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내화, 오너일가의 '화수분' 배당…4세 승계 밑거름 [지배구조 분석]①특수관계자 28명, 주식 집중 매집…20년간 보유 지분율 20%p 증가
고설봉 기자공개 2019-02-08 11:13:18
이 기사는 2019년 02월 07일 14: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CGI의 투자자인 조선내화의 지배구조가 주목을 받고 있다. 강성부 KCGI 대표가 '낙후된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펀드를 설립한 만큼 그 투자자들의 면면도 관심의 대상이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조선내화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발표한 '지배구조 등급'에서 최하위인 'D'등급을 받았다.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매년 상장사를 대상으로 'ESG 등급'을 부여한다. 이 가운데 지배구조 등급은 별도 항목으로 구성된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평가에 있어 "기업 관련 공시자료를 토대로 1차 평가 실시 후, 기업 피드백 및 이사회 인터뷰 절차를 통해 평가결과의 정합성을 제고한다"고 설명한다.
한국지배구조원은 'D등급'에 대해 "지배구조, 환경, 사회 모범규준이 제시한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거의 갖추지 못해 비재무적 리스크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이 우려된다"고 밝히고 있다.
◇오너일가 28명, 20년 동안 지분 20% 증가
조선내화의 지배구조는 창업주로부터 4대에 걸쳐 이어진 지분 및 경영권 세습의 전형을 보인다. 조선내화는 1947년 5월15일에 설립됐다. 이후 1978년 6월30일 주식상장에 상장했다. 이 과정에서 고(故) 이훈동 창업자(1대)의 아들 이화일 명예회장(2대), 손자 이인옥 회장(3대)으로 이어지는 경영권 및 지분 세습이 3대에 걸쳐 이어졌다.
1998년12월31일 현재 이화일 명예회장 및 특수관계자의 보유 지분율은 43.13%이다. 특수관계인 총 수는 12명으로, 이들은 대부분 창업자 고 이훈동 회장과 자녀 및 손자녀로 구성됐다.
그러나 2010년 고 이훈동 창업자(1대) 별세를 전후로 오너일가의 지분이 급격히 불어난다. 이 과정에서 오너 4세들도 조선내화 지분을 보유하며 세를 불렸다. 1998년 이후 약 20년 간 오너일가는 4대를 이어 보유 주식을 늘리며 조선내화에 대한 지배력을 확장한다.
2018년 12월 27일 현재 이화일 명예회장(2대), 이인옥 회장 및 형제(3대), 자녀 및 조카(4대) 그외 사촌, 고모, 삼촌 등 일가친척 28명이 주주명부에 총 망라돼 있다. 이외 이화일 명예회장이 설립한 성옥문화재단과 특수관계사 3곳이 조선내화 지분 총 61.3%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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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4세, 주식 집중 매집…자금 원천은 배당금
창업자에 이어 그 증손자녀들까지 확장된 조선내화 오너일가의 지배력은 증여와 배당에 근간을 두고 있다. 오너 4세들은 조부모 및 부모에게 지분을 증여 받아 조선내화 지배력을 확보했다. 이후 매년 현금 배당을 통해 마련한 자금을 토대로 조선내화 주식을 추가 매집하며 세를 불리고 있다.
최근 5년 동안 이인옥 조선내화 회장 및 특수관계자 28인의 지분 변동 내역을 살펴보면 특이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오너 4세들만 지분을 늘리고 있을 뿐, 2세 및 3세들의 지분율 변동은 찾아볼 수 없다.
오너일가 등 특수관계자 28명 중 2014년 12월 31일부터 2018년 12월 27일까지 조선내화 지분율에 변동이 있는 사람은 총 11명이다. 이 가운데 성옥문화재단과 조선내화이엔지를 제외하면 오너일가는 9명으로 압축된다. 이중 7명은 오너 4세들이다. 이인옥 회장의 자녀 3명과 조카 4명이 앞다퉈 조선내화 지분을 장내에서 집중 매집하고 있다.
이인옥 회장의 자녀 이윤우 씨는 지난해 조선내화 주식 430주를 총 3573만원을 들여 매집했다. 거의 매년 이런 규모의 자금을 조선내화 지분을 사는데 쓰고 있다. 다른 오너 4세들도 비슷한 추이를 보인다.
그러나 이들 오너 4세들은 모두 아직 미성년이다. 경제활동을 통해 투자금을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주식을 매집하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나이다. 오너 4세들 중 나이가 가장 어린 사람은 2009년생이고, 나이가 가장 많은 사람은 2000년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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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4세들이 매년 수천만원 어치 주식을 매집할 수 있는 원동력은 조선내화가 해마다 실시하는 현금배당에 있다. 조선내화는 이들의 취득자금의 조성경위 및 원천을 '배당금'이라고 밝혔다. 조선내화는 2015년까지 1주당 4000원을 현금배당 했다. 이후 2016년부터는 1주당 3500원을 배당하고 있다. 배당성향은 2014년 31.01%에서 2015년 이후 83% 전후로 확대된다. 순이익이 대거 줄었지만 배당금은 줄이지 않았다.
이런 추이가 지속된다면 향후 조선내화 오너 4세들의 지분율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이인옥 회장 및 특수관계자들의 지배력도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향후 이인옥 회장(3대)에서 그 자녀 세대(4대)로의 경영권 승계도 무난할 전망이다. 매년 배당을 통해 오너 4세들이 지분을 늘리고 있는 만큼 이인옥 회장 및 3세들의 지분 승계가 이뤄지지 않아도, 오너 4세들의 지배력은 충분히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내화 관계자는 "오너일가의 지분 매집 목적 자체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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