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운용, DB금투-은행 '두축'...은행 이합집산 결과 [지배구조 분석] ① 계열사-은행 55대 45 구도 유지, 낮은 지분 변화 가능성
서정은 기자공개 2018-12-10 11:06:04
이 기사는 2018년 12월 05일 11: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B자산운용의 지분 구조를 보면 국내 시중은행들의 역사가 그대로 담겨 있다. 설립 초기에 출자했던 시중은행 대부분이 큰 움직임 없이 20년 넘게 지분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주 구성의 변화를 따라가다보면 시중은행들의 탄생과 소멸 시기를 엿볼 수 있다.계열 증권사인 DB금융투자와 시중은행이 55대 45의 비율로 두 축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금융그룹에 속한 자산운용사들이 계열사의 100% 자회사 형태로 존재하는 것과는 대조되는 양상이다.
◇ DB금융투자-시중은행, 양분 구도…장기간 큰 변화 없이 유지
DB자산운용의 전신은 1997년 1월 설립된 동부투자신탁운용이다. 동부투자신탁운용이 설립됐던 시기는 정부가 금융시장 발전을 위해 운용사 인가에 속도를 내던 때였다. 당시 동부증권(현 DB금융투자)은 당국 스탠스에 발맞춰 사내에 투신준비팀을 만들고 운용업 진출을 준비했다. 운용업계의 터줏대감으로 꼽히는 신영자산운용이나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등도 그쯤 설립된 곳들이다.
DB자산운용은 설립 이후 사명을 두 차례 교체했다. 2006년에는 동부금융네트워크 내 자산운용센터와 시너지를 위해 동부자산운용이 됐고, 2017년에는 동부그룹이 DB그룹으로 교체되면서 간판을 바꿔달았다. 사명에서 알 수 있듯 DB자산운용은 DB금융그룹의 영향력 하에 있다. 하지만 지분 구조를 들춰보면 절대적인 지배력 속에 있다고 보긴 어렵다.
지난 3분기 말 DB자산운용의 영업보고서를 보면 회사의 최대주주는 DB금융투자로 총 55.3%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 지분은 신한은행(14%), KEB하나은행·IBK기업은행(각 9%), 부산은행(6.7%), 우리은행(6%) 등 5개 은행이 나눠갖고 있다. 운용사의 지분을 계열 증권사와 비계열 은행이 55대 45의 비율로 양분하고 있는 셈이다. 보통 금융그룹 내 운용사들이 계열 은행, 증권, 생명사들의 100% 자회사로 있는 것과는 대조된다.
지분 구조가 설립 초기부터 큰 폭의 흔들림 없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DB자산운용이 설립됐던 1997년에는 동부증권이 35.55%로 최대주주를, 동부생명(현 DB생명)이 10%로 2대 주주를 맡고 있었다. 나머지 지분은 주택은행(9.83%), 기업은행·외환은행·조흥은행(각 9%), 부산은행(6.67%) 상업은행·강원은행(각 5%) 평화은행(1%) 등이 보유하는 구조였다.
DB자산운용이 이같은 지분 구조를 갖게 된건 정부의 스탠스와 궤를 같이한다. 당시 정부에서는 자산운용업의 공공성을 높이기 위해 은행들이 운용사 출자에 참여할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은행을 계열사로 갖고 있지 않은 동부그룹(현 DB그룹) 입장에서는 최대한 많은 은행들을 주주로 유치할 수 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DB그룹 관계자는 "출자 과정에서 특정 은행의 특혜 논란을 없애기 위한 차원이었다"며 "이 때 형성된 구조를 근간으로 지금까지 지분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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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중은행 이합집산의 산물…지분 변화 가능성 거의 없어
DB자산운용 설립 당시 출자에 참여한 시중은행들 대부분은 그대로 남아있다. 이 덕에 DB자산운용의 지분 역사를 보면 국내 시중은행들의 이합집산 과정을 엿볼 수 있다.
DB자산운용의 지분 구조가 처음 바뀐건 설립 다음해인 1998년 8월이다. 당시 주택은행은 보유하고 있던 지분 9.83%를 모두 DB금융투자에 넘겼다. 국내 금융시장에서 운용업이 막 싹트기 시작할 때라, 주택은행이 자신들의 지분을 사들일 것을 강력하게 요청했다는 후문이다. 이후 1999년에는 강원은행과 조흥은행의 합병,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의 합병을 계기로 조흥은행 지분이 14%로 늘어났고, 한빛은행(상업+한일) 지분이 5%로 바뀌게 됐다.
2002년은 은행 뿐 아니라 DB그룹 내에서도 변화가 일어난 시기다. 한빛은행이 평화·경남·광주은행, 하나로종합금융을 더해 우리금융지주를 만들면서 우리은행 지분이 6%(한빛+평화)로 등장했다. 비슷한 시기 동부증권은 동부생명이 가진 지분 10%를 모두 사들이며, 50%가 넘는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DB그룹 관계자는 "당시 DB그룹은 동부화재를 중심으로 한 보험업, 동부증권을 중심으로 한 증권업을 양대 축으로 사업포트폴리오를 재편하던 시기"라며 "운용과 증권의 점점이 크다고 보고 지분 단행이 이뤄진 것으로 이후 이동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이후 2006년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이 합쳐지고, 2015년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의 한식구가 되면서 현재 지분 구도가 형성됐다.
당분간 DB자산운용의 지분 구조가 바뀔 가능성은 없어보인다. 기존 주주들 또한 추가적인 지분 변화 계획도 없다고 입을 모은다. DB금융투자는 "계열사로 연계영업할수 있는 부분은 모색할 수 있다"면서도 "당분간 지분 비중을 바꾸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DB자산운용 관계자 또한 "배당을 지급하지 않았던 시기에도 주주들의 움직임이 없지 않았느냐"며 "기존 주주들이 20년 가까이 지분을 유지하고 있는데다 경영에 대해서도 별도로 관여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DB자산운용은 2012년부터 매년 12억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실시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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