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빅딜 그후]'3조' 통큰 거래 성공한 롯데, 화학분야 '팔·다리' 장착②정밀화학·비피화학·첨단소재 인수 후 이익 폭발
박기수 기자공개 2019-02-12 08:57:44
[편집자주]
'삼성 vs 한화·롯데 빅딜'이 이뤄졌던 2014~15년은 2010년대 재계에서 가장 뜨거웠던 해다. 재벌 그룹의 지배구조와 후계구도에 대한 관심이 집중된 상태에서 각 그룹 간의 자발적 M&A는 큰 의미를 가졌다. 빅딜 이후 3년, 삼성·롯데·한화의 M&A 기업들의 현재, 그리고 M&A 이후 각 그룹의 사업 및 지배구조 현주소를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2월 07일 11: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5년 10월. 한화로의 빅딜을 끝낸 삼성이 또 한 번의 통 큰 거래를 발표했다. 이번에는 롯데였다. 이후 삼성그룹은 삼성정밀화학과 삼성SDI 케미칼 부문, 삼성BP화학 등 세 회사를 모두 롯데그룹으로 넘겼다. 딜 규모만 3조원에 달했다.롯데그룹은 매물로 나왔던 세 기업이 '놓칠 수 없는' 것이었다고 한다. 당시 인수전 현장의 중심에 있었던 롯데그룹 고위 임원 B씨는 "(한화가 인수한) 삼성토탈을 매물로 내놨다는 말은 나머지 화학사들도 내놓겠다는 말로 여겨졌다"면서 "한화가 '큰 건'을 했기 때문에 나머지마저 놓치면 곤란하다는 분위기가 짙었다"고 회상했다. 당시 삼성토탈을 한화가 선점해 롯데로서는 아쉬움이 짙었다는 후문이다.
여기에 당시 롯데는 롯데케미칼의 범용 제품 위주 포트폴리오를 다양화시키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었다. 롯데와 함께 화학업계 양대 산맥의 한 축이자 최대 라이벌인 LG는 태생부터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와 함께 계열사 시너지 효과를 누려왔던 반면 롯데는 '석유화학 한 우물' 전략만을 고집해왔다. 시황에 휘둘리기 쉬운 구조에 고부가가치 제품 라인 다양화는 롯데의 과제로 남아있었다.
빅딜 후 약 3년, 매각 기업들의 평가는 어떨까. 한화와 마찬가지로 그룹 내 '효자' 기업으로 거듭났다. 이익률 견인뿐만 아니라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이라는 갈증도 일부 해소했다는 평가다. 관계자 B씨는 "평가는 장기적으로 두고 봐야 할 일"이라면서도 "현재까지는 그룹 내부에서 평가가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롯데정밀화학은 삼성그룹에 편입돼있던 2014년만 해도 적자를 보는 기업이었다. 당시 별도 기준 매출 1조2117억원, 영업손실 168억원을 기록했다. 딜이 발표된 2015년에도 흑자 전환하기는 했지만 대규모 이익은 창출하지 못했다(영업이익 118억원). 그러다 롯데그룹으로 편입된 후 실적이 급등하기 시작했다.
2016년 매출 1조1107억원, 영업이익 319억원을 기록했던 롯데정밀화학은 2017년 매출 1조1573억원, 영업이익 1124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2.87%에서 9.71%로 치솟았다. 화룡점정은 지난해였다. 3분기 누적 매출 1조351억원, 영업이익 1718억원으로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16.6%)을 기록했다. 한해 연결 실적도 매출 1조3717억원, 영업이익 2107억원으로 영업이익률 15.36%를 달성했다. 관계자 B씨는 롯데정밀화학의 지난해 실적을 "기록적인 실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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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비피화학은 빙초산과 초산비닐 등 초산 관련 제품을 생산한다. 삼성 때부터 롯데정밀화학은 롯데비피화학의 지분 49.1%를 보유 중이었다.
롯데비피화학은 빅딜 후 실적이 꺾였던 흔치 않은 케이스다. 다만 애초에 벌어들이는 영업이익 규모가 정밀화학·첨단소재보다 작았다. 빅딜이 발표됐던 2015년 매출 3228억원, 영업이익 448억원으로 영업이익률 13.88%를 기록했던 롯데비피화학은 이듬해 매출 2652억원, 영업이익 247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9.32%로 낮아졌다. 다만 2017년 영업이익 585억원을 거두며 다시 한번 수익성이 솟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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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첨단소재의 전신은 삼성SDI 케미칼 부문이다. 롯데로 넘어오면서 사명을 롯데첨단소재로 바꿨다. 롯데첨단소재가 공식적으로 롯데그룹으로 편입된 것은 2016년 4월 말이다. 현재 주주 구성은 롯데케미칼이 90%, 삼성SDI가 10%를 보유하고 있다. 합성수지와 인조대리석 등을 생산하고 판매한다.
삼성SDI의 한 부문이었던 2014년 당시 롯데첨단소재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은 1%에 불과했다. 그러다 이듬해 매출 2조6145억원, 영업이익 2077억원을 거두며 영업이익률이 7.94%로 뛰어올랐다.
롯데 편입 이후로는 실적이 더 좋아졌다. 영업이익률이 각각 2016년 12.65%, 2017년 11.49%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으로는 매출 2조3667억원, 영업이익 2269억원으로 9.59%에 그쳤다. 다만 인수 전과 비교했을 때 눈에 띄는 성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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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딜 이후 일제히 수익률이 상승한 세 기업은 그룹 내에서 수익성 '맏형' 역할을 도맡고 있는 롯데케미칼과 화학BU(Business Unit)에 힘을 보강해준 모양새다. 한화와 다른 점은 한화는 화학사의 '본체(한화토탈)'를 샀다면, 롯데는 본체(롯데케미칼)를 갖춘 상태에서 부수적 사업을 하는 팔과 다리를 샀다는 것이다. 본체와 팔다리 모두 제 역할 이상을 해줬다.
관계자 B씨는 "삼성토탈이 매각된 상태에서 나머지 화학사들을 언젠가는 팔 것으로 생각했다"며 "본체인 롯데케미칼과의 시너지 효과도 있어 인수 이후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지금까지 월등한 성적표를 받아왔던 만큼 "앞으로 실적은 두고 봐야 할 일"이라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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