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아현국사 화재 보상안 '200억~300억원'+α 전망 3분기 영업이익 3208억원, 10% 줄어들듯…자영업자 보상안 발표까지는 시간 걸릴 듯
이정완 기자공개 2018-11-26 09:44:09
이 기사는 2018년 11월 26일 09: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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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정로역 7번 출구 앞 KT아현지사 일대는 말그대로 아수라장이었다. 어지럽게 널부러진 전선 가닥이 바닥을 가득했다. 복구를 위한 KT 직원들, 교통 통제를 하는 경찰에 길을 오가는 시민들까지 혼잡은 극에 달했다.
사고가 난지 이틀이 지난 지난 25일 저녁 KT 앞엔 약 300여명의 복구 인원이 현장을 분주하게 오갔다. 교대로 케이블을 설치하며 통신망 복구에 구슬땀을 흘렸다. 성인 남성 키를 훌쩍 넘는 케이블 타래(일명 방차통)가 복구 현장 도로변에 10여개 이상 놓여 있었다. 현장 관계자에 따르면 "아현국사 외에도 복구 작업이 제대로 진행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KT신촌국사와 KT여의도국사에도 인력이 작업 중"이라며 "총 1100여명의 인원이 복구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고 했다.
24일 오전 11시경 KT아현지사 통신구에서 발생된 화재는 같은날 저녁 9시 25분 완전 진화됐지만 화재로 인해 통신구 79m 가량이 소실됐다. KT아현국사 통신구에는 전화선 16만8000회선과 광케이블 220세트가 설치돼있다. 이번 화재로 서울 중구·용산구·서대문구·마포구·은평구 일대와 고양시 일부 지역에서 통신 장애가 발생했다. 유선 인터넷·IPTV와 KT망을 사용하는 결제 단말기도 먹통이 됐다.
소방 당국은 이번 화재로 80억원 가량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고, 완전 복구에 일주일 가량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측했다.
관심은 KT의 피해와 보상금액 규모에 쏠린다. KT는 이날 유무선 이동통신 가입자에게 1개월치 요금을 인하해주는 보상안을 내놓았다. KT 망을 이용하는 소상공인을 위한 보상 규모는 별도로 책정할 예정이다.
서울특별시 주민등록인구통계에 따르면 피해지역 거주자는 156만명이다. 주민 수에 KT 무선 시장 점유율인 30%를 대입하면 대략 47만명의 고객이 피해를 입었다. KT가 올 3분기 IR보고서에서 공개한 무선 가입자당평균매출액(ARPU) 3만2372원을 대입하면 152억원의 무선 장애 보상금이 필요하다. 유선의 경우 KT에서 21만5000 가입자가 피해를 입었다고 설명한만큼 유선 ARPU 1만9193억원을 곱하면 41억워의 보상금이 필요하다. KT로서는 총 200억원 가량의 보상금 지원이 필요한 셈이다.
KT는 이외에 소상공인에 대해 별도로 보상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증권가에선 약 317억원 규모의 보상금이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피해지역 KT 이동통신 가입자가 66만명으로 추산되며 이에 KT 올 3분기 무선 ARPU 3만6217원을 대입하면 239억원 수준이 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해당 지역의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가입자는 21만5000명으로 추산되며 통상 월 2만원 요금제를 사용해 43억원 수준의 보상액이 추정된다"며 "IPTV의 경우 유선 가입자의 약 80%가 동시에 가입하는데 월 2만원 요금을 가입해 보상액은 35억원이고 따라서 총 보상규모는 317억원 수준이다"고 밝혔다.
KT는 지난 3분기에 영업이익 3208억원을 거둔 바 있다. 이번 피해 보상금 수준으론 영업이익에 약 10% 가량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다만 무선 피해 보상안이 피해 지역 거주 고객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해당 지역 거주 고객이 아니더라도 피해 지역에서 무선통신 이용에 불편을 겪은 고객이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현장에서도 이같은 문제 때문에 보상안 발표가 빠르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유선 고객의 경우에도 회선이 모두 손상된 것이 아니기에 실제 피해 입은 고객을 기술적으로 구분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자영업자 피해 보상안 마련도 숙제다. 황 회장이 현장에서 "자영업자 보상 문제는 관계기관과 협의해서 빠르고 신속하게 대책을 만들겠다"고 공언했으나 보상안 제시가 쉽지 않다. 통신 장애로 영업 피해를 입은 경우에 보상한 사례가 없었기 때문이다.
현재 소상공인의 카드 결제 지원은 카드사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가맹점주가 카드사에 ARS 전화를 걸면 승인을 받는 식으로 결제를 처리 중이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이번 토요일 ARS 승인 결제가 지난주 토요일보다 30% 가량 증가했다"며 "상담원도 증원했으나 ARS 시스템 덕에 연락이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BC카드 관계자는 "ARS뿐 아니라 VAN사를 통해 피해 가맹점주에게 스마트폰에 끼워 결제할 수 있는 임시 단말기를 임대 형태로 빌려주고 있다"고 했다.
카드사 관계자에게 이번 사태로 부담한 비용을 KT에 요구할지 여부를 질문하니 "초유의 상황이니 중소형 가맹점주 피해를 줄이는 것이 우선"이라며 "비용 부담 문제는 일시적인 일일 뿐"이라고 답했다. 카드사는 현재 ARS 승인을 통한 결제를 채택해 진행 중이다.
KT 관계자는 자영업자 피해보상과 관련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도 정부 차원에서 자영업자 보상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으니 함께 논의해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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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빠른 복구를 위해 케이블을 기존의 지하 통신구가 아닌 외부에서 연결하는 방식을 택했다. KT 아현지사 건물 옥상에 위치한 통신실에서 케이블을 건물 밖으로 내려 여전히 살아 있는 회선에 직접 연결했다. 전과 같이 케이블을 매설하기까지는 일주일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나 이 방법을 통해 예상보다 빠른 복구가 가능했다.
KT는 "25일 오후 6시 기준 인터넷 회선은 97%, 무선은 63% 복구됐다"며 "인터넷 약 21만5000 가입자 중 21만 가입자 회선이 복구됐고 무선은 2833개 기지국 중 약 1780개가 복구됐다"고 밝혔다.
이어 오후 8시 경 "유·무선 가입고객 대상 1개월 요금(직전 3개월 평균 사용요금) 감면을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황창규 KT 회장이 이날 오후 12시 아현국사 앞에서 보상 계획을 발표한지 8시간이 지났을 때였다.
오후 2~3시 경만 해도 KT 관계자는 "화재 복구가 막 시작된 단계이니 보상안 논의도 이제 돌입한 수준"이라고 설명했으나 예상보다 빠르고 과감한 보상안이 공개된 셈이다. 5G 상용화를 앞두고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과감한 조치를 취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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