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펀드 '10년째 정체' vs 사모펀드 '3배 성장' 사모펀드, 활성화 정책 효과…공모펀드, 위축 장기화 우려
최은진 기자공개 2018-11-08 10:14:43
이 기사는 2018년 11월 05일 16: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10년간 국내 설정 펀드시장 규모는 두배 가량 확대됐지만 사모펀드 중심의 비대칭적 성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모펀드 설정액은 200조원 안팎에서 정체를 보이고 있다. 펀드수는 오히려 축소됐다. 반면 사모펀드는 같은 기간 세배 가량 늘어났다. 펀드수 역시 두배 확대됐다. 정부 정책이 사모펀드에 우호적인 방향으로 쏠리면서 불균형 성장이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다.5일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국내 설정된 전체 펀드의 설정액은 최근 기준으로 총 563조 429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07년 말 296조 4601억원과 비교하면 약 두배 늘어난 수준이다. 같은기간 펀드수는 8907개에서 1만 4077개로 58% 증가했다.
지난 10년간 국내 펀드 시장은 두배의 성장을 일궈냈지만 공모와 사모 시장을 나눠서 살펴보면 온도차가 상당하다. 공모펀드 설정액은 같은기간 203조 2500억원에서 238조 8095억원으로 17.5%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반면 사모펀드는 93조 2101억원에서 324조 6199억원으로 세배 이상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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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수로 따져보면 공모펀드는 지난 2007년 말 4267개에서 최근 4200개로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사모펀드는 4640개에서 9877개로 약 두배 가량 증가했다. 공모펀드 시장은 10년간 정체를 보인 반면 사모펀드는 큰 폭의 확대를 보인 셈이다.
사모펀드 시장은 지난 2015년 말 정부가 사모펀드 시장 진입문턱을 대폭 낮춘 후 비약적인 성장을 이뤄냈다. 사모펀드 제도를 개편한 2015년 말 처음으로 설정액이 200조원을 돌파했고, 매년 10~20%씩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공모펀드 시장은 부진한 수익률과 투자자들의 외면 속에 고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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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전체 펀드 시장에서 사모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불과한 반면 공모펀드는 70%에 달했다. 그러나 2016년 공모펀드 설정액이 사모펀드에 역전된 후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공모펀드 비중은 42%, 사모펀드는 58%로 입지가 뒤바뀌었다.
자산운용업계는 정부 정책이 공모펀드에는 비우호적인 반면 사모펀드에는 우호적인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따라서 공모펀드 시장 위축은 점점 더 가속화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공모펀드의 경우 소규모 펀드 난립을 막겠다는 취지로 50억원 미만 펀드는 계속 정리되고 있다. 인기가 주춤한 일부 공모펀드는 청산되거나 다른 펀드와 합병되고 있다. 운용사들은 공모펀드를 키우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신규펀드를 출시하려고 해도 성과보수형으로 내놓거나 시딩투자를 해야 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세제혜택이 제공되는 코스닥 벤처펀드 등의 인기가 시들해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길 상품이 없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반면 사모펀드의 경우 전문 사모 운용사 진입 문턱을 계속 낮추고 있고, 투자자 범위를 확대하는 한편 마케팅까지 허용해 줄 계획이다. 투자자 저변이 확대되며 수요가 넓어지고 운용사가 늘어나면서 공급 또한 더 많아지게 되는 셈이다.
자산운용업계는 사모펀드를 활용해 다양한 상품이 쏟아질 수 있다는 점은 반색할 일이지만 공모펀드 시장이 침체되는 것엔 우려스럽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공모펀드를 활용한 서민들의 목돈 마련 기회가 사그라들 수 있고, 상대적으로 규제가 적은 사모펀드 시장으로 자금이 쏠릴 경우 소비자보호 측면에서도 리스크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공모펀드와 사모펀드가 함께 성장하는 모습이 바람직하지만 최근 업계 판도를 봤을 때 불균형적으로 성장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며 "정부 정책이 사모펀드에 우호적으로 쏠리면서 공모펀드 시장은 이제 거의 죽었다고 보고 있어, 운용사들이 먹거리 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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