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 보험계열사 '농업지원비' 부담 가중 그룹 '부담률' 하락, 보험만 급등…영업수익 위주 부과기준 탓
원충희 기자공개 2018-11-07 15:57:16
이 기사는 2018년 10월 31일 08시1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협금융그룹의 농업지원사업비(옛 명칭사용료) 부담이 완화된 가운데 보험계열사들은 되레 가중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원인은 영업수익(매출액) 기준으로 사업비를 부과하기 때문인데 보험사들은 수입보험료가 매출로 인식되면서 순이익 대비 부담률이 유독 크다.농협금융그룹이 발표한 '2018년 3분기 경영실적'에 따르면 농업지원사업비는 2893억원으로 전년 동기(2721억원)대비 소폭 증가했다. 그러나 농업지원사업비 부담 전 순이익(1조2803억원)을 감안하면 부담률은 22.6%로 작년 같은 기간(29.3%)에 비해 완화됐다. 그룹 순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농협은행의 농업지원사업비 부담률이 32.1%에서 20%로 낮아진 덕분이다.
다만 비은행 계열사로 시선을 돌려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농협생명보험의 농업지원사업비 부담률은 77.3%로 전년 동기(32.5%)대비 크게 치솟았다. 농협손해보험 역시 5.7%에서 84.1%로 급등했다. NH투자증권의 경우 부담률은 4.6%로 지난해 같은 기간(4.7%)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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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지원사업비는 농협중앙회가 농가지원에 사용되는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농협계열사들에게 받는 분담금이다. 농협금융계열사들이 연 4000억원 가량을 부담하고 있다. 예전에는 '명칭사용료'로 불렸지만 지난 2016년 농협법을 개정해 농업지원사업비로 항목을 변경했다. 명칭사용료란 이름 탓에 농협 브랜드 사용대가로 인식되면서 브랜드사용료를 너무 많이 거둬간다는 오해를 받았기 때문이다.
농업지원사업비는 직전 3년 평균 영업수익을 기준으로 부과된다. 농협금융 전체적으로 농업지원사업비 부담률이 완화된 가운데 유독 보험계열사들의 부담이 가중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은행의 경우 영업수익이 이자수익, 비이자수익 등으로 구성된 반면 보험은 수입보험료(보험료수익)가 매출로 인식된 탓이다.
은행은 예·적금으로 받은 돈을 대출 등으로 운용하면서 얻은 이자가 주요 수입원이다. 만약 예금으로 유치한 돈 1억5000만원 중에서 1억원을 대출해주고 이자로 300만원 받았다고 가정할 경우 재무제표상 예금 1억5000만원은 부채, 대출채권 1억원은 자산, 이자수익 300만원은 영업수익으로 잡힌다. 이 때 농업지원사업비는 영업수익으로 인식된 300만원을 기준으로 부과된다.
보험사는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수입보험료)를 운용하면서 사고가 날 경우 보험금을, 만기가 도래하면 환급금을 준다. 장래에 돌려줘야할 돈이라 수입보험료 역시 은행의 예·적금과 마찬가지로 재무상태표상 부채로 인식된다. 다만 손익계산서에선 영업수익으로 잡힌다. 계약 후 장기적으로 마진이 발생하는 보험상품 특성에 따른 회계처리다.
예컨대 보험료로 거둔 돈이 1억원, 이를 채권이나 대출로 운용해 얻은 이자수익이 300만원이라면 영업수익은 1억300만원이 된다. 농업지원사업비가 이를 기준으로 부과되니 부담률이 다른 계열사보다 클 수밖에 없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농협생명과 손보는 해외채권 투자손실과 폭염에 따른 보험금 지급 증가로 3분기 중에 각각 233억원, 177억원의 적자를 냈다"며 "그럼에도 매출액 기준으로 농업지원사업비가 부과되니 순익 대비 부담률이 가중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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