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푹과 손잡고 동남아 진출…'지분투자' 협업 구상 운영사 '콘텐츠연합'에 출자 검토…현지 파트너사 '1조' 지원 대기
이정완 기자공개 2018-12-26 08:38:25
이 기사는 2018년 12월 24일 09시1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텔레콤이 OTT(Over-The-Top,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 '옥수수'의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을 위해 '푹(POOQ)' 지분 투자를 추진한다. 한때 SK텔레콤은 지상파 3사가 지분을 보유해 운영 중인 OTT 푹 자체를 인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으나 양사는 지분 투자를 통한 제휴 관계로 해외 사업을 추진할 계획을 세웠다.옥수수는 지분 투자를 완료한 뒤 푹의 지상파 VOD 콘텐츠를 담아 동남아 시장에 진출할 생각이다. SK텔레콤의 자금력에 지상파 3사의 콘텐츠가 더해지면 동남아 사업 시너지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24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SK텔레콤은 푹과 제휴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푹 운영사에 대한 지분 투자를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해당 관계자는 "과거 SK텔레콤이 푹을 인수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기 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며 "지분 투자 방식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해외 진출 시 넷플릭스와 경쟁하기 위해 국내 콘텐츠 연합을 조성할 계획을 세워둔 상태다. 결국 SK텔레콤은 자회사 지분 투자를 기반으로 한 푹과 제휴를 통해 이를 가시화하는 모양새다. 옥수수의 동남아 진출은 이르면 내년 1월 중 이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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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은 이를 위해 SBS·MBC가 각 지분 40%, KBS가 지분 20%를 보유한 콘텐츠연합플랫폼(POOQ 운영사) 지분을 일부 확보할 전망이다. 콘텐츠연합플랫폼은 푹 운영을 위해 지상파에서 떨어져나와 별도로 설립된 법인이다. 과거 KBS 사례를 봤을 때 SK텔레콤 지분 투자 역시 유상증자 방식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KBS는 MBC와 SBS가 운영하던 콘텐츠연합플랫폼에 유상증자 방식으로 20억원 규모 자금을 투자하고 2014년 말 현 지분을 확보했다.
푹 관계자는 "아직 양사간 합의가 마무리 되지는 않았으나 만약 제휴 형태로 해외 진출을 한다면 통합된 공동 브랜드를 만들어서 진출하는 것은 아니다"며 "옥수수와 푹이 해외사업에서 중복되는 부분이 있는 만큼 전략적으로 두 서비스가 규모를 키워 글로벌 미디어 그룹과 경쟁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과 푹의 지분 투자 및 콘텐츠 제휴 논의는 해외 진출을 통해 신사업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는 양사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 이뤄진 것으로 해석된다. 옥수수와 푹은 지난 3분기 말 기준 국내가입자 946만명, 370만명을 각각 확보한 상태다. 국내 내수 시장에선 사업 확장에 한계가 있는 상태이나 동남아시아는 아세안 10개국 인구 6억명에 달하는 시장이어서 성장 가능성이 보다 높다.
옥수수와 푹은 콘텐츠 사업에서 부족한 점을 충분히 보완할 만한 파트너이기도 하다. SK텔레콤은 재무적 투자자(FI)로부터 자금을 유치해 사업을 키우는데 강점을 보여왔다. 지난 5월 마친 ADT캡스 인수와 지난 6월 마무리한 11번가 투자 유치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푹은 양질의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저가 OTT 월정액 요금제에 익숙한 국내 소비자 특성 때문에 콘텐츠 가치를 제대로 인정 받지 못해왔다. SK텔레콤의 사업 확장 능력과 푹의 콘텐츠 경쟁력이 결합되면 동남아 시장에서 활로를 보다 수월하게 찾을 수 있을 전망이다.
양사 제휴 논의가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도 열려 있다. SK텔레콤은 옥수수에서 제공하지 못하는 지상파 실시간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과거 푹과 사업 제휴를 논의했으나 협의가 무산된 바 있다. 당시 협의가 무산됐던 이유로는 양사 간 자존심 싸움이 꼽힌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방송사와 통신사 간 플랫폼 주도권 다툼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해외 시장에서는 OTT 사업자 간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SK텔레콤과 푹의 제휴 논의가 큰 무리없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도 있다. 지상파 3사는 이미 홍콩, 싱가폴,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10개국에서 OTT 서비스를 하는 홍콩의 뷰(VIU)를 비롯해 말레이시아 강자인 호주 아이플릭스(iflix), 중국 아이치이(IQIYI) 등 아시아 지역 OTT 사업자에 콘텐츠를 판매하고 있다. 이들 사업자는 푹으로부터 국내 콘텐츠를 대량 구입해 동남아 지역에서 서비스 중이다. SK텔레콤과 푹은 해외 시장 진출을 더 이상 지연시킬 수 없다는 컨센서스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상파 콘텐츠를 갖춘 옥수수는 동남아 진출 후 현지 파트너사와 손을 잡고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동남아시아 현지 파트너사가 1조원 규모의 투자금을 조성해놓은 상태로 알려져 옥수수 자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동남아 파트너사는 K콘텐츠의 인기 급성장 등을 이유로 SK텔레콤의 옥수수와 빠른 제휴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SK텔레콤 측은 "옥수수의 동남아 진출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내년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투자할 금액도 투자 유치 상황에 따라 변동이 있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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