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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투자금 1.2억원…'주식담보대출'로 화룡점정 [박진영 BW 잭팟]④권리행사 비용 30억 차입 충당, 지분 가치 상승 수혜

박창현 기자공개 2018-11-13 08:23:46

이 기사는 2018년 11월 08일 11: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엔터) 이사의 신주인수권 대박 투자가 특히 시장의 이목을 끄는 이유는 자기자금을 거의 쓰지 않고 수 백억원의 평가이익을 거뒀다는 점 때문이다. JYP엔터 수장으로서의 특권, 거래 구조, 주가 상승 모멘텀, 차입 여건 등 모든 것이 맞아떨어지면서 이뤄낸 결과물이라는 평가다.

박 이사는 2011년 11월 이민주 에이티넘파트너스 회장과 에이티넘팬아시아조합 등 재무적투자자(FI)들로부터 일정한 가격 조건에 JYP엔터 신주를 취득할 수 있는 권리인 '신주인수권'을 매입했다. 당시 신주인수권 조건은 주당 취득가 5393원, 총 확보 가능 주식수 55만여주였다.

다만 2014년까지 JYP엔터 주가가 바닥을 다지면서 가격 조정 조건에 따라 주당 취득가가 4211원으로 낮아졌다. 그 결과 권리 행사로 확보할 수 있는 주식수 또한 69만여주로 늘어났다. 다만 이후 트와이스와 갓세븐 등 소속 아티스트들의 인기가 오르자 JYP엔터 주식은 반등했다. 특히 작년부터 신고가를 새롭게 써내려갔고, 올해 드디어 주가가 3만원까지 올랐다.

이런 와중에서 박 이사는 권리행사 만료 시한이 나가오자 최근 신주인수권을 행사했다. 결과적으로 현재 주당 3만원 가치를 지닌 JYP엔터 주식을 4211원에 총 69만여주나 취득하면서 180억원이 넘는 평가이익을 거두게 됐다.

주목할 점은 박 이사가 해당 투자를 위해 실제 투입한 자금 규모다. 놀랍게도 수 백억원의 평가이익을 거둔 이번 투자에 박 이사가 실제로 지불한 돈은 1억2000만원이 전부다. 자기자본 1억2000만원을 투입해 180억원 짜리 잭팟을 터뜨린 셈이다.

실투자비는 FI로부터 신주인수권을 취득했을 때 들어간 비용이다. 2012년 당시 박 이사는 신주인수권 취득 대가로 FI에 1억2000만원을 지불했다. 이후 신주인수권 보유 과정에서 추가로 들어간 돈은 젼혀 없다.

JYP

물론 신주인수권을 실제로 행사하는 과정에서 총 30억원이 투입됐다. 하지만 이 때 들어간 자금은 전액 대출금이었다. 실제 박 이사는 신주인수권 권리 행사를 목적으로 주식담보 대출을 계획적으로 실행했다.

박 이사는 신주인수권을 행사한 이달 1일에 맞춰 한화투자증권과 주식담보 대출 계약도 맺었다. 담보물은 JYP엔터 주식 22만2505주(0.63%)며, 계약기간은 내년 11월까지 1년 간이다. 차입금액은 신주인수권 행사를 위해 필요한 자금과 똑같은 30억원이었다.

박 이사 입장에서는 전혀 손해보는 장사가 아니다. 신규 대출을 위해 희생한 부분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담보 설정 주식이 얼마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마저 권리 행사로 신규 취득한 주식으로 충당하면 됐다.

오너십을 위협받을 가능성도 희박하다. 박 이사는 이미 NH농협은행, NH투자증권과 주식 담보대출 계약을 맺고 있다. 담보물은 JYP엔터 주식 60만주(1.7%)가 전부다. 신규 담보 계약까지 감안하더라도 전체 담보주식 지분율은 2.3%에 불과하다. 이는 박 이사 전체 보유 지분(17.8%)의 13% 수준이다.

결과적으로 박 이사가 BW 투자를 위해 투입한 자금은 신주인수권 취득비용 1억2000만원과 주식담보대출 이자 정도 뿐이다. 반면 투자 실익은 달콤하다. 당장 시세 차익 거래에 나설 경우, 180억원의 순수익이 기대된다.

박 이사는 1억2000만원을 모두 잃을 수도 있었다. 권리행사 만료 시점에 주가가 권리행사 가격보다 낮게 형성돼 있었다면 신주인수권은 말 그대로 휴지조각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신주인수권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 그 자체가 가중 큰 특권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수십, 수백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 상품은 한정돼있기 때문이다.

책임(자기자본)은 최소화하면서, 이익(자본이득)은 극대화시키는 것이 레버리지 투자의 지향점이다. 그런 측면에서 JYP엔터 투자건은 이 목표를 완벽하게 달성한 투자였다는 평가다. 주주간 차별과 악용 사례 등 여러 부작용 탓에 박 이사가 잭팟을 터뜨린 '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경우 현재는 발행이 금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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