당하게 변경했으므로 원래대로 연결로 되돌려 놓으라는 것으로 이해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둘째로 이는 증선위원들의 의견에 대한 오해를 초래할 우려가 있는데 증선위는 안건 심의과정에서 회계처리기준 위반혐의가 발견된 것으로 보고 있으며 2012∼2014년 회계처리는 최종적 결정까지 이르지 못한 상태"라며 "만일 증선위가 최종적인 판단을 그렇게 내렸다면 그에 대한 처분을 해야 되는 것이고 구속력 없는 권고로 갈음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증선위는 앞서 6월 20일 개최한 3차 심의에서 금감원에 조치안 보완을 요청했다. 2015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종속회사(삼성바이오에피스) 회계처리 위반여부는 이전 기간(2012~2014년) 회계처리의 적정성을 함께 검토해야 정확한 판단이 가능하다는 의견에 따른 조치다.

증선위의 이 같은 기류는 6월 12일자 의사록에서도 엿볼 수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기업(연결)과 공동지배기업(지분법) 가운데 어느 것으로 처리해야 하느냐를 두고 심의하던 중 한 위원은 "(금감원의) 이 조치안 체계가 정치(精緻)하지 않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며 "2012년, 2013년, 2014년에 양쪽(연결·지분법) 다 가능하다고 하는데 논리적인 일관성이나 정합성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금감원은 원안수정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2012년부터 연결이 아닌 지분법으로 처리하는 것을 증선위 권고로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증선위의 조치안 변경요청도 흔치 않은 일이지만 금감원이 이를 거부하는 것 역시 이례적이었다. 금감원으로선 2015년 이전 사항을 부각시키기 보다 2015년도의 회계처리 변경부분을 중점으로 다뤄야 한다는 입장이 확고했다. 이 같은 시각차는 재감리 명령이란 초유의 일로 이어졌다.

금감원은 결국 삼성바이오 재감리를 마무리하면서 증선위가 요청한대로 2012~2014년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연결 처리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내용을 조치안에 추가했다. 다만 2015년 회계변경이 부당하다는 원안은 손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쟁점의 범위는 2015년 회계처리 변경을 주요 사안으로 다루려했던 금감원의 의도와 달리 2012년 사업보고서로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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