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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년생 동갑내기 CEO, 경쟁보다 '시너지' 기대 그룹 합류 시기도 비슷…실무형 코디네이터 공통점 "원톱 같은 투톱"

민경문 기자공개 2018-12-21 19:37:22

이 기사는 2018년 12월 20일 10: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증권 신임 사장의 면면은 파격 그 자체다. 김성현과 박정림 두 부사장의 조합을 예상했던 이는 많지 않았던 듯 하다. 또 한번의 투톱 체제이긴 하지만 이전 콤비와는 분명 달라 보인다. 63년 동갑내기, 정통 KB 출신 인사가 아니라는 점 등은 동질성을 부각시킨다. 자기자본 4조4000억원 규모 초대형 IB의 방향타를 쥔 두 사람의 콜라보레이션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전병조·윤경은 KB증권 공동 대표가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신임 사장 인선은 그야말로 안갯속이었다. 19일 KB금융지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 결정을 이틀 남겨둔 시점이었다. KB금융지주 출신 인사가 내려올 것이라는 얘기가 돌았지만 확실치는 않았다. 외부 인사도 인터뷰를 진행했던 상황이었다. 그만큼 김성현 박정림 부사장의 CEO 낙점을 둘러싼 여파는 상당하다.

시장은 두 사람의 '파트너십'에 쏠리고 있다. 앞서 전병조·윤경은 사장의 경우 워낙 서로의 색깔이 달랐다는 점에서 일부 불협화음을 노출하기도 했다. 의사 결정 과정에서의 비효율성은 여타 임직원들의 불만으로 이어졌다. 외부에서는 양측간 협업보다는 실적 경쟁 구도에 주목하는 경우가 많았다.

KB증권 관계자는 "그룹 윗선에서 기존 조합을 둘러싼 잡음을 보고 받아왔던 만큼 이번에는 김성현·박정림 두 부사장의 다른 '케미'에 베팅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임 대표로 내정된 김성현·박정림 부사장은 1963년생으로 '토끼띠' 동갑내기다. 윤경은 사장이 1962년생, 전병조 사장이 1964년생인 것과 대조적이다.

김성현·박정림 부사장 모두 처음부터 KB금융그룹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하진 않았다. 김 부사장은 한누리투자증권(현 KB증권)을 거쳐 2008년 M&A 이후 KB금융그룹에 합류했다. 박 부사장은 체이스맨해튼 서울지점, 삼성화재 등을 거쳐 2004년 시장운영리스크 부장으로 'KB' 배지를 달았다. KB금융그룹 경력만 보면 두 사람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다.

김 부사장은 더벨과의 통화에서 "박정림 부사장과 서로 안 지 이미 10년이 지났다"며 "각자 대표로서 호흡이 잘 맞을 것으로 자신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두 사람 모두 '보스형'이라기 보다 실무형 코디네이터에 가깝다는 점은 시너지 기대감을 높이는 부분이다. 김 부사장은 박성원 전무, 최성용 상무 등 동년배 임원들과 오랜 기간 손발을 맞추는 등 리더십을 보여왔다. 박 부사장 역시 KB금융그룹 안팎에서 '여장부'라는 닉네임과는 별개로 특유의 소탈함과 포용력이 강점이라는 분석이다.

KB증권 관계자는 "향후 경쟁 구도가 완전히 사라질 수는 없겠지만 업무 효율성을 강조하되 서로 맞춰나갈 수 있는 두 사람의 스타일에 KB 수뇌부가 베팅한 셈"이라며 "결국 김성현·박정림 부사장 조합이 원톱 같은 투톱으로 불리는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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