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진제약, 2세 승계 과도기 경영체제 구축하나 4인 공동 대표 체제 예상…창업주 조의환·최승주 회장 남은 임기 2년간 승계 구상
강인효 기자공개 2019-03-08 08:15:38
이 기사는 2019년 03월 07일 16: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창립 51주년을 맞은 삼진제약이 오너 2세로의 경영권 승계를 앞두고 과도기 경영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삼진제약은 공동 창업주인 조의환 회장, 최승주 회장과 전문경영인 이성우 대표가 함께 경영을 해 왔다. 18년 간 대표를 맡았던 이성우 사장이 물러나면서 삼진제약의 경영권 판도 변화는 불가피해졌다.3인 공동 대표 체제의 한 축이었던 이 사장이 물러나게 되면 삼진제약은 오너 경영인 2인과 전문 경영인 2인으로 구성된 4인 공동 대표 체제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 회장과 최 회장의 대표 임기가 2년 남아있는 것을 감안할 때 오는 2021년 이후 두 회장 자녀의 이사회 참여 가능성도 점쳐진다.
7일 삼진제약에 따르면 회사는 22일 서울 본사에서 정기 주총을 열고 장홍순 부사장과 최용주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당초 업계의 예상과는 달리 올해 3월 17일로 임기가 만료되는 이성우 사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은 이번 주총에 오르지 않았다. 삼진제약은 이 사장과 같은 날 임기가 끝나는 최영욱 사외이사(중앙대 약대 교수)도 재선임하지 않기로 하고, 한상범 중앙대 약대 교수를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올렸다. 이 사장은 올해를 끝으로 대표 자리에 물러나게 된다.
삼진제약으로선 경영 구도에 변화가 시작됐다. 장 부사장과 최 부사장이 이번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되면 삼진제약 사내이사는 조 회장, 최 회장, 장 부사장, 최 부사장 등 4인으로 구성된다. 최 부사장이 친인척 관계란 설도 있었으나 전문경영인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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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이사도 장수하는 경우가 많았다. 삼진제약은 2004년부터 지금까지 3인의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다. 이 중 김일혁 사외이사는 17년간 삼진제약에서 감사위원으로 재직하다 2016년말 별세하면서 임기를 마쳤고, 최영욱 사외이사는 20년 넘게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고 김 사외이사 후임으로 황완균 사외이사가 삼진제약 감사위원을 맡고 있다. 고 김 사외이사, 최 사외이사, 황 사외이사 모두 중앙대 약대 출신이며, 조 회장과 이 사장도 중앙대 약대 동문이다. 최 회장만 충북대 약대 출신이다.
삼진제약은 이성우 사장이 대표로 취임한 2001년 4개월간 4인 공동 대표 체제를 구축한 적이 있다. 당시 삼진제약 대표는 조 회장, 최 회장, 김영배 회장, 이 사장 4인으로 구성돼 있었다.
삼진제약은 공동 창업주인 조의환 회장, 최승주 회장과 함께 김영배 회장이 의기투합해 세운 제약사다. 3인의 회장이 공동 창업을 하면서 사명도 '삼진'으로 지었다. 김영배 회장은 2001년말 삼진제약 대표직에서 사임하며 회사 경영에 손을 떼고 당시 계열사인 일진제약의 회장으로 자리를 옮겨 독립했다.
삼진제약이 4인 대표 체제를 보인 것은 김 회장이 회사를 떠나기 직전이었다. 삼진제약이 이번 주총 이후 4인 대표 체제를 갖추게 되면 이후 경영 구도엔 변화가 커질 수 있다.
1941년 동갑내기인 삼진제약 공동 창업주 조 회장과 최 회장의 대표 임기는 2년 남아 있다. 현재 조 회장의 장남인 조규석 상무와 최 회장의 딸인 최지현 상무가 삼진제약 임원으로 재직 중이다. 삼진제약은 작년 정기인사를 단행하며 조 이사와 최 이사를 나란히 상무로 승진시켰는데, 조 상무와 최 상무는 미등기임원으로 이사회 멤버는 아니다.
조 회장과 최 회장은 대표 임기 만료 시점인 오는 2021년이 되면 여든 살이 된다. 이들 두 창업자가 고령임을 감안할 때 오너 2세로의 경영 승계가 이 시점에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향후 2년간 4인의 대표 체제로 경영 체제를 꾸리면서 경영 승계 작업을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삼진제약의 후계 구도는 아직 공개된 것은 없다. 조 회장의 지분율이 12.15%로 최 회장 지분 8.83%보다 다소 많지만 유의미한 차이는 아니다. 자녀들은 아직 지분이 없다. 지분 승계 및 경영 승계에 대한 밑그림도 그릴 필요가 있다.
삼진제약 측은 "정기 주총과 그 후 열릴 이사회에서 대표 선임 등을 논의하겠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다"며 "(경영 승계와 관련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를 끝으로 삼진제약 대표직에서 물러나는 이성우 사장은 국내 제약업계 '최장수' 최고경영자(CEO) 타이틀을 거머쥔 인물이다. 그는 대학 졸업 후 1971년 일동제약에 영업사원으로 입사하며 제약업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당시 약사는 약대를 졸업한 뒤 제약사에서 2~3년간 영업사원으로 일하다가 독립해 약국을 여는 게 일반적이었다.
이 사장은 일동제약에 입사한 지 3년만인 1974년 약사로 개업하는 것 대신, 신생 제약사인 삼진제약(1968년 설립)으로 옮겼다. 영업 현장에서 자주 마주쳤던 최 회장이 입사를 제안하며 삼진제약과 인연을 맺게 됐다. 이 사장은 삼진제약에 입사한 뒤 영업 담당 전무와 부사장을 거쳐 지난 2001년 9월 대표에 올랐다. 그리고선 탁월한 영업력과 조직 장악력을 기반으로 삼진제약의 외형 성장을 이끌면서 회사를 중견 제약사 반열에 올려놨다.
2001년 575억원에 불과하던 삼진제약 매출은 2453억원(2017년 기준)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2018년 연간 실적은 아직 발표 전이지만, 작년 3분기까지 200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거뒀다. 무엇보다 삼진제약은 업계 최상위 수준의 수익성을 자랑한다. 국내 주요 제약사들의 영업이익률은 10%에도 못 미치는데, 삼진제약의 작년 3분기 누적 영업이익률은 22%가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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