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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니아, 구동범 사장 딸 회사도 일감 지원 [중견 장비업체 분석]⑤인베니아브이, 최대주주 구연지…작년 매출 198억, 내부거래 비중 92%

이경주 기자공개 2018-12-27 07:26:58

이 기사는 2018년 12월 26일 15: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베니아는 오너인 구동범(사진) 사장 개인회사인 '디디고' 뿐 아니라 구 사장 딸 '연지'양이 최대주주로 있는 장비회사 '인베니아브이'에도 활발히 일감을 지원하고 있다. 인베니아브이는 작년 매출에서 인베니아 일감이 차지하는 비중이 90%가 넘었다. 연지양은 미성년자라 경영엔 참여하지 않고 있다.

구동범
구 사장이 3세 승계를 조기에 대비하고 있다는 평가다. 구 사장 자신은 막대한 증여세 탓에 부친 지분을 쉽게 물려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디디고를 키워 재원을 마련하고 있는 중이다. 연지양은 미성년 때부터 인베니아브이를 통해 매년 수천만원에서 수억원대 배당을 받고 있다. 구 사장과 비교하면 자산축적이 훨씬 빠르다.

26일 인베니아브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연지양은 지난해 말 기준 이 회사 지분 39.25%를 보유한 공동최대주주다. 또 다른 공동최대주주는 구 사장의 동생 구동진 인베니아 부사장으로 연지양과 지분율(39.25%)이 같다. 이외 인베니아(19%), 김래홍씨(1.5%), 조재신씨(1%) 등이 잔여지분을 갖고 있다.

인베니아브이 주요 주주

인베니아브이는 디스플레이 패널공정용 검사장비 제조업체로 2011년 4월 설립됐다. 설립 당시 인베니아도 투자해 지분 19%를 확보했으나 경영권은 없었다. 때문에 인베니아는 사업보고서에 2015년까지는 인베니아브이를 단순투자회사로 분류했다. 인베니아 관계사로 편입된 것은 2016년 2월이다. 이 때 연지양과 구동진 부사장이 인베니아 지분을 사들여 경영권을 넘겨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연지양은 2003년 생으로 올해 만 15세다. 중학생 신분이라 경영은 삼촌인 구동진 부사장이 하고 있다. 구동진 부사장은 인베니아브이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구 사장 형제도 젊다. 구 사장은 1975년생(만 43세), 구동진 부사장은 1977년생(만 41세)다. 구동진 부사장도 지난해 태어난 아들 강모군(2017년생)이 있지만 인베니아브이 주주는 아니다.

인베니아는 인베니아브이를 관계사로 편입한 다음해부터 본격적으로 일감을 지원했다. 인베니아가 인베니아브이로부터 장비 등을 사들인 매입액은 2016년 1억6800만원에서 지난해 183억원으로 10848% 늘었다. 같은 기간 인베니아브이 내부거래 매출 비중도 0.8%에서 92.3%로 91.5%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인베니아브이 전체 매출은 2016년 210억원에서 지난해 198억원으로 5.3% 감소했다. 인베니아브이가 주요 거래처를 인베니아로 바꿨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반면 수익성은 오히려 개선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억800만원에서 3억7700만원으로 81.1% 증가했다.

인베니아브이 실적

업계에선 구 사장이 조기 승계작업에 나선 것으로 해석했다. 구 사장 형제는 올해 들어서야 부친으로부터 지분을 본격적으로 넘겨받기 시작했는데, 증여세가 적지 않아 지분을 모두 물려받지는 못했다.

지난해 말 기준 구자준 전 회장은 인베니아 지분 20.7%를 보유한 최대주주였다. 구 사장 형제 지분율은 각각 1.5%에 머물렀다. 구자준 전 회장은 올 2월 지분 11%를, 이달 13일엔 3%를 구 사장 형제에게 각각 절반씩(5.5%, 1.5%) 증여했다. 그 결과 구 사장 형제는 현재 지분 8.5%를 보유해 공동최대주주로 올라섰다. 구자준 전 회장은 6.07%가 됐다.

구 사장 형제가 부친 지분을 모두 물려받지 못한 것은 증여세 부담이 컸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에 시간을 두고 순차적으로 지분 증여가 진행되고 있다. 올해 일부 지분이라도 증여받을 수 있었던 것은 구 사장 형제가 디디고를 통해 현금을 쌓아왔기 때문이다. 디디고는 구 사장 형제가 각각 지분 50%, 총 100%를 보유한 개인회사다. 디디고는 MRO(전략구매대행)업체로 인베니아 일감을 통해 지난해 8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구 사장 형제는 작년 디디고로부터 5억원, 재작년 2억원을 배당 받았다.

반면 연지양은 미성년 시기부터 재원을 축적하고 있다. 인베니아브이는 지난해 4억원, 재작년 1억2500만원을 배당했다. 연지양은 지분율(39.25%)에 따라 지난해 1억5700만원, 재작년 4906만원을 배당받았다.

연지양은 올해 인베니아 주식을 처음으로 사들이기 시작했는데, 인베니아브이 배당금을 활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연지양은 올해 6월부터 10월까지 총 13차례에 걸쳐 인베니아 지분 총 13만7000주(지분율 0.59%)를 장내에서 매입했다. 24일 종가(2990원) 기준 4억900만원 규모의 물량이다.

구동진 부사장도 일찌감치 승계에 대비하고 있다. 아들 강모군은 연지양과 같은 일정으로 같은 규모(13만7000주, 0.59%)의 인베니아 주식을 매입했다. 강모군이 두 살이기 때문에 구동진 부사장이 자금을 지원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인베니아 관계자는 "관계사에 대한 현황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인베니아 주요 주주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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